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스페인의 왼쪽 테크니션 베기리스타인 이야기

시북(허지수) 2011. 10. 8. 16:48

 추억의 축구스타열전, 오늘은 스페인의 왼쪽 날개 치키 베기리스타인 편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 FC바르셀로나, 데포르티보에서 활악하였고, 라리가 에서 453시합 100득점을 기록한 스페인의 훌륭한 왼쪽 자원이었다고 평가받는 선수입니다. 베기리스타인은 요한 크루이프 감독이 이끌었던 90년대 FC바르셀로나의 주역 선수 중 한 명으로서, 91~94년까지 4년 연속 리그 우승에 큰 공헌을 하던 황금 멤버의 한 명이었습니다. 당시 측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면서, 공격수 였던 호마리우나 스토이치코프와 호흡을 맞추었지요. 자세한 이야기를 살펴봅시다.

 프로필

 이름 : Aitor 'Txiki' Begiristain Mújica
 생년월일 : 1964년 8월 12일
 신장/체중 : 172cm / 71kg
 포지션 : MF, WG
 국적 : 스페인
 국가대표 : 22시합 6득점


 90년대 황금 바르샤의 멤버, 왼쪽 측면의 명선수 베기리스타인 이야기

 1982-83시즌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라리가 데뷔를 시작한 베기리스타인은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면서, 10대의 나이로 주전자리를 확보합니다. 비슷한 연배인 바케로 (http://suparobo.tistory.com/629) 등과 함께 레알 소시에다드의 한 시대를 쌓아올려 나갔지요. 소시에다드는 1987년 국왕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멤버들이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소시에다드의 핵심선수였던, 베기리스타인과 바케로는 나란히 명문팀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합니다. 이 둘의 영입은 매우 성공적이었고요.

 미드필더 였던 베기리스타인은 왼쪽 윙어로 변신해서 공격적인 역할도 매우 잘 소화했습니다. 바르샤에서 맞이한 첫 시즌인, 1988-89시즌에 12골이나 넣었고, UEFA컵 위너스컵 우승에도 크게 공헌했습니다. 공격 축구 스타일에 완벽히 적응, 이후 오래도록 시원하게 활약하는 베기리스타인 이었습니다. 빠른 발에 독특한 드리블을 구사했고, 정확한 왼발 크로스, 슈팅 능력도 뛰어나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뛰어난 테크니션으로 알려져 있는데 호마리우도 베기리스타인이 공을 잘 다루는 점에 감탄했을 정도였지요.

 FC바르셀로나는 90년대 초 빅스타들을 데려옵니다. 90년 덴마크 영웅 미카엘 라우드롭을, 91년 브라질 공격수 호마리우를 데려오지요.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우승이 필요했습니다. 1961년부터 1990년까지 거의 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우승은 겨우 2번 뿐이 었습니다. 준우승은 무려 13번이나 차지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빛에 가려진 2인자였지요. 1990-91시즌부터 FC바르셀로나는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우승, 연이어 우승, 또 우승, 그리고 우승... 4년 연속 리그 정상에 선 것입니다. 1992년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차지합니다. 엘 드림팀이라 불리던, 90년대 초 호화 바르샤 시절이었지요. 베기리스타인은 이 좋은 시절을 함께 하던 20대 후반의 유능한 윙어 였습니다. 93년에는 27시합 15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치면서 스페인이 자랑하는 11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94년 월드컵이 열리자 스페인에서는, 고이코에체아(7번), 바케로(10번), 과르디올라(9번), 베기리스타인(11번), 살리나스(19번) 등 바르샤의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 23인에 합류하며, 기대를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루이스 엔리케, 이에로 등 화려 멤버들을 자랑하던 스페인이지만, 8강전에서 강호 이탈리아에게 1-2로 패하면서,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던 것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생각해 보자면, 베기리스타인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은, 워낙에 강렬한 포스의 선수들이 당대에 많았기 때문입니다. 호마리우, 스토이치코프 등의 공격라인은 엄청났고, 미카엘 라우드롭은 예술 패서이자, 환상의 플레이메이커로 통했습니다. 어쩌면, 베기리스타인은 묵묵하게 왼쪽 라인을 파고들면서 찬스를 살려주는 느낌의 활력소에 가까웠지요. 그냥 조연이라고 하기에는 표현이 그렇고, 팀을 살려주는 명품조연 정도... 팀의 부주인공이자, 숨은 조력자, 뭐 그런 느낌에 가깝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90년대 중반부터 바르셀로나는 스타군단의 위용이 깨집니다. 라우드롭 등의 많은 스타들이 떠나고, 베기리스타인도 1995년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났지요. 이후 데포르티보에서 알토란 같은 2시즌을 멋지게 활약하고, 현역 마지막은 일본에 건너가 J리그에서 활약한 후에 1999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합니다. 이후에는 오랜기간 바르셀로나의 기술단장으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간혹 바르샤가 선수 영입하면, 같이 유니폼 들고 사진에 찍혀 있던 그 사람이 베기리스타인이었지요 (웃음) 이야기를 마치며 짧은 골장면 덧붙입니다. 테크니션들만 할 수 있다는 그 멋진 볼터치가 인상적입니다. 독자님들께 감사드리며,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