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기타

세바시 14회 - 태도의 힘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

시북(허지수) 2016. 7. 20. 02:25

 

 세바시 2011년도 강의의 내용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15분의 이야기들, 그 매력 속으로 빠져봅니다.

 ※ 14회 원본 강의 주소를 함께 첨부합니다. 아래 본문은 제 느낀 바대로 편집 및 요약되어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rxOz8PV_d50

 

 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만나본 기자일 껍니다. 2011년 올해로 기자생활 27년을 했습니다.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났는데, 그러다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어, 저 사람은 참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왜 저렇게 잘 될까? 또 반대로 저 사람은 뭘 저렇게 노력하는데도 안 풀릴까? 가령 어떤 사람은 20년, 30년 노력하면서 살아왔지만 말 한 번 잘못해서 한 방에 훅 가는 경우도 참 많이 봤습니다. 저는 그래서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섯가지 S를 이야기 하겠습니다.

 

 첫 번째 S는 쏘리 입니다. 미안하다고 이야기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미안하다는 말 참 안 하지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헌법, 형법 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이 국민정서법 인데요. 정서상 저 사람 괜찮다고 싶으면 용서가 다 되는 겁니다. 즉, 어쩔 수 없이 미안하다고 큰소리만 쳐봐야 욕만 더 먹는거죠. 진정성 있게, 쿨하게 사과하는 태도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나이가 많건, 적건, 그 사람이 상사건, 부하건 간에 미안하다는 말 많이 하는게 필요합니다.

 

 두 번째 S는 심플 입니다. 좀 단순하게 생각하기 입니다. 당사자가 누군지 직접 참가하는 심플한 공청회 같은게 중요합니다. (학생들, 학부모들 문제인) 반값 등록금 가지고, 어른들이 토론하고, 또 저출산율 놓고서 나이든 교수님들이 토론해서야 답이 쉽게 얻어질리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부국장 겸 선임기자인데, 왜 회사다니냐고 묻는다면, 월급 받기 위해서 다닌다고 이야기 합니다. 독자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500원짜리 신문을 사서 읽고 항의하는 전화가 오면 일단 참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받습니다. 받고 나서, 만약 전화 끊고, 이 나쁜 XX 욕을 하더라도 말이에요. 방향 감각이 헷갈릴 때, 나침반의 진북이 어디인지를 한 번 생각하는 것이 정말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심플하게 말이지요.

 

 세 번째 S는 서프라이즈, 감탄 입니다. 수시로 감탄하라는 것인데, 고개 끄덕여주고, 눈 마주쳐주고, 그런 사람들이 정말로 필요합니다. 예컨대 제가 머리를 잘랐을 때, 듣기 좋은 말을 기대하는데, 왠걸 친구가 그래서 어쩌라고!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그 친구 안 만나고 싶어진다는 겁니다. 감탄사를 남발하셔야 합니다. 법정 스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가 늙고, 병드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감성이 마모되는 것을 두려워 하라는 말입니다. 나이 50이 넘고 보니까 감탄사가 줄어들어요.

 

 비만 와도 비오는 날에는 와 비다 감성이 풍부했었는데, 이제는 방사는 비가 떨어지는 가보다 라면서 급히 집으로 귀가하지요. 아이랑 어른이 뭐가 차이가 날까요. 아이들은 감탄을 자주 해서, 심지어 까꿍만 해줘도 놀라며 즐거워 하지요. 그런데 어른들은 감탄 정말 안 합니다. 큰 선물을 줘도 이게 진짜인가? 라며 의심 하고, 이러면 곤란합니다.

 

 요즘 동안이라는 말이 참 유행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 얼굴이 동안이네 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해져요. 동안 할머니가 다녀갔어요 이런 말 안 하잖아요. 그 대신에 마음의 동심이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즉, 수시로 감탄하고, 작은 일에 고마워 하는 태도 입니다. 제가 수천 명 만난 어르신 중에, 이 분 정말 기억에 남는다는 분이 피천득 선생님 입니다. 아흔 다섯에 제가 만났을 때였는데, 정말 감탄해주시고, 아이 같은 마음이 있으시더라고요.

 

 이건 특별한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그랬어? 정말? 좋아! 라고 표현하는 것, 누군가를 만났을 때, 정말 반가워 하는 것,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경영 구루 잭 웰치는 세계의 GE를 돌면서, 실적 같은 거 물어보지 않았어요. 너네들 언제 마지막 파티했니? 언제 마지막으로 즐거웠니? 를 물어봅니다. 그래서 서프라이즈가 이만큼 중요한 겁니다. 항상 서프라이즈 하는 인생을 살기 바랍니다.

 

 네 번째 S는 스위트 입니다. 부드러워야 합니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판단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이 책을 만권 읽었느니, 자원봉사를 얼마만큼 갔느니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한테 얼마만큼 부드럽게 잘해줬는가로,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는지를 판단합니다. 가령 지난 강의, 유명한 목사님이라도 나한테 툴툴거리게 대하면, 저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워지는거죠.

 

 얼마 전, UN에 합격한 학생이 있는데, 그렇게 스펙이 높지 않았어요. 그런데 인턴 6개월 하는동안, 먼저 인사하고, 부르면 달려가고, 그랬다는 거에요. 나중에 최종 합격 면접에서, 질문 한 번 없이 곧장 합격처리 되었습니다. 이 학생은 물었다는거에요? 아니 왜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거죠? UN에서 이런 인상적인 답변을 합니다. 우리가 지켜보니까, 항상 웃으면서 일하더라는 겁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실력가가 아니라, 마음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방송계를 보면 또 알 수 있지요.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나 한국의 유재석씨가 있겠죠. 유재석씨가 잘생겼습니까, 별명도 메뚜기잖아요. 그런데 왜 좋아하나요? 언제봐도 즐겁게 웃고, 따뜻하고, 고개 끄덕거려 주니까 사람들이 모두가 좋아합니다. 오프라윈프리는 얼마 전에 마지막 방송을 했어요. 100kg가 넘는 뚱보에다가 인생의 어려움도 많았었는데요. 누구를 만나도 따뜻하게 대해주고, 니 마음 내가 안다 라고 대하는 것, 나 거기 가봤다, 나 역시 아프다, 이런 말 해주니까, 그 사람 앞에서는 모든 말들이 술술 나왔다는 거 아니에요.

 

 유재석씨가 국민MC로 볼리는 것도, 그가 명언을 남기거나, 대단한 학식이 있어서가 아니라, 평소에 보여주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태도인 것 같습니다. 국민에게 마음을 얻는 것도 이렇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이 S 스마일 입니다.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어떤걸까요? 긍정적인 생각이 웃게 만듭니다. 똑같은 영화를 보면서도 너무 재밌어 라는 사람과 그게 뭐야 라는 사람이 있어요. 영화의 잘못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도 차이가 있는거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모든 아이디어들이 나와요. 21세기를 일컫는 언어중에 TGiF 시대라는 말이 있어요. 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 등 SNS를 기반으로 한 시대라는 거에요.

 

 해보자, 좋잖아, 괜찮잖아. 이렇게 해서 나온 아이디어들 입니다. 요즘 시대는 재밌겠다 한 번 해보자 이런 건데요. 그러면, 긍정적인 생각은 어떻게 나올까요? 행복전도사 라는 사람이 자살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게 뭐냐하면, 말이 씨가 되는 거고요. 긍정적인 말을 하는 분들,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잘 되더라고요.

 

 대표적인 경우가 김연아 선수입니다. 겨우 20살 때, 세계챔피언십에 나갔어요. 아사다 마오도 나오는데 기분이 어때요 라고 물어보니까, 그런 거 신경 안 쓴다는 거에요. 스케이트가 너무 좋다는 거에요. 1년에 7천번씩 넘어지면서도 탄다는 거에요. 이번에 연습을 했는데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잘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즐길 뿐입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결국 김연아는 챔피언십의 주인공이 되더라고요.

 

 말의 힘이 얼마나 있는가를 생각해 봐요. 제가 가만히 있는데, 누가와서 좋은 일이 있다고 하면, 어, 그래요? 라면서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요. 반대로 가만히 있는데, 누가와서 얼굴이 왜 그렇게 삭았느냐, 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라고 하면, 내가 어디가 이상한 사람 되는거에요. 내가 말한대로 몸도 움직이고, 따라가는 거에요.

 

 평소 우리는 스스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점검해봐요. 혹시 난 안 돼, 미치겠어, 죽겠어, 돌아버리겠어, 추워죽겠네, 더워죽겠네, 왜 비는 오고 난리야, 난 못 해... 그런 부정적인 말들을 몸이 듣고 있으면 어떻게 반응할까요? 어머 내 주인님은 지금 죽고 싶어하는가보다, 죽여드려야겠다, 암세포도 만들고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 즉, 긍정적인 자기 힘을 가진 사람을 따라갈 재간이 없습니다.

 

 긍정적인 확신을 가지는 것,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것, 나한테 좋은 말들을 꼭 해주세요. 난 잘 돼, 난 잘 할 수 있어, 말이 왜 중요한가 제가 대표적인 경우에요, 난 스트레스 안 받아 간 하고 쓸개 빼놓고 일하는 타입이야 라고 했다가, 정말로 어느 날 쓸개가 빠져서 수술 받았답니다. (웃음) 그래서 말을 더 조심해야겠다, 말을 바꿨죠, 나는 잘 될 겁니다, 대기만성 입니다, 로 말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인생을 바꾸는 15분도 참 중요하겠지만, 평소의 태도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섯 가지 S 기억하시고요. 늘 좋은 태도로, 평생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7월 20일자 오늘의 영감 - 이것은 질문, 나를 떨리게 하는 질문. 나는 얼마나 스스로를 긍정하면서 살아왔는가 되물어 봅니다. 일기를 (긍정적으로) 쓰는 것도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행위라고 합니다. 나는 10대 때, 대학 진학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고, 20대 때 작가, 선생님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고, 30대 때의 다시 찾아온 기회, 꿈 앞에 다만 서 있습니다. 누군가 물었습니다. 자꾸 실패하니까 그래서 낙심되던가요? 나는 아니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저를 아끼던 그 선생님은 웃으면서 짧게 대답했습니다. "그럼요, 또 도전하면 되니까, 기운내요." 김연아처럼 강한 멘탈을 가지고 싶었고, 유재석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멘탈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럴 때, 네 글자가 나를 위로합니다. "대기만성" 저를 아끼는 동생은 저를 격려했습니다. 형도 이제 열심히 살면서 꿈을 이루어가요. 형의 대기만성, 놀듯이 사는 것, 나는 응원할께요-

 

 매일 놀듯이 돈을 벌고, 글을 쓰고, 영화를 보며,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저는 참 행복하게 감사하게 살아왔습니다. 세상이 그럼에도 따뜻한 온실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 모든 것에 더하여 "긍정적인 자기 힘"을 더해 넣으려 합니다. 그래서 작은 노력, 어쩌면 열정적인 힘을 다해서, 주어진 시간을 즐기며, 훈련하듯 살아갈 것입니다. 일상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 신나게 질주하는 것, 나는 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것, 이것들이 나를 감싸고 있을 것이라 믿고, 또 그렇게 글을 써내려 갑니다.

 

 나는 부족한 내 글솜씨가 마음에 듭니다. 나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사회적) 성공의 열매를 못 먹어봤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루어 낸 것들을 자랑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앞에서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으려고 합니다. 남이 그것은 우습다고 비난하는 것에 개의치 않고, 한 걸음씩 이렇게 성장해 나가는 것을 기뻐할 것입니다. 현실 앞에 결코 절망하지 않기를, 아무리 힘이 든다 해도, 다시 또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기를.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 속에서 말하는 대로 - 이적, 유재석, 말하는 대로 中 /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