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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미래의 친구에게 선물한 슈퍼로봇대전

시북(허지수) 2025. 8. 25. 03:52

 게임매장의 이모님은 언제나 나를 밝게 맞아주신다.

 오늘은 많은 컬렉션을 처분했다.

 

 수십만원을 손에 넣었다.

 아쉽긴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빚지는 폭탄은 삼가하고 싶었다.

 

 멀리 김해 지역에서 게임매장을 찾아온 가족이 있었다.

 아들의 눈동자가 유독 반짝이는 게 매력적이었다.

 

 잠시 고민에 잠긴다.

 "이모! 여기 슈퍼로봇대전V 좀 주세요. 현금 2만원으로 승부합시다!"

 가장 깨끗한 슈퍼로봇대전V 중고를 한 개 산다.

 

 그리고 몰래, 그 가족에게 건넨다. 부담스럽지 않게 덧붙인다.

 "친척이 김해에 살아서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선물해요."

 

 미래의 친구가 슈퍼로봇대전의 팬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미래 세대는 로봇의 세상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상상력이 결국 모든 것이다.

 

 사람이 할 수 없는 것들을 로봇이 대신해 줄 것이다.

 

 그러면 사람은 놀고 먹을 것인가?

 아니. 그러면 오히려 병들어 뇌가 썩어버릴 것이다.

 

 사람은 사람답게 웃으면서 만나고, 웃고 떠드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런 좋은 사람 한 명이 있어서, 나는 오늘도 웃는다.

 

 여름이 저물어 간다.

 이번 여름, 좋은 일 한 가지 정도는 했으니.

 하늘나라의 어머님이 보시고, 작은 미소라도 띄우셨기를 다만 바란다.

 

 - 2025. 08. 25. 허지수 (시북)

 - 슈퍼로봇대전월드 동호회 대장 23년차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