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경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독특한 영화 엔드 오브 왓치 입니다. 영화는 1인칭 카메라 시점과 3인칭을 오가기 때문에, 흡사 경찰 다큐멘터리 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경찰이 하는 일을 소개하고 있는 것 외에도, 각자가 누리고 있는 사생활도 제법 깊숙하게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겠네요. 화끈한 액션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이야기는 충실하게 들어있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두 사람, 테일러와 자발라의 끈끈한 우정으로 줄거리를 살리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함께 순찰을 돌면서 호흡을 맞추는데, 도중에 농담도 해가며, 손발을 무척이나 잘 맞춥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화재씬인데요. 집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서는, 소방관이 오기도 전에 두 아이를 구하러 목숨 걸고 뛰쳐들어갑니다. 이 대단한 경찰들은, 두 아이를 구해냈고, 표창까지 받게 됩니다. 나중에 테일러는 이렇게 당당히 이야기 하지요. 나는 경찰인게 자랑스러워. 위험한 일이지만, 소신 있게 일하는 모습이 대단히 멋있습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결국 우리는 두 사람의 가혹한 임무 수행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 테일러와 자발라가 좋은 경찰임을 점점 더 공감하고, 알게 됩니다. 시민을 지키고, 동료들을 재밌게 하는 것도 빠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LA우범지대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지요. 마약 조직이 등장하고, 마침내 테일러 자발라 콤비가 마약 갱들과 대치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더 이상은 알려고 하지 말라는 연방 경찰의 침착한 조언. 하지만 테일러나 자발라가 좋은 경찰이기 때문에, 갱을 두려워 하지 않고,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점은 너무나 매력적이고, 그래서 슬펐습니다.
이 나쁘고 악질적인 갱 조직은 표적을 두 사람 x13호를 몰고 있는 경찰로 정확히 조준하고, 제거 계획을 세웁니다. 미국은 그래서 참 무서운 나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잘못 걸리면 정말로 씨도 국물도 없이 가차 없습니다. 갱단은 선량한 경찰 둘을 어두침침한 골목가로 유인한 후에, 총알을 비오듯이 난사하고, 또 난사합니다. 아무리 경찰관이 방탄조끼를 입고 있어도 천하무적일 수가 없습니다. 손에는 총알이 스치고, 무전기는 제대로 터지지 않고 비상상황입니다. 간신히 본부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본부의 지원 순찰차는 오지 않고, 그 대신에 갱단의 차가 등장하는 놀라운 반전. 가슴 아픈 반전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자발라는 살아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이 덤덤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갱과 경찰이 전쟁 중이라고 글로는 쉽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그 결말이 비극일 때가 많으니, 경찰이 얼마나 위험한 직업인지 새삼 실감이 납니다. 그런 직업을 천직이라고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두 사람의 웃음이 영화가 끝나고 나니 무척 그립게 느껴집니다.
영화는 마무리에서 두 사람이 마지막 근무를 섰을 때 나누었던 가벼운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목숨을 잃은 작고한 자발라가, 아내를 만나고 즐거웠을 때의 과정을 재치 있게 표현하는 대목입니다. 테일러는 뭐가 그리도 웃긴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맞장구를 쳐줍니다. 마치 소울메이트가 따로 없습니다. 이처럼 밝게, 멋있게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힘나는 소중한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부심 있는 자랑스러운 LA경찰! 그들의 아름다운 일화를 함께 보는 것이었는데, 마지막이 참 슬픈 엔딩이어서, 여운을 남기게 됩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의지할 것은 결국 동료다! 그렇게 손발을 맞춰나가는 모습에서, 이 영화는 경찰 영화 중에서도 선한 경찰을 그리고 있는 멋진 영화로 기억될 것입니다. 출동 신호가 떨어지면, 에너지 드링크 8캔을 마시고서라도 위급하게 출동해서, 동료를 구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 이들 덕분에 한 도시는 그래도 사람이 살만한 구역이 될 수 있다는 것. 결국 우리 곁에 좋은 경찰이 있음에, 다행이다 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16. 08. 09.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