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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view]/만화·애니

유리가면 3 감상문

친절한 시북(허지수) 2020. 6. 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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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만화 자체가 재밌지만, 이번 3 화에서 펼쳐지는 작은 아씨들 공연은 마음을 강하게 사로 잡습니다. 주인공 마야가 연기를 기막히게 잘하거든요. 메소드 연기라고 하나요. 극사실주의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아픈 베스를 보여주는데, 진짜로 아프니까 말이지요. 멋진 유리가면 명대사 하나 짚고 지나갑니다.

 

 하나님... 세상에서 제일 귀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저희들은 이제야 겨우 알았습니다. 다시는 부잣집 딸들을 부러워하거나, 그 애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탐하지 않겠습니다. 사랑이나 목숨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하나님, 베스를 데려가지 말아주세요. 저희들에게서 빼앗아가지 마세요. 베스가 없다면 저희들이 원하던 모든 것을 얻게 된다 해도 결코 행복해질 수가 없습니다.

 

 죽어가는 베스! 즉, 마야의 열연으로, 대사가 더욱 빛나고 있기에, 영화를 보는 기분입니다. 저도 글쓰며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건강을 크게 잃어본 경험이 있으니까요. 입원이 끝나고, 드디어 집에 오니까, 너무 좋아서 일주일 내내 게임을 붙잡고 있던 민망한 추억이 떠오르네요. 게임이 귀중하다는 말을 하려는 건 전혀 아닙니다. 다만, 저의 소신, 인생을 기쁘게 살자 처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주말에 만화나 영화보기. 좋은 사람들과 소소한 수다떨기. 이처럼 작은 행복들은, 어쩌면 큰 것이기에, 굳이 부자가 되지 않아도... 그래요. 기쁨은 뜻밖에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론가의 말에 선동된다는 이야기는 날카로웠습니다. 한 번 볼께요. "전문가들의 의견은 중요합니다. 대중이란 결국 그들의 의견에 좌우되기 마련이거든요. 즉, (마야가 속해 있는) 츠기카케 극단에 대한 대중들의 평판은 결정난 겁니다." 전문가들이 형편 없다고 돈 받고 글을 써버리니까, 대중들은 실제로 보지도 않았으면서 험담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참, 무섭고, 안타깝고, 마음 아픕니다. 그리고, 미래 예측이기도 하죠. 세상은 달라졌지만 사람의 본질은 쉽게 안 바뀌니까요. 이를테면 돈 받고 제품 리뷰 또는 맛집 리뷰가 올라온다면, 실제와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하하, 과연 명작 유리가면의 놀라움!

 

 이번 화, 치졸한(?) 악역으로 나오는 부자 마스미도 자신의 인생에 처음으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설혹 진흙탕에서 뒹굴게 된다 해도... 자신의 인생만큼은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가고 싶다...!" 사회적 성공이란 그토록 달콤한 말이지만, 사실은 허무함을 품고 있는 게 아닐까요. 남부럽지 않게 잘 사는 마스미와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 마야는 극적으로 대비되면서 만화는 다시 질문을 던집니다. 인생에서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마야의 연기생활은 새 연극의 주연을 맡는 등 술술 풀리는 가 싶다가도, 책임과 두려움, 그 압박감을 못 이겨내며 도망쳐 버립니다. 나만 유독 가혹하게 대하는 츠기카게 선생님의 엄격한 가르침도 한 몫 했지요. 그러나 오히려 주변 인물들은 더 정확히 봅니다. 그것이야말로 애정 이라는 거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더라도 꿈은 다시 떠오른다는 이야기가 아주 매력적이네요. 이럴 때면, 인간의 내면이란 참 훌륭하고 신비롭기만 합니다. 나만의 주연을 해내겠다며 필사적으로 다시 부딪히는 마야. 꼬박 5일을 연습에 쏟아붓고 나서 미소를 품으며 잠이 듭니다.

 

 리뷰를 마치며, 좋은 결과만이 미소와 만족감, 뿌듯함을 주는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노력하는 과정에서도 (행복의 열쇠이기도 한) 뿌듯함은 발견될 수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살짝은 기대를 걸어보며, 밀봉 4 화는 다음 기회에 뜯어보겠습니다. 감상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20. 06. 20. 만화가 좋은 시북 (허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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