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일점 집중력 리뷰

시북(허지수) 2013. 1. 12. 00:21

 집중력 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요. 집중력과 실행력은 무엇인가를 이루는데 가장 필요한 능력일 것입니다. 얇은 책이고, 금방 읽어내려갈 수 있는 상당히 교과서적인 책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인상적인 대목 몇 개를 중점으로 해서, 리뷰를 써내려가 볼까 합니다. 그야말로 손이 가는대로 말이지요 :)

 한계에 도전하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스스로 과부하를 걸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신을 시험해보라는 의미겠지요. 성장은 대부분 그러합니다. 쉬운 것에 익숙해지면, 점점 현실에 안주해지고, 발전 없는 일상들만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러한 현실적인 인생관도 나름대로 운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2030 청년세대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부딪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늘 생각합니다. 오늘의 제 손 가는대로의 글쓰기는 이런 생각의 소박한 실천과 고민들입니다.

 저자 : 이토 마코토 / 출판사 : 살림Biz
 출간 : 2012년 04월 30일 / 가격 : 12,000원 / 페이지 : 160쪽

 저는 자주 생각만을 해왔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영화를 감상하고 나면, 애니메이션을 완주하고 나면, 글을 한 번 써볼테야! 그리고 하루, 이틀, 어느새 잊어버리고 말지요. 그리고 이런 생활이 익숙해지다보면, 불편한 리뷰쓰기 따위는 집어치우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많은 경우 이런 코스를 밟게 되고, 어쩌다가 간혹 정말 눈물나게 감동적인 작품 외에는 글을 쓰기 어렵게 됩니다. 최악의 경우 저처럼 방치된(?) 블로그가 되고 맙니다.

 한계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지요. 얇은 책이니까, 저녁 시간에 잠깐 여유가 있을 때, 금방 집중해서 읽어내려가고, 또 곧바로 쓰기에 도전해보자! 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음악을 틀어놓고 열심히 자기 전에 이것저것 손을 움직여 봅니다. 서론이 오늘 너무 긴데, 이 책을 읽고 떠오르는 두 글자는 단연 "몰입"이라는 단어입니다.

 일점 집중력은,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과 유사한 경험을 말합니다. 한 마디로, 완전히 무엇인가에 빠져들어서 엄청난 일들을 해나가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책입니다. 책에도 나오는 예인데, 초등학생의 경우 포켓몬스터를 좋아하면,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들을 죄다 알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류가 정말 많아요. 거의 수백개는 될텐데, 그것을 다 외웁니다. 신기하지요. 그리고 중요한 말을 합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이러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지요. 좋아하는 것을 밤새워서라도 해내는 능력이 있다는 말!

 자, 여기까지는 뭐 취미나 유희의 영역이라고 칩시다. 이것을 어떻게 일에도 접목시켜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 이것이 어려운 대목이니까요. 저자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기 보다는 일종의 힌트로서 몇 가지 언급을 합니다. 주변 환경을 자신에게 알맞게 배치하는 것, 짜증 나는 일은 최대한 빨리 잊고 긍정적인 모드에서 일을 하는 것, 어려운 환경에서 일단 견디고 참는 것 등을 말하고 있지요.

 사소한 것 같아보이지만, 이런 교과서적인 방법이 실제로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오늘 저는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았습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런데 이 때 일에 대한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지금이야말로 기회다, 머리 아플 때라도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다고 끈기를 가져라!" 라고 의식을 전환시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몸을 소중히 대해야 하며, 지나치게 무리해서 몸을 상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핑계부터 대면서, 도망칠 궁리부터 하고 있다면, 그런 사람이 무엇을 제대로 이루어 낼 수 있겠습니까.

 재밌는 대목은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는 방법입니다. 저자의 비결은 평소 많은 경험을 통해서 아이디어가 탄생한다고 강조합니다. 쉽게 쓰자면, "일단 많이 경험하라" 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효한 낭비"가 차곡차곡 쌓인다면 훗날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유효한 낭비로는 단연 영화보기나 책읽기가 되겠지요. 그렇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아이디어가 찾아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관련된 자료를 철저하게 읽어내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읽는 도중에는 떠오르지 않을 때도 많겠지요. 하지만 일단 데이터를 축적해 두면, 며칠 안에 섬광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분명 있습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머릿속에 재료를 최대한 집어넣어 놓고 모아둔 것을 믹서처럼 마구 섞으면 됩니다." 삶에서 다양한 재료를 경험하고, 그것들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에게, 훌륭한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른다는 이 대목은 참 근사한 부분이었습니다.

 금방 써내려간 글을 이제 마쳐야겠네요. 아직도 저는 저자의 주장을 완벽하게 공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에서 "과부하"를 의도적으로 걸어야 인간은 성장한다는 대목은 어쩐지 불편하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만큼 저는 과부하 보다는 "편안한 프로세스"를 추구하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 가치관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저는 최적화라는 말을 정말 좋아하고, 과부하라는 말을 참 싫어하기 때문에, 이러한 거부반응이 드는 걸 수도 있겠고요.

 음, 어쩌면 식상(?)하겠지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힌트를 찾아봅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진정 꿈을 향해서 전진하고, 날개를 품고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틀을 깨야할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자신을 보호해주는 안식처를 깨부수는 행위는 고통스럽기까지 합니다.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행동이라... 역시나 불편하게 들립니다.

 그래요. 우리는 많은 경우, 자신의 한계를 정해놓고, 그 속에서만 최적화를 추구하려고 합니다. 더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때때로 과감해질 필요가 있겠지요. 때로는 스스로에게 도무지 감당하기 힘들어 보이는 일들이겠지만, 그것을 견뎌내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한계를 넘어가보는 경험, 그 아찔한 도전이 사람을 키운다는 이야기는 앞으로도 꽤 저에게는 생각해볼 고민꺼리가 되겠네요. 오늘 저의 잡문은 여기까지 입니다. / 2013. 01.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