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선수의 신앙 이야기가 담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살아있음을 믿는 사람이기에, 매우 가슴 뜨겁게 읽어내려 갔습니다. 물론, 얼마든지 반대로도 적용할 수 있을테죠. 예컨대, 기독교에 반감을 가진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무슨 이런 황당한 책이 다 있어! 동성애가 죄라고? 다수의 의견임에도 항상 옳은 건 아니라고? 등...
그러나, 심지어 동물 세계도 동성애가 없는데, 인간은 참 타락 (특히 성적 타락)을 좋아하는구나를 요즘 자주 느낍니다. 인간은 선을 넘는 걸 좋아하고, 다르게 써본다면, 과녁에서 벗어나 있는 것에서 쾌감이나 우월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입니다. 바른 태도 (책 제목을 빌린다면 바른 생각) 를 가지고 있으면, 의식하지 않아도 화살은 올바르게 날아갑니다. 기독교인으로 바른 태도들은 무엇보다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아내기 입니다. 중심에 무엇을 두느냐의 문제가 해결될 때, 인생을 다시 보게 되는 지혜의 눈이 비로소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론이 몹시도 길었습니다. 책 속으로 가볼께요. 잊혀지지 않는 문장이 있었네요.
일상 중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어떤 사람은 우연으로 치부하고, 믿는 사람은 하나님의 응답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우연이 존재하지 않는다. (185p)
전도서의 표현을 빌린다면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예컨대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이 창궐한 곳 (당연시 되는 곳) 에서 살고 있으면, 그런 공동체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럴 때는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더라도, 어서 버리고 떠나야만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어루만져주심이 계속해서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계, 새로운 사람, 그렇게 다시 일어나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시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에서 강조되는 것이 있는데, 하나님의 관점은 인간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한 가지 들어본다면, 인간적인 시선에서 실패 또는 절망적인 상황이, 그러나 하나님의 시선에서는 출발점 또는 관계회복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 이죠.
사명에 대한 고민은 저도 오랜 시간 붙들고 있었는데, 책 속의 답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였습니다.
너의 사명은 누군가의 아들로서, 세 딸들의 아빠로서,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 누군가의 친구와 이웃으로서, 축구선수 이영표로서, 그리스도인 이영표로서 오늘 허락된 이 하루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다. (중략) 직장인이면 직장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똑바로, 정직하게, 하나님의 말씀에 합당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사명이다. 우리가 오늘 하나님이 주신 24시간이라는 삶의 자리에서 만나는 작은 일들이 모두 사명이라는 사실을 나는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 (123p)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청소를 하고, 이불을 개는 것 역시 사명의 한 모습이라는 언급에 많은 위로를 얻었습니다. 위대한 업적에 시선을 두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삶일지라도, 긍정적으로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오늘 리뷰의 마무리는 이 대목을 생각하려 합니다.
이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10년이라는 시간을 생각하면서 노력과 인내, 고통과 좌절을 친구 삼아 천천히, 묵묵히 나아가면 된다. 그 시작은 지극히 작은 것이면 충분하다.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매일매일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으면 된다. 우리가 좌절하는 이유는 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을 만났기 때문이 아니라,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38p)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 2020. 08. 시북 (허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