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밤 (가칭)

11. 근육통과 만원 버스

시북(허지수) 2026. 3. 27. 13:54

 제목 - 근육통과 만원 버스

 

 이틀 간의 심야 근무도,

 이제야 하루의 쉼을 얻는다.

 

 긴장이 풀리며 근육통이 몰려온다.

 표현이 서툴지만, 기분 좋은 뻐근함 이다.

 

 일하는 곳이 약간 멀어서 버스를 탄다.

 날이 밝았으므로, 버스는 금새 만원이 된다.

 어쩌면 그 중에서 즐겁기로는 내가 손꼽힐테지.

 그저 고단한 몸을 눕히는 일만 남았으니깐.

 

 피아노를 조금 더 잘 쳐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좀처럼 발전이 없었다.

 전공자인 친척에게 물어보니, 답변이 화끈하다.

 "오빠! 그냥 제발 4시간씩 앉아서 쳐! 일단 앉아!"

 

 1시간도 안 되어서 도망가는,

 내 모습을 어떻게 이리 잘 알지!

 무슨 일이든 끈기를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

 

 음악에 조예도 없지만,

 인공지능 녀석이 추천한 멘델스존의 선율은 조화롭다.

 쇼팽은 언제나 풍부한 느낌이 난다.

 몬티의 차르다시는 매번 들어도 신난다!

 

 일이 나만 고단한 것은 아니었다.

 일하며 잠깐씩은 가요를 틀어놓은 적이 있다.

 내가 꽤 좋아하는 오르막길 이라는 곡의 라이브 버전이다.

 

 심야 편의점에, 노련한 간호사 선생님이 잠시 오셨다.

 

 귀가 밝은 나는,

 오르막길 노래를 따라서 흥얼거리는

 선생님의 공명소리가 잘 들린다.

 이럴 때는, 삶이 평탄한 하루가 아니어도

 그래도 정상 같다.

 

 수고한 발을 씻고, 곧장 잠이 들었으나,

 야간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 여전히 중간에 깨고 만다.

 생체시계는 아직 한참이나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 근무라서, 4번만 더 참으면 된다.

 그 중에 여러 번은 교육생의 훈련이라서,

 마음껏 음악을 크게 못 듣는다는 게 무척이나 아쉽다.

 나의 취미는 "음악 즐기기"와 "읽고 쓰기"가 되었다.

 

 단순한 사람이 되어간다.

 글조차 세련됨을 포기하고, 챗GPT 다듬기를 포기한다.

 날 것의 투박한 글을 그대로 신나게 두드린다.

 

 이 기록은 일종의 감사 일기에 가까운 글이다.

 근육통을 일부러 자랑하는 글이다.

 

 자랑을 빼면, 할 말이 없는 현대인.

 그렇다면 기왕이면 아프게 보낸 하루를 자랑하고 싶다.

 노동의 고단함을, 무거운 발바닥의 무게를 기록하고 싶다.

 

 힘들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눈물을 꾹 참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부에 지쳐서 불안한 학생들에게,

 

 "속상함"에 완전히 무너지지 말라고,

 글로 온기를 전하고 싶다.

 

 만원 버스 뒤에는,

 우연히 같은 노선의 조용한 버스가 금방 따라 왔다.

 

 복잡하고 짜증도 섞인 하루가 있다지만,

 그 뒤에는 알지 못하는 한적한 하루도 간혹 따라 오고는 해서,

 숨을 쉬는 느낌을 되찾곤 한다.

 

 숨.

 

 그 짧은 단어 조차 좋다.

 

 숨을 크게 쉬세요!

 

 아플 때, 재활하며 많이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지금은 이렇게 변주곡으로 들린다.

 

 "삶을 크게 쉬세요!"

 

 하고 싶은 일, 바로 지금이에요.

 나의 신난 오후도,

 하고 싶은 일에 가까에 다가서서,

 숨소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일테지.

 

 가난한 마음이,

 참 복도 오래도록 많구나.

 

 견딜 수 없는 하루들로,

 그리 많이 울었어도.

 웃음꽃은 그 눈물의 샘 안에, 여전히 피어나는구나.

 

 감사와 자랑의 내 노래가 무례하지 않게,

 그러나 선명한 고해상도로 삶을 비추리.

 

 나는 사는 게 좋아.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