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수 박정현 노래 중에 까만 일기장 곡이 있어요.
한 없이 보고 싶다는 나의 그리움
왜 그대의 생각은 지치지 않는지
이제 제발 안녕.
2020. 10. 주말.
깊이 잠들었다가, 깨어난 가을의 이른 아침.
여전히 그대 생각이 나서, 스스로도 놀라요.
링컨은 편지를 많이 쓰는 대통령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많은 편지를 차마 보내지 못하고, 서랍에 넣곤 했어요.
부담스러운 이야기는 가슴 속에 묻어버리는 독특한 면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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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욕심쟁이 인가 봐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사랑 받고 지낸 시간이 셀 수 없을 만큼 커요.
할머니가 제일 사랑하던 손주 였고...
다리가 조금 불편하다는 핑계로, 선생님들의 사랑이 각별했죠.
제 생각엔 일을 잘하진 못했으나, 취향이 비슷해서 사장님들과 수다도 많이 떨었네요.
동호회 활동을 제법 오래 했는데, 대장이라는 이유로 온갖 귀여움을 받았지요.
물론, 즐겁지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사람이 곁에 있었습니다.
좋은 인연들이 축복처럼 가득한 삶이었는데도...
그대와, 사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욕심이 커져만 가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라는 영화가 있는데, "사이 좋게 지내기!" 가 꿈인 소녀가 나와요.
소녀의 마음이 되어버렸네요. 일주일에 한 번 안부 묻기, 한 달에 한 번 영화를 핑계로 만나기.
그런 마음의 소소한 소원들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하고 커다란 욕심을 잠시 가져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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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대가 했던 이야기 중에, 제가 서비스 정신이 몸에 배어 있는 것 같다고 하셨죠.
배철수 아저씨는 라디오 일을 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 라고 말하셨어요.
저 역시 일을 하는 시간, 라디오도 들을 수 있고, 그래서 무척이나 즐거워요.
지키지 못할 때도 있지만, 힘들어도 즐겁게 일하자.
하긴, 그래서 그대에게 쿠키도 받았나봐요. 받기도, 잘 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뻔뻔하죠? 후후.
한 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놓고, 음악을 들으며 글을 써보곤 해요. 마칠 시간이 슬슬 다가 오네요.
욕심이 담겨 있어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할 꺼에요.
일하다가 느끼실 테지만, 무례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럴 때, 반면교사 라는 말이 있죠. 나는 저렇게 살지 말자 라고 생각해요.
기억나는, 좋은 일도 있었네요.
세 번 정도. 무슨 일을 해도 잘 하실꺼 같아요. 라는 잊지 못할 칭찬을 들었어요.
그래서 남은 인생은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살려고 다짐해요.
돈 버는 일이야 계속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시간의 선물을 받았으니, 가~끔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자. 이것이 남은 인생의 목표에요.
너무 높은가요? 하하.
보고 싶네요.
그 한 줄을 쓰고 싶었는데, 이야기가 길었네요.
또 한 번은 볼 수 있을텐데... 그 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전혀 모르겠어요.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오늘도 열심히 보낼께요.
다정한 그대.
오늘도 좋은 날 만들어 가기를 기도할께요.
- 2020. 10. 11. 일요일 이른 아침에. 허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