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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사히 어머니와 병원을 다녀오고, 지난 밤에는 효도 치킨을 선물했다. 단골 치킨 가게 여사장님께서는 40대 때라도, 고단한 현실을 살아도 여전히 꿈을 꾸자! 라고 새해 덕담을 해주셔서 매우 놀랐다. 가문비나무의 노래 라는 책을 의사 선생님께 추천 받아서, 완전 감동 받으며 밤을 잊은 채, 열독하고 있다. 저자는 용기 없는 자는 은혜의 길을 갈 수 없다며, 순례자의 길, 장인의 길을 권한다. 이를테면 다음의 구절.

 

 "너의 가장 큰 실수는 네가 아무것도 그르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네가 시도한 일이 너무 적었다는 뜻이니라."

 

 세월이 마흔 쯤 흐르게 되면, 자신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게 되고, 실수하는 일을 가급적 피하게 된다. (진행 중인 드퀘 게임식으로 말한다면, 심지어 길을 헤매지도 않고 최적화된 루트로 움직인다.) 과감하게 생각하고, 꿈에 도전하는 일보다는 현실에 적당히 안주하기가 훨씬 편하다. 그러면 적어도 상처받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데 중요한 지점은 과연 이렇게 용기 없이 반복하며 산다고 만족감이 있던가? 라는 자기 성찰의 질문이다. 물론, 신은 우리를 있는 모습으로 사랑하시지만, 그와 동시에 더 성장하기를 원하고 계시는 게 아닐까 상상한다. 소명에 대해서도 나는 단단히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 이쯤에서 완전히 드러나고 말았다.

 

 "소명을 무거운 짐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소명과 더불어 춤춘다고 생각하십시오. 오늘도 날개를 펴고 소명과 더불어 날아보십시오. 하느님 안에 짓눌림은 없습니다." 울림을 주는 삶 혹은 소명을 날마다 행하는 삶을 살아가기가 쉬울리는 없다. 하지만 냉정히 질문해본다면, 삶이 비록 슬프다고 하여, 우울 속에 파묻혀서, 나는 지금 환경이 어쩔 수 없다 라고 말하기란, 가능성의 측면에서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나 싶다. 저자는 이 점에서 매우 진지하고 선명하다. 신의 관점에서는 어두운 부분까지도 신성한 뜻에 따라 귀하게 사용하시기에, 정혜윤 작가식으로 쓴다면, 어려울 때 더욱 최선을 다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연습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편안하기만을 좋아하는 모습, 단지 즐겁기만을 바라는 모습... 또한 내 판단력에 갇혀 나는 아직 이루기 힘들꺼야 라고 미리 단정해 버린 나쁜 모습을 여기서 돌이키려 한다. 20년 전, 10대 시절에도 총명한 한 소녀는 이야기 했다. "연습 없이 술술 풀리는 영화는 좋아하지 않아요." 다시 책 이야기로 발췌한다면, "깨달은 것을 연습하는 것이 바로 깨달음의 길입니다. / 소중한 것을 얻으려면 수고를 감내해야 합니다."

 

 좋은 바이올린이 될 만한 나무는 당연히 귀하고, "노래하는 나무가 될 만한 재목은 1만 그루 중에 한 그루가 될까 말까 합니다." 훌륭한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해서, 1만 그루의 나무를 망치로 두드리며 이렇게 큰 수고를 들여야만 노래하는 나무가 발견된다는 것. 나는 즐거움이 쉽게 발견될 것이라고 이번에도 크게 착각하고 있던 것이다. 나는 이렇게나 어리석은 측면이 많다... 몹시 부끄럽고 민망하기만 하다.

 

 그리고, 뱅드림 1기 1화를 다시 시청했다. 여주인공 카스미는 "이제 고교생이니 철 좀 들어!" 라는 여동생에 말에, 그럼에도 두근두근 인생을 살겠노라고 1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토록 절실하게 찾는 단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붉은 기타를 얻게 된다. 그 유명한 이야기대로 펼쳐진다. 찾는 사람에게는, 정말로 꿈조차도 찾아진다!

 

 오늘 이야기를 마치며, 저자 마틴 슐레스케는 순례자의 길에 있어서, 아는 사람이 아니라, "찾는 사람"이 되자고 격려한다. 지혜가 더해가서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좀 부족하고, 좀 실수해도, 직접 경험하고, 부딪히며, 구하며, 찾고, 간절히 두드리면서, 오늘을 힘있게 살아보는 것.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보는 것. 그래서 가끔은 스스로도 놀랄 만큼, 선하고 소중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서, 소명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꿈꾸게 된다.

 

 더 많이 넘어져도 된다. 때로는 너무 속상해서 울어도 된다.

 그래도 재밌게 살자. 사랑하면서 살자!

 무엇보다도 시도하고, 도전하는 멋진 모습으로 계속 가 보자!

 - 2020. 01. 29. 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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