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땡스 포 쉐어링 (Thanks for Sharing, 2012) 리뷰

시북(허지수) 2016. 11. 18. 02:52

 

 땡스 포 쉐어링은 19금 뉴요커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연대하면서 치유의 길을 그리고 있는 정통 드라마의 느낌도 듬뿍 가지고 있는 영화랍니다. 평점이 그렇게 높은 명작 영화는 아니고, 어쩌면 B급 영화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참 인상깊게 봤습니다.

 

 성욕이 주체가 안 되어 괴로워하던 이들이 마침내 간절히 노력을 달성해, 정직하게 금욕 성공 메달을 값지게 받을 때, 인생은 그런 순간이 감동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요즘 제가 즐겨 읽었던 꾸뻬씨 식으로 표현해본다면, 금욕이라니! 행복한 순간은 자주 오지 않을지 모르지만,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줄 안다면, 행복하고 값진 순간은 얼마든지 우리 인생에 찾아온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주연 아담은 피비라는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게 되지만, 자신이 과거 섹스중독이었기 때문에, 관계가 더 이상 발전해 나가는 것을 참 두려워 합니다. 또 과거처럼 병이 재발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앞서는 것입니다. 피비는 처음에는 이 남자가 TV도 끊고, 인터넷도 끊고, 폴더 폰을 쓰는 등 괴짜 같이 느껴지더라도 이해해주지만, 인내심은 결국 바닥을 드러내고, 서로 심하게 다투게 됩니다. 아담은 자신의 폴더 폰까지 한 번 보여달라는 피비를 이해하지 못했고, 당신도 사실은 운동중독에 건강에만 신경쓰는 아가씨가 아니냐고 쏘아붙이지요.

 

 사실은 느긋하게 살펴본다면, 이 모든 구성이 더 나은 해피엔딩을 위해서 거쳐가는 다툼이었음을 알게 되었네요. 피비는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았다고 반성하게 됩니다. 아담과 피비는 그렇게 다시 둘 도 없는 좋은 연인이 되어갑니다. 아담은 수도승 같은 긴 세월을 이겨낼 수 있게 되었고, 좋은 여인이 생겼으니 정말 행복한 엔딩이었지요.

 

 그런데 그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아담은 피비와 싸운 뒤로 매우 힘들어 했기 때문이었지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아마 큰 사고를 칠 뻔 했을겁니다. 아담은 노트북을 홧김에 구입해서 끊었던 야동 시청을 한다거나, 심지어 아무 여자에게 집적대는 큰 실수를 저지릅니다. 이 와중에 좋은 의사 동료 닐이 있어서, 사람 목숨 하나 구할 수 있었네요. 조금 세밀하게 살펴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성적으로는 고민이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요. 고민이라...

 

 제 힘든 고백을 여기서 잠시만 사족으로 덧붙이자면, 저는 지난 1년 동안 식욕 통제가 갑자기 잘 되지 않은 탓에, 체중이 20kg나 늘어나게 되었어요. 젓가락 같은 날씬한 체형에서, E.T.같은 아저씨의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완전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말았지요. 힘들었습니다. 늦은 밤 배가 너무 심하게 고파오고, 아무리 잠을 청해도 잠이 들지 못하고, 몸에 안 좋은 것을 뻔히 알면서 굳이 또 라면을 2개씩 먹고 자서 얼굴이 퉁퉁 붓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하루 3끼에 더해 각종 과자나 야식을 먹게 된 것이 큰 원인이었지요. 운동부족인 것은 말할 것도 없었고... 아휴, 진지한 자세로 적나라하게 돌아보니까 참 한심하네요. 울먹.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절제"의 의미를 매우 깊숙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할 수도 있겠지요. 본디 식욕, 성욕, 수면욕구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겠냐고?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게 된다면, 우리는 이 때 절제의 카드를 꺼내들어야 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고, 오늘을 잘 보내기 위해서, 작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나쁜 행위가 없는 좋은 오늘"들이 모이다 보면, 우리는 값진 메달을 얻는 것이지요. 영화의 표현을 가져온다면, 닐이 지하철을 이용할 때, 자극을 최소화 하고, 또 길거리에서는 굳이 뛰어다니며, 열심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는 것.

 

 끝으로, 남자만 만났다 하면 잠자리를 가졌다는 디디양이 마침내 자신의 병을 극복하고, 의사 닐과 좋은 친구가 되었고, 두 사람의 우정이 빛나는 장면이 정말 좋았습니다. 닐은 덕분에 가지고 있던 야한 테이프를 몽땅 태워버리며 오! 주님을 외칠 수 있었고 (웃음) 정직하게 금욕 메달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디디는 자신의 욕구를 참아내고 견뎌내는 방법을 모임이 있었기에 마침내 체득한 것입니다. 땡스 포 쉐어링! 그렇게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영화라는 점이 꼭 마음에 듭니다.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서 우리는 보다 더 행복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친한 친구에게 살 좀 빼라는 잔소리를 근래에 하도 많이 들어서, 근성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근육질 몸짱이 되지는 않더라도, 이대로 비만으로 남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하면 된다! 그래서 어렵게 제 이야기 굳이 부끄러워도 공유해 보았네요.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 있고,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얼마든지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책 한 권을 더 가까이 하고, 그렇게 영화 한 편을 가까이 하면서, 오늘도 힘내어 하루를 열정으로 맞이하기를! (네, 이것도 영업비밀인데 제 리뷰 마무리가 죄다 비슷합니다. 이런이런.)

 

 이제는 저 역시 좋은 명작 영화만 자꾸 찾으려 하지 말고, 다양한 영화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겠습니다 :) 쓰다보니 장문이 되고 말았네요. 어서 급히 마칩니다. / 2016. 11. 18.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