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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 about it

시북(허지수) 2017. 2. 4. 02:38

 

 2017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나이로 서른여섯이 되었습니다. 아직 비혼에, 비정규직 이랍니다.

 그래도 평생에 배운 것이 있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자기 자신에게 나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2016년은 정말 괴로웠습니다. 슈코넷이라는 대형사이트의 책임자였는데, 사이트가 공중분해 되었거든요.

 어머니께서 오래도록 편찮으시다는 중대한 이유로 저는 최종 책임질 수 있는 자리에서 도망간 셈입니다.

 그 과정에서 구 슈퍼로봇대전월드 식구들에게 신망도 거의 다 잃어버리고, 인간관계의 실패도 겪었습니다.

 

 한편 늦었지만 이제는 정규직을 가져야 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공부에도 도전했으나, 낙제점을 받아들었습니다.

 더 원대한 계획이었던, 좋은 인연을 만나야 겠다는 꿈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임을 새삼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책을 읽고, 열심히 영화를 보고, 열심히 리뷰를 쓰면서, 일상을 기적처럼 보내겠다는 눈부신 나.

 

 그러나 힘든 현실 앞에서 나라는 사람은, 도망치는 모습, 실패하는 모습, 언젠가... 라는 환상에 젖어 있었습니다.

 시간이라는 값진 선물 앞에 참으로 불성실 했으며, 무엇보다 방황했던 건 나 자신을 더 이상 믿지 않았습니다.

 4만 동호회의 수장, 400만이 다녀간 블로거, 소중했던 이상형 추억? 그게 다 뭐였단 말인가요.

 나는 어느덧 게으름과 친구가 되었고, 과거에 안주했습니다. 온오프가 온종일 흙길투성이가 되었을 그 무렵...

 

 열심히 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하여 반성하고, 못난 나를 자꾸 자책하고 있을 때, 그 때 TV에서 메시지가 옵니다.

 

 "잊어버려 forget about it"

 

 인생을 오늘부터,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멋진 기적 같은 일들이 분명 일어날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기독교 식으로 쓴다면, 신은 우리가 최고의 가능성에 도달하는 일에

 우리 자신보다 더 관심이 많으시다는 것. 얼마나 오래 걸리든 낙담하지도 않으시다는 것.

 최고 수준의 발전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역경과 퇴보가 필요하다는 것.

 

 참 바보 같기만 하던 나 자신을 힘주어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인생을 열심히 살아내려 합니다.

 그렇게 지나간 일들은 잊어버리고, 다시 일어서십시오.

 우리의 소중한 인생을 응원하며. - 2017. 02. 04. 늦은 밤.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