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영화 인턴 (The Intern, 2015) 리뷰

시북(허지수) 2019. 11. 1. 02:44

 

 제 리뷰는 영화 본편 이야기가 있으므로, 안 보신 분은 먼저 보시기를 권해봅니다. 동호회에서 추천 받은 작품이라 기억하고 있었는데, 하필 채널CGV에서 좋은 시간대에 방송해주길래, 태블릿PC로 시청완료! 다음 리뷰어 stingray1963님 표현대로 "오늘 왠지 따뜻한 영화를 보고싶어 이 영화를 골랐는데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이 말이 참 와닿는 정말 멋지고 감동적인 영화다.

 

 영원히 20대일줄로 알았지만, 나도 몇 년 있으면 40대고.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해 보기에는 두려움이 들 때마저 있다. 그래서 70세의 벤 인턴의 도전정신이 정말 대단했고, 내 인생을 셀프로 되돌아보면서 제법 부끄럽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기술적으로 모르는 것은 배워나가면 된다. 하지만 적극적인 돌파정신은 젊다고 해서 청춘에게 공짜로 주어지는게 결코 아니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나이 든 분들의 진지하게 일하는 자세에서 배우고 본 받아야 할 점이 있지 않을까.

 

 인턴 벤의 클래식한 서류 가방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 센스도 역시 신사의 멋을 생각나게 한다. 물론 나이가 많다보니 혈압약도 챙겨 먹어야 하고, 때로는 피로가 잘 안 풀려서 안색이 흐리기도 하다. 그래도 일을 익혀나가고, 페이스북 계정을 만드는 등 SNS세대로 삶을 따라가고 있다. 언젠가 읽었던... 비록 흐릿하지만 기억에 남는 책대사가 생각난다. 우리가 지하철 터널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이 일은 30년이 지나도 터널로 존재한다는 것에서 충만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인턴 벤 역시 마찬가지 일것이다. 과거 성공적인 사업체의 부사장을 맡았던 인물이고, 그 때의 일하던 태도는 고스란히 남아서,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와~ 이 탁자를 깨끗하게 치워준 인물이 누구입니까! 남들은 눈으로 보고 있을 때, 이 사람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실천한다.

 

 예쁘고, 또 예쁘게 나오는 줄스 사장은... 거짓말 조금 양념쳐서 보태면 10년 전의 내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아니 외모가 그렇다는게 아니라. 갑자기 성공했을 때의 즐거움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나는 인터넷 세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앞에서 열심히 해왔고, 언젠가 동호회 4만명 돌파, 블로그 400만 방문자를 이루어냈다. 누군가가 다녀가고, 누군가가 글을 올리고, 의사소통이 일어나고, 눈을 뜰 때마다 신나고 즐거웠다. 아마, 어머니 병시중으로 인해서 인터넷 세계와 최근 몇 년간 단절되었던 것도, 지금 돌아보면 하늘의 배려였는지도 모른다. 이제 좀 쉬면서 자신을 돌아보렴. 그리고 진짜 좋아하는 것을 다시 찾고, 여전히 도전하렴. 이라는 거다. 그래서 예전처럼 비디오게임을 자주 못해도, 여전히 행복하고 즐겁다. 콘솔게임기 대신에 태블릿PC를 샀지만, 게임 대신에 영화와 애니를 선택했지만... 그래, 실은 어느 쪽이든 행복은 발견될 수 있었다.

 

 근면. 성실. 그리고 도전. 이러한 글자에 담긴 깊은 의미를 영화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수 많은 영화 중에 이렇게나 근사한 영화를 콕 집어서 추천해 주신 만화광 큰형님께 이 자리를 빌어서 또 한 번 감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제 점수는요. 10점 만점입니다 형님! 영화 리뷰 어느덧 300편 넘게 써왔지만, 내 인생의 명작으로 언제나 기억될 영화. 인턴! / 2019. 11. 01.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