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교회 홍종일 목사님 설교 2012년 10월 14일 주일 예배
아브람이 롯을 구하다 (창세기14:1-24)
우리 성도들은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아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역시 세상사람과 같은 먹어야 사는 ,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밖에 없는 육체를 가진 인간에 불과합니다.
구약에서는 교회를 ‘카할’이라고 합니다. 이건 영어의 ‘콜’하고 같은 말입니다. 부르다. 어디로 불렀지요? 세상 밖으로 , 그래서 세상과 구별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 밖으로는 나가지 못합니다. 과거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약대털옷을 입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회개의 세례를 전했지만 예수님은 변화산상에서 ‘여기가 좋사오니’ 하는 제자들에게 세상으로 내려가야 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구별과 함께하는 삶은 서로 공존할 수 없는 모순된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이 땅에 사는 성도들의 영원한 딜레마이자 도전입니다. 우리는 롯과 아브라함의 상태를 보면서 구별과 공존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우리가 성경을 보면서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는 바람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성경을 읽다가 그런 부분을 발견하면 사실 매우 흥분되고 즐겁습니다. 저는 이것을 성령의 조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빛을 비추듯이 우리가 그냥 넘어가던 부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지요. 성령께서 우리에게 밝히 보여 주시는 것이지요.
무언고 하니 바로 소돔에 정주한 롯에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점입니다. 왜냐면 롯은 양을 치는 유목민입니다. 이 사람에게는 다른 재주가 없습니다. 요즘처럼 이 직업 저 직업 막 바꿀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유목민이 양을 치지 않으면 뭘 해야 할까요? 농사, 장사....
그리고 롯에게는 수많은 양떼와 소, 약대와 같은 가축들이 있었고 이 가축들을 치기 위해서 수많은 목자들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 목자들의 가족들까지 해서 롯 역시 한 부족의 족장의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좁은 곳에서 롯의 목자들과 아브라함의 목자들이 서로 싸웠다고 이야기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아브라함과 결별한 후의 롯에게는 롯만이 이야기에 등장하지 롯의 부족들에 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오늘 본문을 보면 당시 가나안의 국제질서가 나옵니다. 가나안은 단일한 국가가 아니고 여러 도시국가들의 연합이면서 더 북쪽의 강대한 나라를 섬기는 입장입니다. 한 개의 도시를 중심으로 주변의 촌락이 모여서 한 개의 도시국가를 이루고 그 국가들이 연합하여 느슨한 연맹을 이루고 있습니다. 당시 근동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가 엘람이란 나라입니다. 북쪽의 엘람과 남쪽의 애굽 이들은 끊임없이 가나안을 차지하려고 싸웠습니다.
엘람은 당시 북방의 강대국입니다. 가나안의 도시국가들은 바로 이 엘람왕을 섬기는 입장입니다. 매해 조공을 바칩니다. 그런데 가나안 도시국가 연합은 12년간의 조공 후에 대규모 기근 때문에 도저히 조공을 바칠 수 없어서 13년째에는 조공을 바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기들이 먹을 것도 없는데 조공을 바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자 엘람왕 그돌라오멜은 14년째에 드디어 북부 연맹군을 조직하여 남부를 공략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북부군은 남부를 정복하기 전에 중간지대에 있던 많은 호전적인 부족들을 공략하게 됩니다.
이처럼 메소보다미아의 군대는 홍해까지 쳐내려와서 쑥대밭을 만들었습니다.
북방의 공격에 대비해서 남방의 5개국은 군대를 동원해서 진용을 갖추고 싸웠지만 역부족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거대한 국가에 맞서서 싸우기에는 가나안의 힘은 너무 약합니다. 소돔이니 고모라니 하는 도시국가들의 힘은 너무 미약합니다. 그러니 이미 거대한 왕국체제를 갖추고 동맹국들까지 데리고 쳐들어온 엘람왕에게 상대가 될 수가 없습니다.
9절에는 ‘교전하였더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원문에는 ‘그 다섯과 함께 네 왕들’이란 말만 있습니다. 즉 북부의 네 왕과 남부의 다섯 왕이 서로 싸웠다는 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남방군이 싸움다운 싸움도 제대로 못해보고 패주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싸움다운 싸움이 없었기 때문에 성경에서는 싸웠다는 말이 없는 겁니다. 일방적으로 약탈을 당하고 도망가는 거지요.
뭐 전쟁의 양상은 별로 중요하지는 않지만 아마 남부군은 북부군이 남부의 지리를 잘모른다고 생각해서 도망가듯이 북부군을 유인해서 함정에 빠뜨리려는 작전을 펼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청골짜기를 지리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남부군의 작전은 오히려 자기네의 올무가 되어 남부군의 군사들이 역청 구덩이에 빠지는 불상사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애초에 소돔과 고모라는 주축으로한 남부군이 북부군과는 군사적으로 상대가 안된다는 점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남부군이 패해서 역청구덩이에 빠져죽거나 산으로 도주한 후에 북부군은 소돔과 고모라를 비롯한 남부 도시들을 약탈하고는 모든 재물과 양식, 사람들을 붙잡아서 북쪽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당시 소돔에 정착해 있던 아브라함의 조카 롯도 이 와중에 잡혀서 모든 재물과 함께 북쪽으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롯의 불행은 롯에게 더 큰 불행을 방지하기 위하여 죄악의 도성을 떠나라는 의미도 있었던 것입니다. 만일 침략군들이 포로로 잡아 가지 않고 롯을 죽여 버렸다면 어쩔겁니까?
물론 롯은 영적으로 어두웠기 때문에 당연히 이러한 하나님의 경고를 알 턱이 없습니다. 다만 ‘지독하게도 운이 없다’ 이렇게 생각했겠지요.
그런데 그 중에 한 사람이 도망을 쳐와서는 당시 헤브론에 있었던 아브라함에게 조카 롯이 잡혀갔다는 비보를 전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동맹군인 아모리족의 족장인 에스골, 아넬, 마므레와 함께 조카 롯을 구하러 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단지 조카만을 구하러 간 것은 아닙니다. 아브라함의 동맹인 아모리족은 당연히 북부군이 가져가던 재물을 빼앗고자 하는 의도가 더 강했을 것입니다. 옛날 전쟁은 물건과 사람을 약탈하는 재미로 하는 것입니다. 요즘말로 하면 일종의 사업입니다. 유목민들은 평소에는 가축을 기르다가 기회가 오면 바로 강도들로 돌변합니다. 더구나 유목민들이 가지고 있는 말이나 약대를 이용한 기병들을 농민들이 감당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당시 롯은 그돌라오멜의 동맹군에게 육체적인 포로로서 끌려가고 있었지만 그 이전에 이미 그는 소돔의 죄악된 문화에 사로잡힌 영적인 포로상태였으며 이제 그가 육체적으로 포로가 되어 끌려가고 있는 것은 그러한 영적인 상태의 결과일 뿐인 것입니다. 그래도 하나님이 그에게 기회를 주시기 위하여 그를 죽인 것이 아니라 단지 포로가 되게 하신 것이지요.
사실 14절의 ‘사로잡혔음을’ 에서 사로잡혔다는 단어는 전쟁 중에 포로로 잡혔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영적전쟁에서의 대적을 사로잡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롯은 이미 소돔성이 주는 환락과 쾌락이라는 음탕한 문화, 사탄의 문화의 포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가 전쟁터에서 포로가 되기 이전부터 그는 더 이상 자유민이 아니라 죄악된 문화의 포로였던 것입니다.
아르라함은 집에서 길리고 연습한 자들을 데리고 즉시 롯을 구출하기위해 출발합니다.
‘집에서 길리고 연습한 자’ 란 말은 전쟁에서 포로로 잡거나 돈으로 산 노예가 아니고 아브라함의 집에서 태어나 자란 종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브라함의 집에서 거주하면서 여호와 신앙을 가졌고 영적인 감화를 받았으므로 아브라함과 더불어 생사고락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연습한’ 이란 말은 ‘군사훈련을 받은 자’란 말이지만 여기에는 ‘절대 확실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란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또한 ‘연습하다’란 말에는 ‘훈계하다’란 뜻도 있는 것으로 보아 본문에서는 아브라함이 신앙으로 훈계하여 경건을 가르친 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당시 가나안에 관영한 음란한 문화와는 전혀 별개의 경건한 교훈을 받고 자라난 사람들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구별된 자, 성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무려 318명이랍니다.
굉장하지요?
그렇다면 아브라함은 일개 가장이 아니라 부족장이라 할 만 합니다.
300여명의 전사를 거느린 강력한 부족장
그럼 아브라함의 집에는 그외에도 더 많은 식솔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모든 군대를 몽땅 끌고 간다면 남아있는 가족들과 재물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일부는 제외하고 전쟁에 동원한 군대만 318명이란 말입니다.
여기서 ‘가신을’ 이란 말을 한번 살펴 봅시다.
이 말은 종이란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은 군사일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종으로서 양을 치거나 아브라함을 섬기는 일에 종사하던 사람들입니다. 사실은 롯에게도 이러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나누어 밤을 타서 공격하는’ 아브라함을 보십시오
나누어서 공격하고 , 밤에 기습하는 것은 상당한 군사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말은 아브라함의 가신집단이 단순한 목자집단이 아니라 유사시를 위한 군사훈련을 평소에도 하고 있었던 준군사조직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은 더 이상 부유한 유목민 가장이 아니라 히브리부족의 족장이라는 말입니다.
사실 고대에 힘이 없이 남의 땅에 거주한다면 목숨을 잃고 재산도 빼앗기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마므레 수풀 상수리 나무 아래를 자기의 터전으로 삼으면서도 해를 받지 않았고 이방신의 대지에서 여호와를 공개적으로 섬길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그는 확실하게 하나의 부족으로 인정받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왜 블레셋의 왕 아비멜렉과 조약을 맺는 장면도 나오잖아요.
아브라함은 자기가 살고 있던 헤브론부터 약 280km나 멀리 떨어져 있던 호바까지 가서 공격합니다.
아브라함은 계속해서 적을 추격하면서 게릴라전으로 적을 괴롭혔고 마침내 호바에서 적을 공격한 것입니다.
마침내 아브라함은 부녀와 사람들과 롯도 도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엘람을 쳐서 물리쳤다는 말은 아니고 롯을 끌고 가던 부대를 격파하고 롯과 일행을 구출했다는 말입니다.
어쨌든 아브라함과 동맹부족들은 가나안의 도시국가 연합이 하지 못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합니다.
이에 소돔왕은 왕의 계곡에서 아브라함을 맞이 하게 됩니다.
살렘 왕 멜기세덱은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와서 아브라함을 축복합니다
21절의 ‘내게 보내고... 네가 취하라’
소돔왕은 패배자의 신세이며 전쟁에 이긴 자가 사람과 재물을 마음대로 취할 수 있는 권리가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관습임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에게 겸손할 줄 모르고 재물은 가져가되 포로들은 돌려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왕이 백성이 없어지면 안되니까 아마 그런 요구를 한 것 같은데 사실은 재물과 백성 모두 이긴 자의 소유가 되는 것이 당시의 관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소돔왕의 제의를 거절하고 재물도 가져가지 않고 돌려주었는데 그것은 ‘이방의 왕으로 부유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기가 싫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나님 때문에 복을 받았다고 일컬어 지고 싶었다는 말입니다.
그때 아브라함과 함께한 동맹부족들은 자기들의 몫을 가져갔지만 아브라함은 자기의 몫이 될 수 있는 재물과 사람들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소돔왕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런 식으로 부자가 되지 않아도 하나님이 그에게 복을 주셔서 충분히 부유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더 부자가 될 자신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롯의 인본주의와 아브라함의 신본주의간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줍니다. 육신의 안목과 쾌락만을 좇아간 롯은 지금 열왕들과 전후처리를 위한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포로의 신세로 묶여 있습니다. 이게 인본주의의 결과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을 위해서는 전리품을 받을 권리를 포기했지만 자신의 부하들을 위해서는 권리를 당당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실로 자기의 권리를 타인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하는 사랑과 긍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 때문에 그는 점점 더 큰 부자, 거물이 되어 갑니다. 이게 신본주의의 결과입니다.
저는 이 기사에서 몇가지 사실을 떠올립니다.
무언고 하니 아브라함과 롯이 서로 헤어졌을 때 분명히 롯에게도 목자들과 종들이 있었다는 사실 입니다.
아브라함이 적어도 318명의 군대를 동원할 정도라면 롯 역시 일, 이백정도의 군사를 동원할 족장의 자리에 있었다고 하는 사실 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와 같이 롯은 비참한 포로의 모습으로 나올뿐만 아니라 후에 소돔성을 탈출할 때에도 자기의 직계가족에 관해서만 나옵니다.
과연 그를 따르던 사람들, 가신들, 그의 종들은 어디에 간 것일까요?
롯이 이끌던 또 다른 히브리 족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입니까?
여기서 저는 지도자의 중요함을 느낍니다.
창세기 12:4에 보면 처음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좇아 갔고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란 말이 나옵니다.
이렇게 나온 히브리족들은 두 족장 아브라함과 롯이 서로 합력하여 하란에서부터 나와서 애굽에까지 같이 내려갔다가 가나안으로 도로 나온 후에 아브라함과 롯의 가축들이 너무 많아서 서로 알력이 생기게 됩니다
13:5 이하에 보면 ‘아브람의 일행 롯도 양과 소와 장막이 있으므로’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6절에는 ‘그 땅이 그들의 동거함을 용납지 못하였으니 곧 그들의 소유가 많아서 동거할 수 없었음이라’
이어서 7절에는 ‘아브람의 가축의 목자와 롯의 가축의 목자가 서로 다투고’라는 말이 나옵니다
서로 세력이 비슷하거나 어느 정도 상대가 되어야 서로 싸우고 다투는 것이지 너무 일방적으로 세력이 기울면 싸울 수가 없는 것인데 여기서 서로 다툰 것을 보면 롯의 세력이 상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풍요와 문명, 쾌락을 좇아 갔던 롯은 애초에는 소돔성 앞의 물많고 푸른 초원으로 자기의 족속들을 이끌고 갔지만 점점 세상이 주는 쾌락을 사모하여 그만 소돔 성내로 들어가서 정착해 버린 것입니다. 분명히 처음 롯은 아브라함과 양떼에게 꼴을 먹이는 문제로 다투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더 좋은 꼴을 먹일 넓고 비옥한 땅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그때의 정신은 간데없고 난데없이 롯은 소돔에 거하는 주민이 되어 있습니다.
본문의 14:12절에 나오는 ‘소돔에 거하는’ 이란 말에서 이미 롯은 소돔에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롯은 소돔에 자리잡으면서 자기의 생활방식도 바꾸어 버린 듯 합니다.
유목에서 다른 것으로...
롯의 소돔성 탈출 기사를 보면 롯은 소돔성내에서 판사의 직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롯은 유목민의 우두머리로서의 자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세상 문명에 동화되어 소돔이란 죄악된 도성에 완전히 정착해 버리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롯을 따르던 사람들은 다 없어졌거나 소돔성내에 정착하게 되어 히브리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자기들이 보아도 도시문명이 주는 쾌락과 풍요로움은 유목민과는 비교할 것이 못됩니다. 그러니까 너도 나도 유목을 포기하고 소돔성내에서 그들의 문화에 젖어 살게 된 것입니다.
성경학자들에 의하면 롯의 아내 역시 롯이 소돔성에서 결혼한 여인으로 히브리인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경고를 우습게 여기고 뒤를 돌아 보았을 것입니다. 여하튼 아브라함의 일족이 아닌 또 하나의 히브리족은 이제 없어졌습니다.
역사에 보면 이런 일들은 종종 있어왔습니다.
한때 송나라를 점령하고 호령하던 거란족들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것은 실로 세계사의 미스터리입니다
뿐입니까?
중국을 두번이나 점령하고 금과 청을 세웠던 여진(만주)족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는 그들이 모두 한족에게 동화되어서 스스로 거란족이나 여진족이기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즉 한족과 서로 통혼하고 한족의 말을 쓰고 한족의 풍습을 좇고 하다가 자기네 고유한 민족의 정체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당시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신교의 미신에 빠져서 음란히 우상을 섬기고 있을 때 하나님 여호와만을 섬기기 위해 그의 명령으로 하란을 떠났던 구별된 히브리인들은 이제 그 중요한 일파인 롯의 일족이 모두 없어져 버리는 일대 위기를 맞게 되었던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가 세상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인본주의적으로 세상이 주는 물질적 풍요와 쾌락에만 탐닉해서 성도로서의 구별을 스스로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분명 아브라함보다 훨씬 좋은 조건의 땅으로 간 롯은, 아브라함이 롯이 거주하던 소돔의 왕이 패한 북방군대를 격파하고 잃었던 재물과 포로들을 모두 되찾고 왕들의 영접을 받으며 당당히 개선할 때 비참한 포로의 신세로 전락하게 되어서 인본주의와 신본주의간의 결말에 관한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왕들과 함께 서서 전쟁 후의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롯은 비참한 포로민의 신세, 그냥 소돔사람 중의 한명으로 신분의 차이가 하늘과 땅차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브라함은 소돔의 왕에게 전리품의 분배에 관해서 명령하는 입장에 서 있습니다
반면 한때 아브라함과 필적할만했던 롯은 존재도 없이 포로들 사이에 섞여서 굴비엮듯이 엮여서 서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롯에게는 경고였습니다. 죄악의 성읍에서 떠나라 , 그래서 다시금 히브리인의 하나님을 섬기는 구별된 자로 돌아가라!
롯이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소돔을 떠나지 않자
하나님은 결국 소돔성을 멸하시고 소돔성의 모든 부와 재물이 사라지자 롯은 겨우 두 딸과 동굴 속에서 연명하는 부끄러운 신세로 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를 한번 돌아 봅시다
우리네 성도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성도로서의 구별, 세상과의 거룩한 구별을 우리 스스로 폐하고 세상에 동화되어 세상사람들과 같이 재물과 쾌락이라는 우상을 섬기며 하나님의 길을 벗어 난다면 우리의 신세는 왕 같은 제사장에서 마귀에게 사로잡힌 포로의 신세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원대한 뜻을 품고 그 뜻을 실현하기위해 나섰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의 꿈이 쉬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나는 자포자기하며, 스스로를 구별했던 하나님의 법률에서 벗어나 세상의 풍습을 좇아 음란과 쾌락이라는 인본주의적인 세속의 포로가 되어 스스로를 왕 같은 제사장에서 사탄의 포로라는 신세로 전락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세상과 구별될 때에 힘을 내는 성도는 세상과 동화되어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하심을 벗어나게되면 세상에 대해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나를 지지해주던 사람들도 떠나고 결국에는 혼자서 멸망의 길을 걸어가는 신세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본인은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중간에 하나님의 경고와 징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육체적 악습에 물들어 사탄의 포로가 되어 멸망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 간다면 그 길의 결국은 정해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길을 택해야 될지를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단지 우리의 육체가 너무나 약하여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악습에 물들어서 나를 세상과 격리하여 거룩한 법으로 구별하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우리는 지금 과연 세상의 포로가 아니라 세상 속에 살지만 하나님의 구별된 무리로서 세상을 심판하며 세상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만일 그렇지 않고 세상의 문화에 포로가 되어서 세상 속에서 아무러한 빛도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는 맛잃은 소금이 된다면 그래서 세상사람들에게 짓밟히는 길거리에 뿌리어진 돌맹이의 신세라면 어서 속히 우리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성도의 힘은 구별에서 나옵니다. 성도의 힘은 악에 물들지 않음에서 나오고 성도의 힘은 그럼에도 자기가 잘못한 것을 자복하고 회개함에서 나오며 성도의 힘은 하나님과의 동행에서 나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과 결코 벗할 수 없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탁해서 한사람의 탁함이 더해져도 아무런 표가 나지 않지만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홀로 빛이 되어 돌아다니면 당연히 표시가 나고 주변의 어둠이 물러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포로에서 벗어나서 하나님의 군사로 세상을 향하여 운명을 논하는 자리에 당당히 서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영암교회 홍종일 목사님 설교 2012년 10월 14일 주일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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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영암교회는 가정교회 운동, 가난한 이웃을 섬기는 운동, 쉼을 소중히 하는 운동 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 기장군 정관면 백운공원 옆 / 함께 하고 싶으신 분은 strongbell@한메일 / stronghjs@네이버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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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올린이의 이야기 (시북의 이야기)
열녀전에 보면, 도답자 라는 사람의 이야기기 나옵니다. 뭐하는 사람이고 하니, 오늘날 우리네 처럼 돈을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돈을 벌고, 또 벌고, 계속해서 법니다. 모으고, 또 모읍니다. 3년만에 재산이 세 배로 늘었다고 합니다. 것참 재테크 잘하는 군요. 5년이 되자, 아예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메이징.
도답자의 엄청난(!) 아내는 이것이 걱정이었습니다. 나라가 가난한데, 집이 부유하게 되자, 재앙이 될까 염려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현명한 아내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화를 피해서 집을 떠납니다. 결국, 도답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도둑질을 했다는 죄로 1년도 채 못되어서 죽음을 면치 못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돈과 욕심을 추구해서 자기만을 배불리는 개, 돼지가 되지 말고, 밥을 조금 굶을지언정 한 마리의 검은 표범(玄豹)처럼 되어서, 빛나는 인간으로 살아라는 교훈으로도 유명합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우리 모두가 자본의 노예로, 돈신의 노예로 묶여지고, 길들여지기 시작했던 것이.
돈을 많이 벌어서, 더 큰 집을 가지고, 더 좋은 차를 가지고, 더 신형의 휴대폰을 가지기 위해서, 발버둥 치기 시작했던 것이 언제부터였을까요. 그리고, 돈을 모아서, 더 으리으리한 교회를 짓고, 쉼없이 리모델링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 언제부터였을까요.
오늘날은 이미지와 감각의 시대일 것입니다. 거의 모두가 세련된 것을 좋아하며, 글보다는 이미지에 열광합니다. 근사하고 감각적인 이미지에 인간의 눈과 귀는 빨려들어갑니다. 예전에는 권력이 돈을 가져다 주었다면, 이제는 돈이 권력, 그 자체가 됩니다. 예컨대 돈이 많으면, 자신의 얼굴까지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좀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돈으로 "도핑"해서 건강하고 매력적인 여신이 되는 것이, 혹은 그 여신을 사는 것이 오늘날 우리 모두의 욕망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중요한 힘이 필요합니다.
한병철 교수님의 책 "피로사회"에서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에게는 쓸 수 있는 두 가지 힘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긍정의 힘, 바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힘 입니다. 음 쓰기만 해도 힘이 나는 것 같은 좋은 말이지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부정적 힘으로서, 무엇인가를 NO라고 거부하는 힘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았을 때, 만일 긍정적인 힘만 있다면, 우리는 모든 자극과 충동에 대해서 무기력하게 휩쓸려 다니는 이른바 "감각의 노예"상태가 되고 맙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자아를 잃어버리는 것이며,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셈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정의 힘입니다. 아브라함 처럼 "NO, 그것은 나에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에게는 하나님이 계시므로 충분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자신감입니다. 나는 필요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복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선언할 수 있는 담대함입니다. 세상의 가치 앞에서, NO 라고 말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인 것입니다.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를 장문으로 썼네요. 이만 줄여야 겠네요. 누군가는 열렬히 환호하는 것에만 익숙하고, 누군가는 "이것은 아니다" 라고 말하면서 멈춰서고 돌이킬 것입니다. 환호와 열광이 넘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침묵과 휴식은 인간에게 너무나 소중한 가치입니다.
현대 사회는 우리를 강제적인 요소가 아니라, 매력적인 유혹으로 조종합니다. 쉽게 말하면, 휴일에 강제로 나오라는 식의 이야기는 더 이상 통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휴일에 나오면 후한 인센티브가 걸려 있다고 유혹하면, 인간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열심히 투표하고 참여해서 세상을 움직이자고 이야기하면 좀처럼 꿈쩍이지 않지만, 멋진 아이돌, 근사한 피서지, 즐거운 쇼핑 앞에서는 밤이 늦도록 컴퓨터와 스마트폰 앞에서 분주합니다. 즉 우리의 욕망들이 이 사회를 병들어 가게 한다는 뜻이지요. 자, 이제,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NO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그리고 계속해서 늘어가기 시작할 때, 그 빛이 결국 세상을 바꿀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2012. 10.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