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비밀을 알고 싶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집중해가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발견합니다. 아! 내가 끝까지 해내는 힘, 끈기, 다른 말로 그릿이 부족했음을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릿은 고정된 수치가 아닙니다. 자신의 사고방식을 (삶이 변화할 수 있다는, 재능보다는 노력에 대해 칭찬하는) 성장형 태도로 궤도를 수정한 후에, 하나에 꾸준히 몇 년씩 집중해 나가면, 자연스럽게 그릿은 증가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책이기도 합니다. 쉬운 삶의 태도를 버리고, 아주 어려운 일을 마침내 해내면, 그것이 삶에 반드시 플러스가 된다는 메시지도 대단히 좋았습니다.
자기계발서 분류에서 베스트셀러에 차지하고 있지만, 방대한 주석을 가지고 있으며, 엄밀히 증명된 자료들이 풍부하게 근거로 자리매김해서 신뢰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최선을 다하라고 등떠밀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인성이 삶에서 성공만큼이나 중요하며, 삶의 높은 목적의식, 직업의 사명을 발견할 수 있음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대목은 저는 꼭 필사해 놓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는 재능뿐 아니라 기회에 있어서도 한계에 직면한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부여한 한계가 생각보다 많다. 우리는 시도했다 실패하면 가능성의 한계에 부딪혔다고 결론을 내린다. 또는 겨우 몇 걸음 가보고는 방향을 바꾼다. 어느 경우든 우리가 가볼 수 있는 곳까지 아직 가보지 못했다. 그릿이란 흥미롭고 목적이 뚜렷한 목표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매일, 몇 주씩, 몇 해씩 도전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p.358)"
저자 : 앤절라 더크워스 / 역자 : 김미정 /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간 : 2016년 10월 25일 / 가격 : 16,000원 / 페이지 : 416쪽
또한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것은, 번역이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 한국어 우리말로 된 책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조 리더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는 청년 시절 학자금 대출금만 갚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하철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합니다. 당연히 많은 이들은 그 일에 흥미를 굳이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리더씨는 이 일에 관심을 좀 더 가지게 되면서, 굉장히 독특한 감상에 잠깁니다. 심지어 볼트나 리벳 같은 공구를 보면서 누군가 수십 년 전에 설치 작업을 튼튼히 했기 때문에, 뉴욕 열차를 달리게 한다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찾아오는 소명의식은 정말 놀라운 대목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앞으로 30년간 그 자리에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매일 사람들을 수송해주는 일을 내가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p.209)" 소제목도 매우 의미있습니다. 천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고 힘주어 단언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영화 한밤의 아이들에 나오는 노래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가 있어~!" 무엇이든지 우리는 시도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를 꾸준히 밀고 가는 노력이 얼마나 값진 열매를 맺을 수 있는지요! 블로그에 써놓는 소소한 글들도 어쩌면, 오래도록 남아서, 누군가에게 읽힐 수 있기 때문에, 더 소중히, 더 고민하면서 쓰게 됩니다.
그릿을 추구할 때는, 하위목표를 분산적으로 잡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높은 목표를 두고, 오히려 나머지 일들에는 신경을 끄는 지혜로움과 결단이 요구된다 하겠습니다. 그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워렌 버핏의 이른바 5가지론입니다. 지금 추구하는 것들을 다이어리 혹은 빈 노트에 모두 하나씩 기록해 봅니다. 그 후, 중요한 것 5개만 동그라미 치고, 나머지 가치는 자신의 시간을 도둑질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냉정히 버리라는 겁니다. 저는 영화마니아, 열혈독서가로써 이 두 가지만큼은 양보할 생각이 절대 없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너무나 놀랐는데, "게임"을 중요목록에 쓰지 않았습니다. 조금 재밌게 표현하자면, "즐거운 게이머"는 적어도 지금의 제게는 소명이 아니었네요.
올해 초, 저를 심히 좌절하게 만든 책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옆에 있는데, 1만 시간의 재발견이라는 책이에요. 질적으로 다른 연습을 하라는 대목이 그리도 마음을 괴롭게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늘 쳇바퀴만 돌리다가 제자리 걸음만 한 채로, 아무런 성장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었죠. 예를 들어, 노래 교실에서 즐겁게 노래를 따라부르는 것으로는 노래 실력이 늘지 않고, 전문가가 되려면 최대한 집중해서 조금도 틀리지 않도록 긴장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즐겁게 살자가 인생의 상위 목표였던 저는, 글 역시도 (지나친 고민보다는) 일단 신나고 즐겁게 쓰면, 사람들이 그 마음이 전해져 재밌게 볼 것이라 착각(!)했고, 현실에 안주해서 늘 비슷한 글만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 침통한(?) 현실에 그만 좌절하고 만 것이지요.
완전히 위축되어서, 한동안 글쓰기를 계속할 용기도 나지 못했습니다. 아! 시간만 투자한다고 되는게 아니구나! 일단 쓰기를 멈추었습니다. 이후에는, 집중해서 글을 써야해! 그래야! 형편없음을 벗어나게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올림픽 수영 우승자 로디 게인스의 이야기는 앞으로 저의 나침반으로 충분히 삼을만 합니다.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장에 간 적도 없고 연습하는 동안에도 정말로 즐겁지 않았어요. 사실 새벽 4시에서 4시 30분에 수영장으로 걸어갈 때나 가끔씩 통증이 가시지 않을 때는 맙소사, 이럴 가치가 있는 일인가?라고 생각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왜 그만두지 않았냐고요? 내가 수영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연습을 싫어했지만 수영 전반에 대한 열정이 있었습니다." (p.182)
우리는 노력의 강도를 올려서, "힘들었어요! 그래도 좋았어요!" 라고 말할 만큼 노력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명구를 인용하자면, "편안한 영역에서 벗어날 때, 진짜 삶이 시작된다." 라고 이번 리뷰를 마무리 할 수 있겠네요. 정말 훌륭하고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에세이 써 보기라는 거대한 꿈을 상위목표로 정해놓았으며, 그 먼 길을 향해서, 느리지만 쓰고 또 써가며, 끝까지 걸어가 보고자 합니다.
탁월성을 추구하며! 우는 소리 금지! 불평 금지! 변명 금지! (p.348)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 2017. 05. 24.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