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분야의 고전 명작, 프랭크 베트거가 지은 실패에서 성공으로 책을 리뷰할까 합니다. 저는 서비스 업계에서 상당히 일을 했지만, 직접적인 영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오랜 친구 한 명이, 세일즈 분야에서 좋은 책을 권해달라고 하기에, 저는 미국 아마존을 서핑하던 중 고전적인 책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지요. 1947년에 출간된 이 책 입니다. 처음에 호기심으로 살짝 읽어내려가다가, 이걸 응용한다면 굉장하겠다 싶은 놀라운 부분이 많아서, 내친김에 완독하고,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판매를 잘하는 법이, 과연 인생을 즐겁게 누리면서 사는 것과 연관이 있을까 싶은데, 그렇다면 우선 서론부에는 간단히 블로그를 재밌게 꾸미는 법을 설명해봅니다. 1947년에 블로그가 있었냐고요? 당연히 없었지요. 말하자면, 이것은 영업의 전제조건을 단어만 바꿔서 써본 셈입니다. 네 가지 단계입니다. 1. 무엇인가 글을 쓰기 전에는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다. 2. 아무도 방문하지 않으면 어떤 피드백도 없으며, 동기부여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3. 동기가 떨어지면 방치가 시작되고, 황량한 공간이 되어 잊혀진다. 4. 무의미해지고 잊혀진 블로그는 사라지고 만다. / 결론적으로, 영업에서는 방문이 가장 중요하고, 블로그에서는 글쓰기가 제일 중요합니다. 작은 것에 모든 것이 있듯이 핵심이 뭔지 고찰해 보는 셈입니다.
저자 : 프랭크 베트거 / 최염순 역 / 출판사 : 씨앗을뿌리는사람
출간 : 2005년 04월 15일 / 가격 : 12,000원 / 페이지 : 304쪽
말이야 쉽지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말이지요. 저자의 답은 너무나 간단하고 핵심적이라 당황스러울 정도입니다. 첫째, 계속 연습하라 입니다. 사람들을 만나기가 겁난다면, 그럴 때 일수록 사람들과 만나고 연설도 해보고 그런 기회들을 적극적으로 만들라고 강조합니다. 둘째, 정확히 기록하라 입니다. 실현가능한 계획을 세우는데 더 정성을 쏟고, 한 번 정한 계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우지 말고, 자신이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하되, 매일 점검하면서 체크해 나가라고 강조합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영업을 위해 평일은 5~10회 방문하기, (블로그의 예를 들면) 평일은 매일 1회 이상 글쓰기 입니다. 이 작은 원칙에서 출발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클래식한 원칙이지만, 여하튼 이 책은 마치 영업의 정석처럼 기본을 강조합니다.
책 중에 소개된 더글라스 말로호의 시를 잠깐 언급합니다. 어쩐지 요즘 시 소개가 많은 듯 한데 여하튼 핵심대목은 이렇습니다. "문제가 있다 / 나는 중요해 보이지만 / 실제로는 하찮고 대단치 않은 일을 하고 있다 / 이것에도 손대고 저것에도 손을 대지만 / 아무것도 끝내는 것이 없다 / 나는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살고 있다 / 그러나 이뤄 놓은 것은 거의 없다" 마치 저의 이야기를 보는 듯한, 정말 굉장한 시의 한 대목입니다. 묻고 있는 셈입니다. 열심히 산다면서 중요한 일을 안 하고, 시간을 거의 낭비하듯이 달려든다면, 무엇을 이룰 수 있는가 하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부터 제대로 하라. 자신을 잘 다스리고 이것을 해낸다면 놀랄 만한 일을 많이 할 것이다 라고 너그럽게 격려하고 있습니다.
좀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지요. 위대한 배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햄릿 배우이자, 무대의 천재로 통하는 배리모어씨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진실은요, 5개월동안 매일 9시간씩, 읽고, 또 읽고, 연구하고, 암기하고... 그래도 안 되서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었소. 연기를 시작한게 실수였다고 생각했소. 이제는 사람들이 나를 천재라고 부르고 있소. 우습지요?" 이 짧은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스스로의 모습이 참 부끄러워서 얼굴까지 붉어졌습니다. 작가 루쉰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가 무엇을 시작하고, 무엇인가를 사랑할 때는, 독사처럼 달려들어서 칭칭 감아들어가야 합니다. 꽉 붙들고 치열하게 집중하면서, 일에 몰두할 수 있어야만, 한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자기 환상에 빠져서 만족하고 있다면 완벽성을 개발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단련하고, 단련하고, 또 단련해야 합니다. 가히, 명인의 길 이라고 이름붙여도 될 듯 합니다.
야구에서 최고의 타자가 되는 방법까지 소개됩니다. 매일 아침 운동장에 나와서 300개씩 공을 친다는 것입니다. 비법치고 너무 간단해서 당황스럽지만, 그 뒤의 현실은 더욱 잔혹합니다.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것을 지키며, 매일 연습해서 메이저 무대에 선다는 것이지요. 즉, 심하게 말해 우리가 실패에 머물러 있는 것은, 열정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기 까지 합니다. 저는 이쯤에서 궁금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열정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단 말인가요?
맨 마지막 장을 읽어보면서 답을 어렴풋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 나오는 모든 것을 해야지. 최선을 다할거야" 라고 우리는 말할 수 있습니다. 듣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달콤한 말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당신은 실패할 것이다. 아니, 친절한 베트거씨 또 왜요?
"한 번에 하나씩 골라서, 매주마다 엄격하게 지키고, 순서에 따라 하라" 라고 벤자민 프랭클린의 충고를 빌려와서 저자는 답합니다. 이렇게 느리고 속터지는 방법이야말로, "엄격하게 지켜나갔을 때", 1년에 진보하는 것보다 더 많은 걸음을 1주 동안 걸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하나씩 집중해서 확실하게 해나가는 것, 이것을 치열하게 할 때, 새로운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에이, 만약 그렇게 해도 변화가 없을 때는요? 베트거씨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다시 이를 반복하라"
저는 결코 자기계발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업(세일즈)을 잘하는 길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 길이 화술이나, 판매기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정직함과 자신감, 그리고 엄격한 태도로 자신이 정한 길을 얼마나 잘 지키는가에 있다는 사실이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팁으로, 듣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라고 조언합니다. 즉 가급적 침묵하고 듣고, 간략하게 핵심만 말하며, 질문을 던져보라고 조언합니다. "왜?", "그 밖에 또?" 라고 질문함으로서, 상대방의 속 깊은 진심까지도 이해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이걸 하려고 하는거지?", "그 밖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어쩌면 작은 질문이지만, 발견의 기쁨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명확하게 모르는 경우에도, 알고 있다고 착각할 때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쓰다보니, 또 장문이 되어서 당황스러운데 (가급적 책의 핵심만 말하려고 했는데 ㅠ_ㅠ) 어쨌든 영업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차분하게 정독한다면 좋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 기간 사랑 받는 책들 중에는 내용이 이상하거나 조잡한 책이 적은 편이니까요. 혹시 또 용기 있게 사는 방법을 알려줄지도 모르니까요. 저는 책을 덮으며 당장 정돈할 시간부터 반드시 가져야 겠다고 꾹꾹 메모해 놓았습니다. 혹시 압니까, 이 테마를 일주일간 노력한다면, 정말 일년의 시간만큼 성숙할지도 모를테니까요. 아 너무 베트거씨 신봉자가 되는 걸까요. 하하. 급히 쓴 리뷰는 여기에서 이만 마칩니다. / 2013. 04.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