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이 쓴 사업의 마음가짐 이라는 책 이야기 입니다. 이 책이 쓰여진 것은 무려 1973년입니다. 저는 30대의 리뷰어니, 이 책이 쓰여진 것은 제가 태어나기도 전이지요. 국내에서는 2007년 번역되었지만, 여전히 메시지에 힘이 담겨 있습니다. 실제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1968년에 썼던 "길을 열다" 같은 책 역시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으니, 참 대단한 사람임을 새삼 느낍니다. 경영의 신으로 까지 불리던 마쓰시타의 마음가짐을 배워 보려고 합니다. 읽다가 무릎을 치게 만드는 탁월한 부분 몇 개가 있어서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야기 출발합니다.
저자 : 마쓰시타 고노스케 / 역자 : 양원곤 / 출판사 : 청림출판
출간 : 2007년 2월 5일 / 가격 : 12,000원 / 페이지 : 203쪽
굉장히 읽기 편안하게 쓰여져 있고, 분량도 많지 않아서, 빨리 읽는 분이면 하루 이틀이면 충분히 다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이지요. 거창한 100년의 경영 일지 치고는, 매우 핵심적인 내용만 들어가 있고, 경험담을 소소하게 풀어쓰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쓸데 없는 일은 하지 말고, 올바른 길을 그저 묵묵히 가라" 입니다. 존경받는 대경영자로서의 고집도 느껴지고, 무엇보다도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는 측면에서 작으면서도 강렬한 책입니다.
5명의 사원을 책임지면 5명 만큼의 책임을 걱정하고, 1천명의 책임자라면 1천명 만큼 걱정하고, 1만명의 책임자라면 1만명 만큼 걱정해야 한다는 격언은 어떻게 들릴지 궁금합니다. 심지어 경영자가 아무 걱정 없이 태평하게 지내는 것은 곧 회사를 문닫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일본의 기업문화가 상대적으로 정리해고 없이, 버텨나갔던 것도 위와 같은 책임의식이 바탕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민하는 경영자는 제대로 된 경영자라는 것입니다. 고민 없이 살고 싶다면, 경영자를 해서는 안 되겠지요. 고민하는 것이 귀찮은 사람은, 어쩌면 사업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단골을 늘리는 방법은 매우 인상적인 통찰입니다. 지금 있는 단골들에게 잘하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서비스업계에서는 흔히 금언처럼 회자되는 말이 있습니다. 1명의 고객 뒤에는 2-300명이 연결되어 있다 라는 것이지요. 단골 1명의 힘이란 그토록 큽니다만, 좁은 시야에서는 흔히들 그 뒤에선 2-300명을 무시하거나 못본체 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사람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고자 노력하는 가게라면, 단골은 저절로 늘어날 것이라는 조언. 어디에서나 무슨 사업에서나 새겨들을 가치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반성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아침에 계획하고, 낮과 오후에는 실행하고, 저녁이 되어서는 반성하고, 이런 날들이야 말로 가장 이상적인 경영자세라고 마쓰시타는 생각한 것입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이야기는 자기계발의 메시지가 아님에도,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말라고도 읽히는 대목입니다. 왜냐하면, 결국 인생이란 이렇게 죽을 때까지 수행하는 것이라고 마쓰시타는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힘들 때는 격려하고, 길이 열릴 때까지 끝까지 노력하는 자세, 마무리 짓는 자세, 어려울 때 어떻게든 전진하는 마음가짐을 강조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긍정적인 태도와 불경기를 찬스로 생각하고 자신과 가게를 다듬을 기회로 여기라는 말까지 합니다.
시종일관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이야기이고, 매우 기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 기본을 안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마쓰시타는 엄중하게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품질이 뛰어난 명품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명검을 만드는 데서 알 수 있습니다. 쇠가 있습니다. 두드립니다. 또 두드립니다. 셀 수도 없이 두드립니다. 그 후에 나오는 것이 명검입니다. 마쓰시타가 보기에 (당시 73년) 사람들은 두드리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언급합니다. 그럼 약 40년이 흐른, 요즘 사람들은 두드리기를 자주 할까요. 제가 볼 때, 스스로를 매일 돌아보면서 자신을 두드리면서 명검으로 갈고 닦으려는 사람은 좀처럼 보지 못했습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럴 겁니다. 왜냐하면, 두드리기란 본질적으로 괴로운 행위이기 때문이고, 쉽게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쉼없이 두드리기란 그렇게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명검이 귀한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볼 것은, 두드려지지 않은 쇠로 만든 칼이 있다고 칩시다. 무엇을 벨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아무것도 베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단련되지 않은 사람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뼈아픈 지적인 것입니다. 지나친 자아도취에 빠져서, 말만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격려하면서, 실행에 몰두한 사람만이 무엇인가를 벨 수 있다. 라고 말하는 셈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경영자는 싫은 소리, 거북한 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을 줄 알아야 하며, 그 속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이것이 성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고 못박습니다. 달콤한 아부가 국가와 기업과 개인을 망치는 것은 동서고금 변함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대목입니다.
경영 비결 조차 너무나 단순합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 이런 철학을 밑바탕으로 삼고 있습니다. 만약 우산을 못 썼다면, 반성해야 하는 것이고, 다음 번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준비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경영에서) 비가 오면 우산을 안 쓰고, 막 달려 나가는가? 기본적인 것은 챙기지 않은 채, 무엇인가 화려하고 솔깃하고 달콤한 비결을 좇아다니는 것이 아닐까요. 적어도 저는 이 대목에서 무릎을 탁하고 쳤습니다. 바로 이거였습니다.
바둑에서 자신의 집부터 든든히 확보한 후 공략에 나가는 것이 정석인 것 처럼, 경영에서도 기본적인 것부터 든든히 갖춘 후에, 확장을 하든, 더 나은 전략을 찾아보든지 하는 것이 옳다는 것입니다. 일이 실패로 끝난다면 그 원인은 두 개로 압축될 뿐입니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계획하지 못했거나, 계획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준비 부족이거나 나태하고 게을렀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반성하고, 실패에 대해서 지나치게 합리화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진지한 고민 없이는 해답이란 없다. 밤새 고민하다가도 해답을 얻고서 또 나아가는 것. 이 자기반성이야말로 기업의 발전이 달려 있는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일상의 중요성을 언급합니다.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자신을 돌이켜보면서, 좋았던 점을 생각하고, 나빴던 점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는지를 검토하라고 조언합니다. 그 평범한 하루 조차도 버릴 것 없이 귀중한 경험이므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쩌다 보니 200페이지 짜리 짧은 책을 읽고, 이토록 긴 이야기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책을 읽은 평범한 하루를 한 번 되돌아 보니, 정말로 이렇게 나누어서 함께 생각해 볼 대목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저야 늘 하던대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이왕 인생을 사는 것, 근사한 명검이 되는게 어떻겠습니까. 무엇이라도 벨 수 있는 사람이 되세요. 누구라도 아는 이야기들을 길게 썼습니다. 수학계의 전설적 이야기 하나 전하지요. 대강당에서 수학선생님이 비결을 알려줬습니다. 수학 잘하는 비결, 한 문제를 3번씩 스스로 풀어봐라. 정말 쉽지요. 수학 좀 잘하는 아이 조차도, 교만한 마음에 귀차니즘에 아는 문제 왜 또 푸느냐는 자만심에 3번씩 잘 안 풉니다. 어느 날 빼곡하게 3번씩 문제풀이가 적혀있는 교과서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가 전교 1등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학도 이럴진대, 다른 분야는 오죽하겠습니까. 계속 두드리는 사람만이 명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두드리는 사람이 훗날에 달라지는 것입니다. 안주하고 나태해서 벨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오직 실행만이 삶을 움직인다는 것을 또 다시 씁니다. 힘내서 움직이길 기원합니다. / 2012. 01.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