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기타

세바시 13회 - 잘 사는 것 VS 잘 살게 하는 것 김동호 목사

시북(허지수) 2016. 7. 17. 01:35

 

 세바시 2011년도 강의의 내용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15분의 이야기들, 그 매력 속으로 빠져봅니다.

 ※ 13회 원본 강의 주소를 함께 첨부합니다. 아래 본문은 제 느낀 바대로 편집 및 요약되어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hfqs5EyUf_Q

 

 저는 하나님이 공평하시지 않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제 손녀딸은 많은 복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지요. 또 어떤 사람은 부잣집 딸로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가난한 집안의 딸로 태어납니다. 그게 세상입니다. 이러한 불공평이 이해는 안 되었지만, 저는 하나님께서 불공평하게 돌아가는 이 세상에 대한 의도가 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흐름이라는 답을 찾았습니다. 평평하면 흐름이 생기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왜 흐름이 중요한가 하니, 흐름은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생명을 유지하는 힘이지요. 물은 고여있지 않고, 잘 흘러야 깨끗합니다. 공기도 그렇지요. 피도 잘 흘러야 합니다. 피가 안 흐르면 죽어요. 돈이 잘 흐른다는 뜻은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흐름은 고저 장단 강약 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흐릅니다. 아, 하나님이 흐름을 위하여 이 세상을 불공평하게 만드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 여기서 악한 죄성을 가진 인간들이 이 흐름을 반대로 바꿔놓았습니다. 살펴보니 약한데서 강한대로, 낮은데서 높은대로, 가난한 데서 부한대로, 그렇게 흐르더라고요.

 

 IMF를 우리가 경험했었지요. IMF 전에는 우리 국민소득이 만불정도 였는데, 지금은 이만불이 넘죠? 그런데 IMF 이전의 국민소득 만불일 때가 더 좋지 않나, 저는 그런 생각을 해요. 그 때는, 중산층이 많았고,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허리가 튼튼했고, 우리나라 괜찮아지는구나 싶었는데요. IMF 이후에는, 살펴보니 허리가 뚝 사라지고, 부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으로 딱 양분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돈이 밑에서 위로 흐르기 시작했어요.

 

 당시 금리가 20% 정도 되었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20%이자를 부담해야 했으니까 가난해지기 시작했고, 돈 많은 사람들은 높은 금리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더 쉽게 부자가 되었습니다. 돈이 밑에서 위로 반대로 흐르는 것, 아, 이것이 죽음의 흐름이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로마서 15장 1절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믿음이 강한 우리는 마땅히 믿음이 연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고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 라는 구절입니다. 이게 바로 강한 사람, 약한 사람이 세상에 있는데, 이런 불공평이 존재하는데, 이 때 마땅히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섬겨야 한다, 강함에서 약함으로 흘러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좋은 세상이 될 거다 라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하나님 나라, 천국의 모습으로 세상이 바뀌기를, 그런 모델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 천국이 어떤 모습인가, 이사야 11장을 보면 알 수 있어요.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뒹군다고 해요. 독사의 굴에 손을 넣어도 해함이 없는 곳, 그런 시적인 표현이 등장하는 곳이 하나님 나라 라는 것이에요. 강과 약이 서로 친하게 엉켜서 뒹굴 수 있는 곳을 하나님 나라라고 했어요.

 

 요즘 제가 꽂혀 있는 비유가 있는데, 마태복음 20장의 포도원 주인의 비유에요.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를 우리에게 설명해 주시기 위해서 이야기를 꺼내셨어요. 천국은 마치 이와 같으니라! 천국, 유토피아를 예수님이 직접 설명하시기 시작하셨어요. 포도원 주인이 있는데, 이른 아침에 인력시장에 나가서, 사람들을 일터로 들여보내는 것입니다. 한 데나리온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고요. 그런데 이 포도원주인은 9시에도, 12시에도, 심지어 오후 3시에도 인력시장에 나가서 사람들을 일터로 계속 들여보낸 것이에요.

 

 여기서부터가 말도 안 되는 소리일텐데, 일이 6시에 끝나는데, 오후 5시에 인력시장에 가서 사람들을 일터로 들여보내는 것이었어요. 물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하면서요. 저는 포도원이 지금 포도 따는 시점이구나, 지금 노동력이 굉장히 급해서 닥치는대로 사람만 보면 일을 시키려고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구절을 보다가 아닌 것을 깨달았어요. 한 시간 일한 그 사람에게도, 하루 똑같은 품삯 (한 데나리온) 을 주더라고요. 그것을 보면서, 이 분은 우리하고 삶의 철학이 다르구나, 사고방식이 다르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저는 그 때 벼락 맞은 듯한 깨달음이 왔어요. 아! 이 분은 포도원을 위하여 일꾼을 고용한 사람이 아니라, 일꾼을 고용하여 품삯을 주고 싶어서, 포도원을 경영하는 사람같아 보인다! 저는 나이가 예순이 넘었지만, 이 깨달음 이후로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사람 인생이 그렇게 잘 안 바뀌거든요. 그리고 저는 무릎을 쳤어요. 맞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네.

 

 세상을 바꾸는 15분, 어떤 세상으로 바꾸시겠어요? 이 비유처럼, 포도원을 위해서 일꾼을 고용하는 세상이 아니라! 일꾼에게 일자리 주고, 임금 주고 싶어서, 포도원을 경영하는 세상으로 바꾼다면 참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후 5시 장터를 생각해보면, 거기에는 원래 사람이 없어야 해요. 곧 해지는 시간에, 무슨 희망으로 거기서 일자리를 찾아요. 그런데 거기 절박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오늘은 절대 빈손으로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절박한 사람들이 거기 있었을 꺼에요. 이것을 알고, 오후 5시임에도 이들에게 임금을 주고 싶어서, 인력시장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포도원 주인, 이런 사람이 있다면 세상은 바뀔 것 같아요.

 

 사람들은 참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남과 차별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에요. 그런데 세상을 바꾸기 위한 사람도 공부를 해야 할까요? 출세해야 할까요? 돈 벌어야 될까요? 나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해요. 돈은 힘이고, 공부도 힘이고, 출세도 힘이에요, 힘이 있어야 차별도 할 수 있고, 반대로 차별을 철폐할 수도 있어요.

 

 저는 그래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도, (남 위에 올라서) 남을 차별하려는 사람만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돈 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능하면 출세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즉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서, 그토록 노력한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될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께요. 높은뜻교회연합 에서, 200억 건축헌금을 예배당 짓는데 쓰지 않고, 탈북자들을 위해서 공장 세우고, 이른바 5시에 일자리를 구하는 절박한 사람들을 위해서 여러가지 일들을 계획하고, 또 했었어요. 하나님의 은혜로 성공했고, 공장도 4개, 커피숍, 고려인들을 위한 농장, 또 해외에 병원도 짓게 되었어요. 하나님의 은혜로 성공했는데, 이 힘을 계속해서 세상을 바꾸는데 써보자 라고 했는데, 하나님이 도와주신다면 저는 될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이 돈들을 예배당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먼저 쓰자고 생각했습니다.

 

 성공했던 사람들에게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어요. 오천명분을 혼자 깔고 앉아서 먹는 사람, 하나는 오천명을 먹이는 사람, 세상은 오천명분을 혼자 깔고 앉아 먹는 사람을 잘 산다고 칭송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천명을 먹이는 사람을 잘 산다고 칭찬하십니다. 잘 사는 것보다, 잘 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요. 잘 사는 것보다 잘 살게 하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그런 사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7월 17일 오늘의 영감 - 저는 크리스쳔이니까 당연히 목사님의 말씀이 익숙하고 편안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큰 착각이었습니다. 여린 마음 한 구석이 도끼로 찍힌 듯한 강한 충격이 전해집니다. 고백하고, 반성할 것이 참 많습니다. 20대 시절에 돈을 벌어서, 늘 친구, 제자들과 나눠쓰기를 즐겨했습니다. 책에서 배운 바, 소유보다는 경험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고 여겼습니다. 영화 보고, 차 마시고, 게임 하고, 신나는 삶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통장 잔고는 부족한 적이 없었고, 행복한 나날들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신나게 잘 사는 것을 추구했습니다.

 

 30대가 되어서, 한 가지 질문 앞에 막혔습니다. 그렇게 잔고가 가난해서 누구와 어떻게 결혼을 할래? 현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단 한 번도 오천명을 먹이겠다는 커다란 비전을 품어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혹시 나의 즐거움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 였던 건 아니었을까 반성합니다. 돌이켜보면, 냉정히 말해 인내할 줄 모르는 삶이었습니다. 그 뒤로, 돈을 아끼고,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중요한 곳에 써보자 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공부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세상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는지도 모릅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돈 버는 일을 마치고 와서, 글을 쓰고, 영화를 감상하거나, 책을 읽는 행위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는 알게 됩니다. 내가 잘 사는 것 보다, 내 이웃을 사랑하고, 내 이웃을 잘 살게 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이 점을 꼭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할수록, 돈 버는 일도 의미 있어 집니다.

 

 저는 평범한 날의 소박한 결실 이라는 10글자를 카카오톡 문구로 사용하며, 매일 생각해 보곤 합니다. 어느 영국 시인의 문구라고 하는데, 매일 결실을 맺어나간다는 그 구절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결국 정답은 내가 더 멋진 모습이 되는 것, 내가 더 준비된 모습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남들보다 더 잘 살려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런 꿈을 계속해서 이루어나갈 수 있는, 찬란한 인생의 전성기를 이제야 꿈꿔봅니다. /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