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절친은 이지성 작가님의 팬입니다. 친구와 함께 꿈꾸는 다락방을 몇 번이나 보면서, VD에 관해서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곤 했지요. 이지성 작가님의 첫 번째 에세이 "스무 살, 절대 지지 않기를"은 2011년 초에 출판되었고, 역시나 어느 순간 제 손에 들어와 있습니다 :) 읽기 편하도록 쓰는 글솜씨는 여전해서, 순식간에 빨려들어가듯이 다 보고 말았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대목도 있고 해서, 함께 책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청춘이 가져야할 것은 무엇인가! 고민해둘 가치는 있을테니까요. 하하.
저자 : 이지성 / 출판사 : 리더스북
출간 : 2011년 2월 9일 / 가격 : 13,000원
페이지 : 272 / 판형 : B6
책 크키가 아담하게 귀엽습니다. 거의 만화책 사이즈고, 무엇인가 응원가가 담겨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묻어납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강력한 호소가 펼쳐집니다. 적나라한 현실직시를 주장하고 있으며,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 작정한 것처럼 보입니다. 쓴소리를 한다는 것이 사실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오히려 무관심한척 노터치 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자화상이지요. 그런데 이지성 작가님은 아예 이참에 20대와 운명공동체가 되기로 결심했나 봅니다. 욕먹더라도 차갑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로 문을 엽니다. 인상적인 대목을 몇 개 추려봅니다.
- 지금 당장 뿌리 뽑아야 할 사고방식 :: 부모님이나 교수님 또는 친구의 기대에 맞춰서 살려고 함.
이것은 비단 20대만이 해당되는 사항은 아닐 것입니다. 30대라도, 10대라도, 상관 없이 반드시 명심해야할 부분이지요. 인생은 결국 자신이 책임지고, 자신이 결정하고, 걸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행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삶의 기준이 타인에게 있으면, 결코 충분한 만족이라는 것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공허감을 이기는 힘은, 바로 자신이 원하던 일을, 오늘 당장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지성 작가님도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어서 강력하게 말합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이다."
- 예쁜 사람은 의외로 행복하지 않다 라는 불편한 진실
현실 혹은 진실이라는 것은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직업에서도 예외가 없지요. 키도 크고, 몸도 좋은 모델, 무엇이 더 이상 부럽겠습니까. 하얀 가운에 똑똑한 포스 의사, 선망의 직업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모델과 의사는 직업 불만족 지수에서 나란히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립니다. 보기와는 다르게 힘든 직업이라는 것이지요. 이지성 작가님은 이참에 아예 미인들의 생활을 추적해 나갑니다. 과연 그들은 예뻐서 행복할까!?
책 속의 미인들은 하나같이 삶은 고되고, 게다가 타인의 기대치가 높아진 탓에 오히려 불편함까지 느낀다고 토로합니다. 게다가 외면의 미(美)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사라져 가기 때문에, 예쁜만큼 시간이 흐를 수록 과거의 자신과 비교하면서 우울증에 빠질 위험도 있습니다. 이 쯤 되면, 평범한 외모는 감사의 대상이 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외모에 목숨걸어봐야 왕자님이나 재벌님과 같은 행복한 꿈은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냉정하게 조언하고 있는 것이지요.
제가 조금 더 독한 말을 덧붙인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외모나 이미지라는 것은 단순히 소비를 위한 도구로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누가 자꾸 "예뻐져야 한다, 간지나는 스타일이 생명이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걸까요. 자꾸 이런 주장을 듣다보면, 외모가 무척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반복 듣기의 위력이지요. 앞서도 말했지만, 삶의 기준을 그 "누군가의 목소리"에 두지 말고,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두세요.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나만의 멋을 가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복은 하루 1시간의 운동과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 소박함 속에도 아름답게 피어나곤 합니다.
- 가장 위대한 일 :: 평범한 한 사람이 평범하지 않은 하루를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14년 7개월, 이지성 작가님이 무명시간을 견디며 노력한 시간들입니다. 뛰어난 실력의 비결은 아주 멀리 있지 않습니다. 오늘 내가 노력하고 있는가, 오늘 내가 그냥 하루를 흘러 보내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지요. 시간은 한결같이 멈추지 않고 지나갑니다. 어쩌면 하루, 이틀, 그렇게 삶의 여정은 계속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결국 삶에는 마침표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무엇인가 미칠 듯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달려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왜냐하면 한 번 뿐인 인생을 적당히, 적당히만 계속 살아가기에는 아깝기 때문입니다.
대충 살지, 아무렇게나 살지, 적당히 하다 때려치우지 뭐, 이런 생각만으로도 사람은 금세 어떤 일에 흥미를 잃기 쉽습니다. 사람은 신기할 정도로 목표를 정하면 그 쪽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해보겠다 라는 마음가짐을 진심으로 가지게 되면, 무엇인가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문제의 원인은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였다기 보다는, 내가 열정이 부족해서 였다 일 것입니다. 제대로 사람이 마음을 먹는다면, 엄청난 에너지로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함께 생각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 점입니다. 의외로 심각하고 무서운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생각하고 방향 정하기를 멈추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답은 간단합니다. 그냥 살아가는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쏟아지는 무수한 정보들 속에서 그냥 손이 가는대로 보고, 손이 가는대로 클릭하면서, 그런 가보다 하면서 세월은 흘러가지요. 물론 이러한 인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깝다는 것이지요.
이제 이야기를 정리할까 합니다. 작가님과 싱크로율이 높아진 덕분에, 평소와 다르게 이번에는 다소 강경한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실은 냉정합니다. 일정 수준의 경제력을 손에 넣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꿈꾸던 일을 이루기는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이미 20대가 아니지만, 그래도 스무살 무렵에 들었던 이 한 마디는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행복한 인생을 사는 사람 중에서 저절로 그렇게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제가 20살 청춘에게 혹여 할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20살에 말했던 것을 세월이 흐른 후 많이 지킬 수 있었습니다. 원없이 책을 읽겠노라 말하고 다닌 탓에, 결국 취미생활에 독서가 추가되었고, 야망을 불태우며 (웃음)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말한 탓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오랜 기간 고민할 수 있었지요. 그러니, 목표가 있다면, 뜻하는 바가 있다면, 기죽지 말고 힘을 내라고 다시 한 번 응원하고 싶습니다. 의미 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그 모습은, 충분히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나 발버둥을 쳤지만, 결과가 잘 안 되고, 그래서 속상하더라도, 노력하는 인생을 산다면 작은 행복과 즐거움의 길을 반드시 발견하게 될 거라 믿습니다. 2030 청춘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