1995년 FIFA 세계 청소년 선수권이 열립니다. 스페인의 77년생 (따라서 당시 10대) 두 공격수가 화력을 뽐내며 공격을 주도했고, 스페인 꼬마 신동들은 4경기 동안 무려 17골을 넣으며 4강 진출에 성공합니다. 4강에서 소린이 이끌던 아르헨티나에게 패배했지만, 스페인 꼬마들은 장래가 매우 기대되었지요. 두 공격수의 이름은 각각 라울과 에체베리아 였습니다. 특히 에체베리아는 대회에서 7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합니다. 오늘은 에체베리아의 이야기로 출발해 봅니다.
프로필
이름 : Joseba Andoni Etxeberria Lizardi
생년월일 : 1977년 9월 5일
신장/체중 : 178cm / 73kg
포지션 : WG
국적 : 스페인
국가대표 : 53경기 12득점
빌바오 사랑 15년 - 호세바 에체베리아의 훈훈한 이야기
1995년 세계청소년선수권 득점왕에 빛나는 에체베리아는 단번에 큰 주목을 얻게 됩니다. (여담으로, 10년 후, 2005년 청소년선수권 득점왕은 메시가 차지했고, 메시는 정말 잘 커주었지요) 빌바오는 에체베리아를 데려오려고, 무려 330만 유로(약 50억)를 주고 만 17세의 신동을 영입합니다. 18세 미만 스페인 선수로서는 이적료 신기록이었고, 빌바오도 창단 이후, 가장 많은 돈을 주고 데려온 경우였지요 ^^ 비록 메시만큼은 아니지만, 에체베리아는 이후 빌바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충분히 아름답게 활약했다고 생각합니다.
호세바 에체베리아는 빌바오에 온 후로, 단 한 번도 이 곳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15년 동안 한결같은 활약을 펼쳐나가며, 클럽의 상징처럼 활약했지요. 에체베리아는 라울과 함께 유로2000에서 스페인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잘 나갈 때는 여러 강팀들의 오퍼도 받았지만, 그는 빌바오에 올인합니다. 플레이 스타일을 살펴보면,
오른쪽 윙어가 주포지션이지만, 공격적인 포지션이라면 어디라도 소화할 수 있습니다. 낮은 중심의 날카로운 드리블과 정확한 슈팅이 매력이었고, 패스 실력도 뛰어났습니다. 바스크인의 자랑이었고, 빌바오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인기스타 였습니다.
빌바오에 있다보니, 우승 한 번 차지하지 못했지만, 에체베리아는 참으로 빌바오 클럽팀을 사랑했습니다. 2007년 라리가 통산 400시합을 돌파했고, 2010년 은퇴까지 빌바오에서 역대 3위가 되는 514경기를 뛰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빌바오 레전드가 되었지요. 1998년 빌바오가 라리가 2위에 오르는데 크게 공헌하였고, 2003년에는 14골을 넣은 바 있습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도 제법 활약을 펼쳤지만, 그가 뛰던 시대에는 스페인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서 많은 조명은 받지 못했습니다.
에피소드로는, 2009-10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를 발표하는데, 이 때 에체베리아는 받은 사랑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마지막 시즌을 무급으로 뛰겠다고 선언합니다. 마지막 가는 길까지 감동을 안겨주는 훈훈한 축구열정! 후에 선수 조합이 레전드를 배려하며 최저임금은 지급해 주었다고 합니다. 은퇴 시합도 자선 경기로 개최했고, 에체베리아는 2010년을 끝으로 빌바오 15년 축구인생을 정리하지요. 세계 청소년 선수권 시절부터 촉망받던 스페인 청년은 바스크 지방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커리어를 끝냈습니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선택이라 하겠습니다.
아, 다음 달인 2011년 7월에도 세계청소년선수권이 열리는데, 이 대회도 주목해 보면 또 재밌을 수 있습니다 ^^ 오늘 준비된 에체베리아 이야기는 동영상을 덧붙이며 여기에서 마칩니다. 독자님들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