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쓸까를 매우 긴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므로... 아무리 노력해봐야 그저 필멸의 피조물이므로...
그래서, 이 기록을 남겨놓고자 합니다. 이것은 제 인생 최악의 3가지 실수를 쓴 것입니다.
혹여 이 글을 통하여, 삶이 조금이라도 정직을 향하여 갈 수 있다면, 그것은 기적같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1. 금정야학의 소중한 친구 H군에게.
H군은 오래 전 반려자를 만나 결혼도 했으므로,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H군은 무척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왔습니다. 10대 시절부터 오토바이 배달 등,
여러가지 궂은 일들을 하면서도, 밤에는 또 야학에서 공부를 하는 너무나 멋진 학생이었습니다.
낮에 힘든 일을 하면, 밤에 수업이 제대로 들어올리가 없습니다. 잠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죠.
그래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으며, 힘든 문제는 제게 질문도 해가며 그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공부하는 끈끈한 친구였지요.
H군이 20대 였을 때, H군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도와달라고, 제게 요청이 왔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저는 알겠다고 말을 쉽게 내뱉어 버렸고, 사정이 생겨서 못 가고 말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H군은 크게 상처를 입었으며, "인마,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라고 쓴소리 했습니다.
그것에 H군에 대한 마지막 기억입니다. 말을 조금만 더 조심했었으면... 아무튼, 지나간 일입니다만...
"소금 한 숟가락을 나누어 먹었을 때 비로소 친구가 될 수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
고백합니다. 나는 좋은 친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다만 H군이 행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친구가 정말 힘든 순간에, 꼭 곁에 있어만 주십시오.
너무나 부끄러운 제 어두운 모습을 그대로 적나라하게 썼습니다.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2. 금정야학의 소중한 선생님 A쌤에게.
A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분은, 저를 참 아껴주셨던 분이었습니다.
아니, 사실대로 쓰자면, 정말 많은 분들이 저를 아껴주셨지만... A쌤은 너무도 저를 아껴주셨어요.
꿈이 뭐니? 무엇을 하고 싶니?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져주었으며,
분명히 너는 꿈을 이룰 수 있다며, 확신에 찬 미소로 저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당연히 그 아름다운 A쌤이 잊혀질리 없습니다. 평생...
시간이 좀 더 흘렀습니다.
A쌤은 임용고시를 통과하기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하였고, 그리고, 정말로 해내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거의 같은 시기에, 저는 대학진학을 위해 노력하였고... 끝내, 낙제하고 말았습니다.
저를 각별히 아꼈던 A쌤은 이메일을 몇 번이나 보내주셨으며, 저를 격려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삐뚤어져 버린, 좌절해 버린, 저는... 너무 비겁하게도, A쌤에게 짜증을 내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제 인생 최악의 실수였기 때문에,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가슴에 선명히 남아있습니다.
이제 닿을 수 없는 글이라는 것을 알지만... 동선생님. 그 때, 저를 아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당연히 교편을 잡고 계실테니. 참 좋은 선생님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너무나 늦었지만...
A쌤, 이제서야 분명히, 정직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임용고시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너무 늦은 축하 글이네요. 그토록 열심히 공부하셨으므로, A쌤이 해냈던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와는 반대로 그토록 빈둥빈둥 놀았으므로, 제가 대학진학에 실패한 것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앞으로 이런 사람이 됩시다. 다른 사람이 잘 되면, 진심으로 축하를 해줍시다.
저는 그런 사람이 되고자,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A쌤, 고맙습니다. 정직하게 살겠습니다.
잠시 덧붙여, 입시에 실패해도 괜찮아요. 그건 절대로 인생의 실패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인생은 그와는 상관없이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이므로, 얼른 다시 일어서세요!!!!!
3. 나를 좋아해주었던 L양에게 전하는 편지.
저를 참 좋아해주었던 참 고운 마음씨의 L양이 있었습니다. 아마 약 20년 전의 이야기 입니다.
혹시 아는 분이 계시겠지만, 옛날에는 모뎀이던가(?)로 인터넷을 하고 그런 시절입니다.
정확히 써본다면, 그보다는 약간 뒤이고, 두루넷(?)이던가... 그런 게 있던 시절입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인터넷 채팅으로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초창기 시절이었습니다.
L양과 저는 마음이 참 잘 맞아서, 서로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제가 참 영어를 못하는데도, L양은 영어로 편지를 주고받자며, 요즘말로 "썸을 타며" 행복했습니다.
가끔은 약속시간을 정해서, 정확한 시간에 서로 채팅으로 수다를 떨면서 또 즐거움을 나눴습니다.
참 좋은 관계였기 때문에, 물론 딱 한 번 직접 얼굴을 본 적도 있습니다. 악기연주도 참 잘했어요.
L양은 채팅하러 PC방 갈 때, 일부러 예쁘게 단장을 하고 나온다고 했습니다.
원래 여자분들의 마음 중에 그런 것이 있습니다. 단장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 그런거요.
L양은 저의 꿈을 오래도록 응원해 주었으며, 시험 때에는 격려 메시지를 꼭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L양에게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L양에게 큰 슬픔을 주고 말았습니다.
그 때, 저는 제가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냉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못나고... 실패만 하는... 남에게 상처만 계속 입히는... 미련한, 어리석은 제가 미웠습니다.
이후, L양과는 관계가 완전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끝내 미안합니다. 라는 사과 한 번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록을 남겨둡니다. 사람은 실수할 때가 있습니다. 그 때는 꼭 진심으로 사과부터 합시다.
저도, L양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L양은 이후 회복되어 반드시 좋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
저는 감히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아이를 위로하시고, 일으키시고, 사용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너무나 잘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그런 일들은 죽을 때까지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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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라는 것이, 보통은 자신을 포장하거나, 좋은 일만, 아름다운 것만 기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당연히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이번 만큼은 저의 잘못된, 어리석음들을 적나라하게 써놓았습니다.
1. 친구가 슬플 때, 곁에 있어주기.
2. 친구가 기쁠 때, 진심으로 축하해주기.
3. 내가 잘못했을 때, 고개 숙여 사과하기.
그렇게 정직하게 살아가고자 노력한다면... 하늘도 인정하여, 사람은 편히 잠자리에 누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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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와 영화 신과 함께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정확하게 지적했습니다.
"기독교는 참 편하겠네? 잘못을 해도 회개하면 천국으로 바로가고 참 쉽고 편하네?"
하지만 Daum백과사전을 살펴보면, 기독교에서의 회개는 조금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적 의미에서 회개라는 말은 이제까지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과
적극적으로 선을 행함이라는 이중의 의미를 지닌다."
찬송가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를 작사하신 J. Newton 목사님처럼...
저는 진짜 잘못되고, 타락한 삶을 살았습니다. 속 좁은 인간이었으며, 남에게 상처주는 인간이었습니다.
위선자이며, 가식적으로 살아왔습니다. 껍데기 인생이라고 불러도 좋을 테지요.
저 때문에, 참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습니다만... 그래도 그 분들이 다 잘 되었기를 저는 소망합니다.
이제는 어머님을 오래도록 병간호 하면서, 마음이 많이 지쳐가서,
동호회 활동도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어, 포기해버렸고, 제가 할 수 있는 소박한 일들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시편 115편 1절을 묵상합니다.
여호와여 영광을 우리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우리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오직 주는 인자하시고 진실하시므로 주의 이름에만 영광을 돌리소서
또한, 그렇게 찬송가 305장을 함께 부르며 회개합니다. 나 같은 죄인을 살려주신... 주님...
내가 살아있으므로, 감사하며, 기도하며, 기뻐하며, 남은 삶에 선한 일을 실천하는 용기를 제발 달라고...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을 노래하는 인생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저는 회개합니다. 저는 사과합니다. 저는 반성합니다.
우리 다음 세대가 잘 살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먼저 바른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테니까요...
저는 결코 훌륭하지도 않고, 좋은 사람도 아니며, 선한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 정직하게 살아보고자 노력은 해볼 것입니다. / 2018. 11. 10. 시북. 오랜 고민 끝에 글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