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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뷰 (Tales of Vesperia Review)

시북(허지수) 2011. 6. 7. 23:50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베스페리아에 대한 리뷰를 남겨놓습니다. 작년에 한참 즐겁게 플레이했던 대작RPG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동호회 지인 덕분에, 테일즈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고, 약 60 시간 남짓 긴 여행을 해볼 수 있었지요. 원래는 XBOX360게임이고, 2009년 PS3으로 출시된 바 있습니다. 판매량도 약 36만개를 팔았고, 전반적인 평가들도 상당히 높습니다. 한 마디로 PS3용 추천할 수 있는 RPG 작품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명 :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기종 : PS3
 제작 : 남코
 발매일 : 2009년 9월 17일

 플레이기간 : 2010년 하반기 
 플레이타임 : 약 60시간 (엔딩)
 클리어레벨 : 유리 Lv 60
 개인적평가 : ★★★★★


 베스페리아는 우선 이야기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주인공 유리가 상당히 다크한 면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RPG의 주인공이라면 정의롭고 바른 길만 걷기 마련인데, 유리는 기사단에서 탈퇴해 버린 이단아이며, 스스로가 약자의 편에서서 거침없는 비판을 해대는게 딱 맘에 들었지요. 나쁜 짓을 일삼는 악당 녀석에게, 용서 대신에, 저런 반성 없는 버러지 같은 녀석들은 내가 없애버리겠다며, 악역을 자처하는 모습에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히어로로 살아가고 싶어도, 그렇게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서,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나쁜 일을 선택하며, 거기에 책임을 지고 있는 자세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지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는, 스스로 정하는 것이며, 거기에는 책임도 따른다 라는 것을 유리는 정중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만나본 적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주인공이었지요. 시스템 면을 살펴보자면,

 솔직히 처음에는 다소 애먹었습니다. 너무 많은 요소가 있는게 아닌가 싶어서 아찔하더군요. 게이머로서는 거의 드래퀘 세대였기 때문에, 레벨업 하면 저절로 기술 익히고, 무기만 달면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옛날에는 단순노가다를 반복하기도 했었고) 베스페리아는 꽤나 유저에게 여러가지 요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투기술의 사용, 자주 쓰는 스킬의 변화, 호칭 시스템, 요리와 재료, 무기 합성, 필살기도 있고, 메뉴얼을 보면서 뭐가 이리 많냐!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지만 자꾸 하다보면 점차 익숙해 져가고, 그러다보면 베스페리아의 깊이감에 또 내심 감탄하게 됩니다.

 액션성이 있는 전투를 통해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전투 자체가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 큰 장점이며, 적절한 타이밍으로 필살기를 쓰는 쾌감도 무척 좋습니다. 처음에는 겨우 기술 한 두개에서 시작하지만, 중반부터는 화려한 기술들이 쏟아지며 보스전에서는 정신이 없을 정도지요 :) 전투 난이도도 조절 가능하고, 전투시에는 멀티플레이도 지원하기 때문에 RPG를 좋아하는 친한 친구와 즐겨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벤트도 부드럽게 잘 꾸며놓았고, 음성지원도 훌륭합니다. 여러 부분에서 정성스럽게 만들어져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스트레스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 훌륭한 작품 밸런스가 베스페리아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귀찮은 작업을 해본 기억이 없고, 그냥 즐겁게 틈틈히 진행하다보니 어느새 엔딩이었지요. 제가 별 5개 주는 작품들의 특징입니다. 빠져들어서 재밌게 해서 끝을 보게 된다면 그 작품은 충분히 명작인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캐릭터들의 개성이 강한 것도 좋았습니다. 히로인의 에스텔은 전형적인 회복역의 예쁜 여캐이지만, (고맙게도!) 방어력도 무척 높고, 성격도 고집있으며 당당하고, 세련된 느낌이 잘 살아있습니다. 능글능글한 아저씨역의 레이븐 같은 스타일도 참 좋아하던 캐릭터. 겉으로는 농담을 잘 던지며, 장난도 많아보이지만, 실은 매우 진지한 삶의 무게를 잘 아는 스타일. 여하튼 다양한 캐릭터의 어필요소가 있어서 분명 한 두 캐릭에게 애정이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플레이타임은 1주차가 약 50-60시간 정도이므로, 하루 2시간씩 한 달 정도면 엔딩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넉넉하다면, 여러가지 즐길거리가 많으므로 2주차 이상으로도 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숨은 놀거리가 꽤나 있습니다. 미니게임, 숨겨진던전, 칭호모으기, 아이템 도감완성 등 마니아 유저층에게도 상당히 깊은 만족감을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만해도 보스의 숨겨진 미션을 달성하기가 꽤나 빠듯한 맛이 있어서 몇 번씩이나 도전해 보곤 했습니다.

 중요한 점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겠지요.
 - 전투가 재밌어서, 오래도록 놀아도 질리는 맛이 별로 없음 (다양한 기술의 사용과 콤보의 즐거움)
 - 난이도가 선택 가능하며, 세부적으로 유저를 배려하는 면이 느껴짐 (세이브 포인트도 많고, 쾌적)
 - 애니메이션 풍의 아름다운 그래픽,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사운드, 이벤트시의 다양한 표정도 잘 구현되었음

 아, 개인적으로는 맵이 있는 공략사이트를 참고했기 때문에, 헤매지 않았습니다.
 요즘 근성이 없어서 ^^
 - http://rpg-act.com/modules/tov/42.html (맵사이트)
 - http://www26.atwiki.jp/vesperia/ (정보사이트→언어압박 있으신 분은 http://jpdic.naver.com/ 번역기로)

 여하튼 차세대기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RPG를 좋아하며, 일본어라도 상관없으신 분이라면, 즐겨보신다면 후회는 절대 없을 좋은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친숙해지는데 약간의 고생이야 있겠지만, 오래도록 인상에 남을 만큼 대작이니까요. 단점이라면, 그저 언어압박! 정도... 전체적으로 명불허전, 이름값 만큼의 가치를 충분히 하는 작품입니다.

 때로는 현실에 실망하고, 그러면서 좌절하고, 우유부단 하며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인공 유리의 냉정하고 선택한 길을 확실히 걸어가는 모습은 매력을 줄 것입니다. 어쩌면 인생에서 후회없는 선택 따위는 없겠지요. 돌아보면 실수투성이일 수도 있겠지요. 많은 비판을 받고 욕을 먹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결국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 그것이 후회로 진하게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것에 얼마나 충분한 노력을 다했는가?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이러한 사소한 통찰을 베스페리아를 통해서 느껴봤습니다. 그럼 PS3 명작 베스페리아 리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