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기타

세바시 15회 - 우리는 왜 조선학교를 지원해야 하는가? 김명준 감독

시북(허지수) 2016. 7. 22. 02:58

 

 세바시 2011년도 강의의 내용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15분의 이야기들, 그 매력 속으로 빠져봅니다.

 ※ 15회 원본 강의 주소를 함께 첨부합니다. 아래 본문은 제 느낀 바대로 편집 및 요약되어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cvdY28Jbero

 

 치마 저고리를 입은 학생이 있습니다. 얼굴만 봤을 때는 그냥 학생인데요, 치마 저고리를 입게 되면, 아 조선학교의 학생이구나를 알게 되고, 그런 딱지가 붙게 됩니다. 조선학교라는 딱지를 계속 붙이다보면 이렇게 연결되어 갑니다. 조선학교? 재일동포, 조총련, 북쪽, 반쪽발이. 그런데, 이들은 일본 땅에서 65년동안 우리말을 지키고 있는 여러분들의 아들, 딸, 동생이라는 사실입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이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조선학교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시기를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지진 당시의 이야기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동일본대지진 때, 도호쿠 지역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3분이라는 시간동안 지진을 견뎌야 했습니다. 이 때, 중급부 학생들이 초급부 학생들을 계속 격려하고, 안아주고, 함께 해주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즉, 이들은 참 용기 있는 조선학교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진이 지나간 후, 물자도 떨어지고,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일본 전국의 (재일)동포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자기들 챙기기도 바쁘니까 금방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동포들은 몇 시간씩 긴 우회로를 거쳐서 도호쿠 지역 지진 대피소까지 가서 학생들을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조선학교 학생들은 일본 대피소들보다 더 앞서서 물자를 지원받을 수 있었고, 더욱이 자신들이 받은 물자들을 조금씩 아껴서, 일본 대피소들을 도우기까지 했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인데, 여기서 그치지 않아요. 2010년도부터 일본은 외국인 학교를 대상으로 고교 수업 무상화라는 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조선학교 고등학교만 제외시켰어요. 이유는 북하고 가깝다는 거였어요. 이 시기에 인접해, 연평도 사건, 천안함 사건도 일어났고요. 음, 저같았으면 화가 나서라도 저부터 챙기지, 일본사람들 안 챙길거 같은데 말이지요.

 

 수요집회 매주 하고 계시는 할머니들도 잠시 말씀하셨지요. 집회 잠깐 중단하고 일본 사람 돕자. 이것은 이데올로기라든가, 정치라고 하는 것과는 상관없는 것이 아니냐는 겁니다. 재해가 났으니 돕자는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재일동포들도 평소에는 차별받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인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지요.

 

 이것은 어떤 화살로 돌아왔을까요. 지진이 일어나고 한 달 후에, 조선학교 교육지원금이 동결되고 말았습니다. 교육내용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거였어요. 즉 이를 통해 한 아이는 학교를 잃은 것이고, 교실을 잃은 것입니다. 이 아이들이 일본 땅에서 자기가 원하는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무관심 했기 때문에, 민족교육은 벼랑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은 일본땅에 있는 아이들입니다. 우리 남과 북, 첨예한 대립으로, 모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신경을 안 쓴다면, 한국사회에 미래는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담아온 학교의 모습입니다. 황산벌 전투, 을지문덕, 아이들이 배우는 역사는 우리가 배우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연주를 부탁해보니, 아리랑을 연주해 주었습니다. 저는 뜻이 있는 사람들과 조선학교 아이들 알려나가고, 도울 생각입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016년 7월 22일 오늘의 영감 - 강의자 감독님과는 다소 다른 개인적인 의견임을 미리 밝힙니다.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안타까움 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차별 받으면서 사는 학생의 삶이라니 마음 아프고 서글픕니다. 두 번째로 드는 생각은 역시 통일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북한의 지독한 3대 독재가 사라져야 북한 주민들도 숨을 쉬고, 나아가 조선학교를 보다 폭넓게 지원할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식, 주관의 틀, 프레임이라는 게 있다보니, 색안경을 끼고 저 빨간 북쪽 학교는 지원하면 이상하지 않아? 북한에 퍼주는 햇볕정책 말짱 헛것이잖아? 이런 시각들은 여전히 이 땅에 존재하니까요. 저는 정치적 색을 떠나서, 어쨌든 북한이라는 나라를 좋게 봐줄 수가 없습니다. 공산주의 시도한 나라들이 그렇습니다. 지배자들은 호화로운 궁전에 살면서, 자식들 유학보내고, 정작 인민에게는 가난을 강요하고, 억압하고, 자유를 짓밟습니다. 이런 모순들이야말로, 비열함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날까지도, 가짜, 사기, 위선의 북한을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미래가 밝은 사회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지진을 아름답게 견뎌낸 아이들, 이들이 커서도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진 않으련지요...? 저는 강상중 교수님이라는 분을 기억합니다. 일본사회에서 지내는데 자신의 이름을 일본이름을 쓸지, 아닐지를 놓고서 정체성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결국 사회가 무관심하게 변하면, 그 개인도, 사회가 요구하는 압력에 금방 휩쓸려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관심이고, 사회에 저항하는 것이겠지요. 일본이라는 나라가 북한에 당분간 우호적일리는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솔직히 말해, 그냥 남한 학교에 다녔으면, 그래서 차별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입니다. 말은 쉬운 법이니, 그런데 알고보면 조총련 조선학교를 선택하는데는 다들 저마다의 사연이 있겠지요.

 

 KBS TV에서 강화도에서 살아가시는 할머니 세 분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이북의 고향이 보인다는 이유로, 할머니들은 통일을 고대하며 그 섬에서 벌써 60년 넘게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아! 세계에도 드물고 드문, 같은 언어를 쓰는 분단국가라니 참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로 인해,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는 곳이, 지금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우리는 왜 조선학교를 지원해야 하는가? 그 학생들이 벼랑으로 내몰리지 않고,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며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 않을까 라는 결론이겠지요. 새삼스럽게 분단현실에 대해서 마음이 무거워져 왔습니다. /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