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스페인의 미래는 맑음, 이니에스타 이야기

시북(허지수) 2010. 7. 21. 21:14

 지금으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르면, 21세기 초반 -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 했던 나라를 "스페인"이라고 회상하게 될 것입니다. 유려한 패스축구와 더티하지 않은 깔끔한 축구, 2008년 유로와 2010년 월드컵을 연이어 제패. 2006~09년까지 35경기 무패행진 및 15연승 기록까지... 그야말로 무적함대의 압도적인 위용을 보여주는 기록들이지요. 그럼에도 결국 저는 또 하던대로 선수에 대한 조명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현역 전성기의 선수를 포스팅 해보는 것은 처음인데, 그 첫 주인공은 바로 "이니에스타"입니다.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봅시다.

 프로필

 이름 : Andrés Iniesta
 생년월일 : 1984년 5월 11일
 신장/체중 : 170cm / 67kg
 포지션 : MF, WG
 국적 : 스페인
 국가대표 : 49시합 8득점 (2010년 7월 현재)


 스페인의 미래, 바르샤의 미래, 이니에스타 이야기

 12살 때, FC바르셀로나에 스카우트 되어서 입단한 이니에스타의 시작은 수비형 미드필더 였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몸의 밸런스나 공을 다루는 기술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어린 이니에스타는 이러한 재능을 보다 더 살릴 수 있도록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향하게 됩니다. 2000년이 되자, 클럽의 하부조직인 바르샤B에서 활약하기 시작하지요. 유소년 코스를 착실히 밟아나가며 이니에스타는 급속히 성장해 나갑니다.

 2002년 10월, 드디어 루이스 반 할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니에스타를 기용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2003년 부터는 U-21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합니다. 당시 청소년선수권에서 라모스 등과 함께 준우승에 공헌했으며, 대회 베스트일레븐에도 선정될 만큼 그 재능을 인정받습니다. U-21 대표팀 시절에는 캡틴도 맡았고 말입니다.

 여기서 잠깐! 그런데, 세계적 강팀인 FC바르셀로나에서 주전자리를 꿰찬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세계적인 스타들도 많았고, 대게 빅클럽들은 선수층도 두텁지요. 이니에스타는 여기서 아주 중요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모두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 한다면, 바르셀로나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은 불가능 하겠지요" 이니에스타는 노력하고, 노력하는 선수입니다. 부지런하게 실력을 쌓고, 어떻게 축구를 할 지 연구해 나갑니다. 지금도 이니에스타는 영리한 선수로도 통합니다. 그는 프로다운 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힘든 훈련들을 열심히 해나갑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니에스타의 말은 현실이 됩니다. 다채로운 재능과 꾸준한 노력은 계속 쌓여나갔고, 그는 시간이 흘러 명문 바르셀로나 팀의 주전이 됩니다. 2005-06시즌 팀의 간판스타인 샤비가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었고, 이니에스타는 바르샤의 주전을 꿰차게 되는 것이지요. 3시즌 이나 주로 교체로 출장하던 이니에스타는 자신의 꿈과 목표를 분명히 하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성실한 선수였습니다.

 주전으로 뛰면서 훌륭한 플레이는 더욱 빛을 보게 되었고, 이니에스타가 주전으로 뛰던 그 시즌에 바르샤는 리그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하면서 화려한 시절을 보냅니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이니에스타는 미드필더와 윙을 오가면서 팀에 큰 공헌을 해줍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자리를 꿰찬 2007년 무렵, 이렇게 잘 나가기 시작하자, 레알 마드리드가 이니에스타를 원한다는 소문까지 돌기 시작하지요. 하지만 이니에스타는 은퇴할 때까지 바르샤에서 플레이 하고 싶다며 단번에 일축해 버립니다. 와우!

 일찍이 이런 이니에스타를 두고 과르디올라가 했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샤비한테 한 말인데, "너는 나를 은퇴시키겠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저 녀석(이니에스타)은 너(사비)를 은퇴시킬꺼야" 샤비 역시 이니에스타의 플레이를 보면서, 그야말로 궁극의 "피보테"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미드필더의 중심축이라는 의미인데, 경기를 읽는 눈을 가진 선수라는 의미도 담고 있지요. 음, 지휘자의 느낌이랄까요. 예전 바르샤 레전드를 비교한다면, 이니에스타의 평가는 여기서 절정을 이룹니다. "과르디올라의 패스와 미카엘 라우드롭의 드리블을 가진 선수다"! 한 마디로 정확한 패스와 뛰어난 드리블을 겸비한 선수라는 말입니다. 바르샤 동료였던 사무엘 에투는 이니에스타를 두고 장래 지단을 넘을 선수라며 놀라움을 표현했지요. 당시 메시만큼 엄청난 주목을 받지는 않았더라도, 이니에스타는 메시와 함께 바르샤의 미래를 짊어질 스타였습니다. (스타일 참고글, 과르디올라 http://suparobo.kr/312 라우드롭 http://suparobo.kr/159)

 이니에스타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큰 계기는 역시 유로2008을 손꼽을 수 있겠습니다. 예선부터 스페인 중원의 4인방은 이름을 화려하게 날리고 있었습니다. 사비,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 다비드실바! 본선에 올라와서는 정작 이니에스타는 경기 직전 식중독을 앓는 바람에 컨디션이 다소 떨어졌고, 볼을 빼앗기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러시아와의 준결승전에서,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사비에게 날리는 이니에스타! 선제골을 넣으면서 기세를 잡은 스페인은 돌풍의 강호 러시아를 3-0 으로 대파합니다. 이 경기 MOM도 이니에스타 였지요. 이윽코 펼쳐진 독일과의 결승전에서도 이니에스타는 상대의 라인을 몇 번이나 파고들면서 위협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우승에 크게 공헌하게 됩니다. 대회 우수선수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립니다.

 FC바르셀로나의 2008시즌부터는 푸욜, 샤비, 발데스에 이어서 제4캡틴을 맡게 됩니다. 그리고 이니에스타의 물오른 기량은 절정의 포스를 뽐냅니다. 그 작은 몸집으로 경기장을 열광으로 바꾸어 놓는 이 청년의 플레이. 예측이 어려울만큼, 자유자재의 테크닉과 현란한 드리블은 굉장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냉정하고 침착한 성격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니에스타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우아하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러한 그의 환상적 플레이는 심지어 원정경기에서 조차 기립박수를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바르샤의 주전선수가 아닙니다. 그는 이제 바르샤의 중핵이자 가장 멋진 선수 중 한 명입니다. 08-09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이니에스타의 활약은 그야말로 결정적이었습니다. 준결승 첼시전에서 추가시간에 골을 넣으며 팀을 결승전으로 올려놓은 주인공이었지요. 결승전에서도 에투의 선제골을 어시스트 한 것도 이니에스타 였습니다. 바르샤는 이 시즌에 트레블의 영광을 달성합니다. 당시 맨유의 루니조차 이니에스타를 치켜세우며, 그는 세계의 베스트 플레이어! 라고 표현합니다.

 너무 열심히 달려왔군요. 잠시, 숨을 돌립시다.

 그런 이니에스타가 쓰러져서 통곡할만큼 슬픈 사건이 그 해 발생합니다. 2009년 8월 8일 친구인 다니엘 하르케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숨진 것입니다. 이니에스타는 그 슬픔을 함께합니다. 라모스, 하르케 등과는 U-21 대표시절 함께 호흡을 맞춰온 사이였는데, 갑작스러운 비보가 충격적이었지요. 한편으로는 2009-10시즌에는 부상으로 고생하며 선발 출장도 상당히 줄어들었던 이니에스타였습니다. 2010년 월드컵에서도 과연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지 관심이 모아졌지요. 월드컵 직전의 친선경기에서는 스스로 경기 중에 교체를 신청할만큼,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드디어 남아공에서는 제대로 출격할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은 출발이 어려웠습니다. 히츠펠트 감독의 스위스에게 첫 경기부터 0-1 로 패하면서, 또 다시 월드컵만 가면 부진한다는 이야기가 재현되는 듯 했습니다. 조별리그 3번째 경기는 칠레와의 중요한 경기. 비야에 이어서 이니에스타가 골을 넣으며, 팀은 2-1로 승리, 중요한 경기에서 이니에스타는 MOM에 선정됩니다. 그리고 스페인은 진격을 계속하며 결승까지 오르지요. 네덜란드와의 결승전 시합은 0-0 으로 흐르고, 연장전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이니에스타의 골이 네덜란드의 골망을 가릅니다. 1-0 승리. 스페인 월드컵 첫 우승. 이니에스타 MOM 선정! 또 한 가지 크게 화제가 된 것은 바로 골 세레모니 였지요. 유니폼을 벗고, 문구가 새겨진 속옷을 펼친 것입니다. "하르케, 언제나 우리들과 함께"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그는 절친을 추모하면서, 월드컵의 대미를 장식합니다. 이니에스타는 상의탈의로 인해 경고를 받았지만, 이미 그 정도야 각오하고 있었지요. 오히려 축구팬들은 이러한 이니에스타의 행동을 눈물로 함께 했습니다. 우정이란,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좋은 것이지요. 그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애도하는 이니에스타, 그는 뜨거운 영혼을 지닌 진정한 남자입니다.

 스페인의 키플레이어이자, 일류의 드리블과 패스실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재치 있고 영리한 선수이자, 냉정함을 가진 이니에스타. 푸욜은 "수년 후, 녀석과 함께 플레이 했던 것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라고 인터뷰로 칭찬했습니다. 많은 축구팬들은 먼 훗날, 이니에스타의 플레이를 보면서 환호했던 것을 행복한 추억으로 말하겠지요.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마치면서 영상을 덧붙입니다. 수비진을 휘젓고 다니는 이 친구의 우아함. 그것의 출발이 전심을 다한 노력이었음을 잊지 않는, 그런 멋지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애독해 주시는 분들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자리를 꿰찰만큼 노력을 계속한다면, 그는 훗날 이처럼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물이 될 것입니다. 때때로 높은 벽은 그것을 넘을 수 있을 때, 그 높은 벽이 큰 축복이었음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니에스타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