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두었던 이야기를 또 한 명 더 정리해야겠습니다. 50년대 밀란트리오 중 한 명인 닐스 리드홀름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군나르 그렌과 군나르 노르달은 먼저 정리가 되어있으니, 이제 마지막으로 리드홀름에 대해서도 살펴보는게 맞겠지요. 리드홀름은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도 성공을 거둔 만큼,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만, 현역 위주로 한 번 발자취를 좇아갈까 합니다. 이야기 출발.
프로필
이름 : Nils Liedholm
생년월일 : 1922년 10월 8일 (2007년 작고)
신장/체중 : 182cm
포지션 : MF
국적 : 스웨덴
국가대표 : 21시합 10득점
50년대 AC밀란을 이끌었던 전설의 캡틴 - 닐스 리드홀름 이야기
스웨덴에서 축구를 시작한 리드홀름은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냅니다. 이것이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큰 계기가 되었지요. 게다가 당시 금메달의 또 다른 주역이었던 공격수 군나르 노르달이 AC밀란에 몸담으면서, 리드홀름 역시 이윽코 AC밀란으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1949년 당시 27살의 나이로, 세리에 무대에 데뷔하는 것 치고는 나이가 많아 보입니다만, 그는 결코 먹튀 같은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리드홀름은 39살까지 현역을 이어가면서 무려 359시합이나 출장하게 됩니다.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특유의 전술적 시야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지요. 리드홀름은 일반적으로 미드필더로 표기되지만, 윙어나 리베로 같은 포지션도 소화하는 만능선수였고, 훌륭한 플레이메이커로 통했습니다. 정확한 패스를 날리며 스웨덴 동료 군나르 노르달의 수 많은 골들을 도와주었고, (노르달은 세리에 통산 225골로 역대 3위, 2020년 기준) 리드홀름 스스로도 골결정력이 있어서 상당한 득점을 올리는 선수였습니다.
군나르 그렌, 노르달, 닐스 리드홀름 - 이른바 그레노리 3인방은 50년대 밀란의 공격을 이끌면서, 50년대 4번의 리그우승을 이끌었습니다. AC밀란이 80년대말부터 90년대 최강팀으로 군림하면서 리그 우승 10회를 돌파하고, 영광의 ★을 클럽 엠블렘 위에 붙일 수 있었던 것도, 50년대의 4차례의 값진 우승 덕분이었지요.
1958년에는 주장으로 AC밀란을 이끌면서, 유럽 챔피언스컵에 도전하는데,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레알마드리드에게 2-3으로 패배해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도 있습니다. 같은 해에 벌어진 스웨덴 월드컵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하는데, 결승에서 펠레가 뛰던 브라질을 만나지요. 당시 36세의 캡틴 리드홀름은 득점까지 기록합니다만, 브라질에게 2-5로 패배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선제골을 넣는 등 노장의 멋진 활약에 국민들은 환호할 수 있었지요.
리드홀름은 또한 기초 체력의 바탕이 되는 "신체 훈련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던 선구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일주일에 몇 번씩은 단거리 달리기, 3천미터 달리기, 높이 뛰기 등을 하는 등, 다른 선수들보다 많은 시간을 피지컬 트레이닝에 쏟아부었습니다. 이런 훈련이 습관화 되어 있었던 만큼,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오랜 기간 현역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평가받습니다. 리드홀름은 40세 가까이 현역을 이어갔던 선수니까요.
현역시절부터 리더십과 시야가 뛰어났던 리드홀름은 은퇴후 곧바로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고, 감독생활도 오랜기간 이어갑니다. 피오렌티나, 밀란, 로마 등 여러 세리에 팀들을 맡았는데, 특히 1979년과 1983년에 AS로마의 감독으로 리그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명장 소리도 듣게 되지요. 여러 의미에서 행복하게 축구와 함께 했던 인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월드컵 우승, 챔피언스무대 우승이 없더라도, 그 나름대로 많은 명성과 존경을 누렸으니까요. 20세기가 끝날 무렵에는 스웨덴 신문에서 독자 투표를 통해서 20세기 최고의 스웨덴선수를 꼽았는데, 1위가 바로 닐스 리드홀름 이었지요 :) 나름대로 국민적 인기스타 였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제 오늘 이야기를 여기에서 마쳐야 겠네요. 놀랍게도 유튜브에서는 흑백이지만, 그를 추억하는 기념영상이 존재합니다. 과연 우승을 이끌던 캡틴의 포스는, 그 시절로부터 5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독자님들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11. 01. 03. 초안작성.
2020. 07. 22. 가독성 보완 및 동영상 업데이트 - 축구팬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