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교수님의 팬입니다. 방송 때도 몇 차례 즐겁게 시청했고, 게다가 책 몇 권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글을 쉽게 쓰시기 때문입니다. 에디톨로지 라는 책 재밌는 대목이 무척 많은 좋은 책입니다. 자 흥미로운 대목 질러보겠습니다. "인간은 절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없다. 창조는 신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인간은 그저 신의 흉내만 낼 따름이다. 그래서 크리에이티브 창조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창의성이라 해야 옳다. (중략)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생각이라는 우리의 인지 과정 자체가 그렇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것, 상상도 못하는 것은 절대 생각해낼 수 없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들, 들은 적 있었던 것들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닌가?"
즉, 생각이라는 것은, 한 번 본 것을 다시 떠올린다. 이걸 의미 한다는 점입니다. 정말 알기 쉽고 친절하면서도, 콕 찍어서 핵심을 이야기 해주니 시원합니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네요. 영어를 아주 잘하는 비결이 있는데요. 어느 학생의 비결인데 평소 영어로 된 소설을 즐겨 읽는다고 합니다. 이런 고급취미(?)를 구사하면 영어도 문제 없어집니다. 수학을 잘하려면요? 이건 실제로 본 적이 있어서 더 쉽게 말씀드립니다. 같은 문제 끈기 있게 3번 풀어보면 됩니다. 제대로 이해가 될 때까지 노력한 사람, 이렇게 꾸준히 교과서나 필기노트를 채워가는 학생은 보통 수학성적 1등 찍기 마련입니다 :) 자 이야기 계속해 나갑니다.
저자 : 김정운 / 출판사 : 21세기북스
출간 : 2014년 10월 24일 / 가격 : 18,000원 / 페이지 : 388쪽
우리 삶이 힘든 이유는 똑같은 일이 매번 반복되기 때문이다 (p.35) 이것 정말 멋진 말입니다! 창조적이고 싶다면 이 지긋지긋한 삶을 낯설게 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저는 낯설게 만들기 위한 자극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요즘 제게 있어서 자극이라고 한다면, 크게 세 가지가 정도가 있습니다. 간단하지만 제게는 소중한 것들입니다. 첫째 영화보기, 둘째 책읽기, 셋째 글쓰기 입니다. 그 중에서 영화보기에 성공하면 일단 하루는 멋지게 보낸 것입니다. 책 읽기에 소홀하지 않았다면 그 날은 뿌듯한 보람을 줍니다. 글쓰기는 기회가 왔을 때, 일단 어떻게든 해내려고 파닥파닥 거리며 발버둥 칩니다. 잠시 검색해보니 1분이라도 글을 쓰려고 노력하면, 발동이 붙어서 마무리까지 해낼 수 있다고 하니까 말이에요. 오늘은 불타는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새벽 3시까지 글 3개를 연이어서 쓰는 강행군을 달리고 있습니다. 고마워 커피야!
김정운 선생님은 이제 지식이 편집에서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책 제목이 연상되기도 하네요. 예컨대 황우석 논문의 문제를 파헤친 곳이 대학이 아니라, 인터넷의 취미 공간이라는 말은 매우 예리한 분석이십니다. 지식권력이 대학에 있지 않다는 사실 (p.47) 앞으로는 어떻게 편집하고, 어떤 동호회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저로써는 매우 신중하게 읽어내려갔던 대목이었습니다.
13년간 고생하며 독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던 노력이, (조금은 놀랍게도, 조금은 무섭게도) 인터넷 공간에 수두룩 하다는 이야기는, 동호회 운영을 매우 겸손하게 만듭니다. 그만큼 전문가가 많기 때문에, 타인을 더 잘 대우하도록 노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좋은 사람에게 의지해 가면서, 간단하지만 편안한 동호회 시스템으로 모임이 꾸려지길 소망합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무사히 인연들과 함께 오래갈 수 있기를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 바라는 대로 이루어져라! 하하.
아, 그리고, 천재의 생각은 날아갔다, 다시 돌아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천재를 직접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뭐라 설명드릴 말은 없습니다만, 이제 컴퓨터의 마우스를 이용해서 우리의 생각들도 건너뛰어 다닐 수 있어서 천재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는 대목은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컨대 저는 요즘 읽을 책을 고를 때, 한국, 일본, 미국 인터넷 서점들을 동시에 켜놓고, 베스트셀러인지 확인할 때도 더러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는 책만 읽으려는 편식이 좀 나쁘기는 한데, 하루에 열심히 읽어봐야 30페이지~100페이지 나가는 저로써는 이런 시도라도 할 수 있어서 대단히 시간절약과 선택절약에 도움이 됩니다. 구글에 원서 제목을 넣으면 어지간하면 외국사람들의 아마존 평점이 비평 있게 나올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리뷰어들 덕분에, 삶이 한결 편리해졌다고 종종 생각합니다.
자 이제 제가 지인들에게도 자주 인용했던 대목. 색도 좀 넣어 보고~ "인간 의식은 사용하는 도구로 매개된다. 하루에 세 번 숟가락으로 뜨고 젓가락으로 집는 사람과 포크로 찌르고 나이프로 자르는 사람의 의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서양인이 동양인에 비해 훨씬 공격적인 이유다." 레온티예프의 활동 이론입니다. 그러고보면, 의식이 경험에 의해서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저는 실제로 느껴본 적이 최근에 있었습니다. 씁쓸한 개인적 경험담입니다.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매우 아프셔서 지난 수년간 폐쇄병동 신세를 진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계속해서 병원에서 퇴원하고 싶어하셨고, 병원을 매우 꺼려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껏 자리가 마련되었던 낮병원 활동 프로젝트에 지원했을 때에는, 낮병원의 자유로운 스타일에 어머니께서 적응하지 못하였고, 곧바로 낮병원에서 실종되어버리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어머니는 병원 인근에서 곧바로 발견되었습니다) 즉, 지난 수 년간의 누적된 행동들로 인해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행동하는 양식이 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폐쇄병동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거기서 함께 노래도 부르며 활동을 즐겁게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앞으로도 변함없이, 마우스로 좀 더 자주,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계층적 구조가 아니라, 이제 네트워크적 구조임을 이해하면서, 다양한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다시 말해, 이제 수직이 아니라 바야흐로 수평의 시대일테니까요. 그 사람의 나이나 경험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이 중요하다고 저는 지금도 생각합니다. 그렇게 즐겁게 인터넷 활동을 계속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사람들이 계속 모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터넷 상에서의 감정 전염은 의외로 빠르고 치명적이다 (p.103)" 파괴적 감성을 심고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에는 내가 용기 있게, 미움 받더라도 확실하게 대처하며 걸어갈 수 있기를. 즐거운 책이므로, 심리학을 좋아하시는 분께는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장문의 리뷰 이만 줄입니다. 슈퍼로봇대전 소모임이 계속해서 무사하기를! / 2016. 05. 21.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