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추억의 명작 이야기, 파이널 판타지 5 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었던 파판6이 스토리와 캐릭터성을 아주 잘 살려냈었다면, 파판5도 뛰어난 장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시스템면에서 큰 즐거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특히 다양한 쟙 시스템으로 인해서, 많은 팬들이 재밌게 플레이 한 것으로도 이름이 높은 명작이지요. 이야기 출발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아주 오래 전인, 1992년 12월 발매된 작품으로써 판매량은 245만장. 2006년에는 GBA판으로도 리메이크 되어서 화제가 되었었고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최초로 200만장을 돌파시킨 인기작품이기도 합니다. 이후 파판의 인기는 뭐 드퀘와 더불어서 일본식 RPG의 대명사 중의 하나로 손꼽히게 되지요. 어째서 그렇게 다른 게임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많이 팔렸는가? 간단히 답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재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직업을 사용하면서 플레이 해나가는 맛이 일품인데, 고유의 어빌리티까지 배울 수 있어서 여러 직업을 경험할 수 밖에 없었어요. 언제라도 직업을 변경할 수 있었고, 각 캐릭터마다 직업에 따른 모양이 다 달랐던 것도 세밀하게 신경쓴 부분이었고요. 게다가 파티 구성만 잘해주면, 강한 적들을 보다 쉽게 상대할 수 있어서 전략적인 편성을 필요로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전투의 자율성이 높아졌다고 할까요. 어떻게 편성해서, 어떻게 플레이 해나갈지, 어떤 방향으로 키워볼 지는 전적으로 유저의 몫이고,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아군이 흐뭇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난이도도 요즘 파판에 비한다면 쉽지 않은 편이고, 사운드도 훌륭한 수준으로 평가 받습니다. 그래픽도 전작들에 비해 상당히 깨끗해졌습니다. 이런 뛰어난 환경과 더불어서, 시스템적인 완성도 - 다시 말해 게임 밸런스야 말로 파이널 판타지 5의 진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었지요. 아까 말한 편성의 자율성을 통해서, 강적을 만나더라도 전술만 잘 세워놓으면 저레벨로도 거뜬히 잡아내는 보람이 있었어요. 적이 힘들면 레벨 노가다를 통해서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만, 전략적인 구성으로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절묘한 밸런스는 지금 생각해봐도 놀랍습니다. 심지어 현재에는 거의 모든 보스를 레벨 1의 캐릭터 혼자서 격파하는 전술이 인터넷 상에 존재할 정도라고 합니다 (...) 속성에 잘 대비한 장비와 기술만 겸비하면, 그 어떤 강적도 레벨 1 캐릭터가 상대할 수 있다니, 경이롭지요? 하하. 사실 FF5에서는 레벨보다 어빌리티가 더 중요하지요.
결코 잊을 수 없는 강적들의 존재도 유명합니다. 최근의 추세라면 보통 이런 녀석들은 숨겨진 곳에 있기 마련인데, 당시 파판5의 최강의 적으로 불리던 오메가, 그리고 신룡은 버젓이 필드를 돌아다니거나 던전 구석진 곳에 보물상자로 숨어있어서 뭣 모르는 순진한 유저들, 혹은 내가 좀 강하지 하고 자만하던 유저들을 순식간에 전멸 - 게임오버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어 버렸지요. 본디 게임 상에서 스토리상 마지막 적인 "라스트 보스"보다도 훨~씬 쎈 이 대책없는 녀석들 때문에, 언젠가 꼭 한 번 이겨볼 꺼라고 엄청난 분노게이지와 함께 수련을 쌓아올린 분들도 많았어요. 죽여봐야 훈장 하나 주는 녀석이지만, 나보다 강한 적이 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RPG유저의 자세니까요! 공략방법을 연구해서 마침내 오메가와 신룡을 토벌했을 때의 그 짜릿함이란... 오를 수 없는 산을 오른 기분이었지요. 하하.
자료화면이 굉장히 잘 찍혀 있네요. 대책없이 신룡에게 덤비면 오래 걸리지도 않습니다. 10초면 전멸입니다 (...) 공략법이 널리 알려져 있는 지금 시대야 물론 몇 번의 시행착오만 있으면, 금방 해결할 수 있겠습니다만, 어린 시절의 저런 강적과의 전투 경험은, 굉장히 인상적인 추억이라 유독 기억에 잘 남아 있는 듯 합니다. 아마 당시 SFC로 파판5를 하셨던 분이라면 누구라도 신룡과 오메가, 양대 악마의 적들을 기억할 꺼라 믿습니다 (웃음)
오메가는 또 어떻습니까, 경이적인 방어력과 민첩성을 자랑해서, 약점인 번개 말고는 공격 자체가 안 먹히는 미스테리한 녀석이었지요. 게다가 건드렸다가는 바로 카운터펀치가 날아오기 때문에, 대체 이 딴 녀석이 왜 필드에 돌아다니는 건지, 무서워서 피해다녀야 하는 말 그대로 사신이자, 악마였습니다 ㅠㅠ. 양칼을 단단히 차고 선더가를 칼에 부여한 후, 순식간에 분쇄시켜 버리는 방법이 공략법이었지요. 시간을 좀 끌다가는 파동포 몇 방에 이미 아군은 안드로메다로 (...)
이제 이야기를 정리해봅니다. 리메이크가 GBA로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호평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하루 종일 이것만 해도 질리지가 않더라,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만큼 재밌었던 작품이었다 라는 평이 또 나옵니다. 그래픽이 최첨단입니까? 아닙니다. 2D 게임입니다. 사운드도 휴대용으로 이식되면서 다소 파워다운 되었다고 평가받습니다. 대체 비결이 뭘까...
게임 본래의 단순함을 너무나 잘 살려주고 있는, 놀랄 만큼의 시스템적 완성도. 이것이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명작으로 군림하는 파판5의 저력입니다. 복잡하지 않게 직업을 막 바꾸면서도, 전투는 또 자신이 편성한 맛대로 즐길 수 있으며, 결코 쉽지 않은 적들을 상대하면서 앞으로, 앞으로 진행해 나가는,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너무나 몰입감이 뛰어난 무서운 작품. 그야말로 SFC시절부터 걸작품으로 손꼽히는 파판5의 이야기였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