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월드컵, 브라질은 4-2-4 시스템을 앞세우며,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입니다. 축구황제 펠레와, 천재 드리블러 가린샤에게 패스가 날아왔고, 현란한 테크닉 앞에 강호들도 연거푸 패배하고 맙니다. 준결승에서 5골을 넣은 브라질은, 결승에서도 5골을 넣었고, 최초로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손에 넣게 됩니다. 한편, 대회 최고의 선수는 브라질의 디디가 받게 됩니다. 왜냐하면, 브라질의 중원을 지배하고, 경기를 조율했던 선수가 바로 디디였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오늘날 FC바르셀로나의 사비와 같은 역할이라 하겠지요. 여하튼 디디 이야기 출발해 봅니다!
프로필
이름 : Valdir Pereira (닉네임 Didi)
생년월일 : 1928년 10월 8일 (2001년 5월 12일 작고)
신장/체중 : 174cm / 68kg
포지션 : MF
국적 : 브라질
국가대표 : 68경기 20득점
1958년 브라질 첫 우승의 주역, 볼 컨트롤의 달인 디디 이야기
디디는 독특한 경력이 있습니다. 어릴 때, 길거리 축구를 하다가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치고 말았습니다. 상태는 매우 좋지 못했고, 다리를 절단하니 마니 하는 위험한 상황까지 이르렀지요. 디디는 다행히도 많은 시간이 흘러 다시 다리를 쓸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묘하게도 약이 되어서 디디만의 필살의 무기를 개발하게 되었지요. 한쪽 발을 보호하고자 개발한 이 독특한 슈팅은 신기하게 날아갑니다. 공이 흔들리다가 뚝 떨어지지요. 마치 야구의 포크볼 같은 마법의 슈팅이 된 것입니다.
1952년 브라질 국가대표로 발탁된 디디는 이후 10년동안 브라질의 중원을 책임지는 역할을 합니다. 뛰어난 발재간이 돋보였고, 앞서 살펴본 특수한 슈팅을 무기로 프리킥도 즐겨 찹니다. 무엇보다도 넓은 시야를 살린 플레이메이커로서 탁월했지요. 척척 전방으로 정확하게 날아가는 패스 덕분에 브라질 공격은 한층 파괴력을 더할 수 있었습니다. 디디는 1954, 1958, 1962년 3번의 월드컵에 출장한 바 있습니다.
사실 디디는 현대축구에서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피지컬에서 약했고, 몸싸움을 하지 못했으며, 90분을 제대로 뛸 체력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50년대, 60년대 브라질 축구는 뛰는 축구가 아니었지요, 연결하는 축구였기 때문에 디디의 활약은 무시무시한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당대 브라질 축구사의 또 한 명의 신으로 봐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완벽한 공수연결과 예술적인 볼 컨트롤, 또한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서, 이른바 구심점으로서 디디의 역할과 존재감은 특별했습니다. 1958년 월드컵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펠레와 가린샤가 큰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최우수선수는 우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은 디디의 몫이었지요. 대회가 끝나자 마자 레알 마드리드는 막대한 이적료를 감수하고 디디를 데려옵니다.
아쉽지만, 레알에서의 활약은 1년 밖에 없었습니다. 레알의 전설적 공격수였던 푸스카스, 디스테파노 등과는 적절하게 손발이 맞지 않았다는 평이고, 디디의 유럽생활은 이 1년이 전부였습니다. 이후에는 오로지 브라질 클럽팀에서만 활약을 계속해 나갑니다. 1962년 월드컵에서는, 디디가 30대 중반의 나이로 참가해서 팀 우승에 또 한 번 공헌합니다. 62년 대회에서는 축구황제 펠레가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이번에는 악마의 드리블러 가린샤의 포스가 장난 아니었지요. 브라질은 연속 우승의 기쁨을 맞이합니다. 디디 역시, 중심선수로 이번에도 제 몫을 톡톡히 합니다.
디디는 볼을 누구보다도 잘 다루었는데 그 비결에 대해서, 공을 아내와 같이 사랑스럽게 대하려고 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자신만의 필살의 프리킥을 만들려고, 하루에 몇 시간씩이나 반복해서 정확하게 차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역시 마법의 슛도 정성과 반복이라는 것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지요. 특별함의 비밀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디디는 국가대표 통산 20득점 중의 절반 이상을 프리킥으로 넣었던 당대 FK 스페셜리스트 였지요.
1966년 현역에서 은퇴하였고, 이후 감독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당연히 디디는 브라질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였고, 20세기 위대한 선수 100명에도 선정된 바 있습니다. 재밌는 동영상을 덧붙이며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디디의 슈팅은 "folha seca"로 불리는데, 만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낙차 큰 화제의 슈팅이었지요. 그래서 아예 디디의 슈팅과 만화장면을 연결한 신선한 아이디어의 영상입니다 :) 디디의 슈팅이 담긴 전반부 15초만 보셔도 무방합니다. 하하. 그럼 독자님들께 감사드리며,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