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박지성이 존경하는 이름 '둥가'

시북(허지수) 2008. 3. 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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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ga

 브라질의 명미드필더이자, 현재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둥가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박지성과도 연관이 있는 이름이 바로 이 "둥가"입니다.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프로필

 이름 : Carlos Caetano Bledorn Verri (보통 애칭인 Dunga로 부릅니다. 브라질 스타들의 특징이기도 하죠.)
 생년월일 : 1963년 10월 31일
 신장/체중 : 177cm / 81kg
 포지션 : MF (볼란치 = 수비형 미드필더)
 국적 : 브라질
 국가대표 : 91시합 6득점

 박지성 선수가 존경하는 둥가의 이야기

 둥가. 일단 어감이 좋지 않습니까? 둥가둥가~ (죄송합니다...)
 사실 이 이름은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에 나오는 난장이 중 한 명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왜 그런데 난장이 중 한 명의 이름이 붙었을까요? 그렇습니다. 둥가는 키가 작았기 때문입니다. 프로필 상으로는 177cm 입니다만, 어린 시절에는 매우 키가 작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친구가 둥가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렇게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말라깽이(=지쿠)라 불리던 지쿠 감독이 생각나는 대목이네요.

 여하튼 둥가는 월드컵을 3번이나 출장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브라질 국가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 주장이 바로 이 둥가 선수였습니다. 또한 2006년 7월 부터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40대의 젊은 감독이기도 합니다.

 둥가 선수는 꽤 많은 팀을 거쳤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세계 곳곳을 누볐다고 해야할까요. 데뷔는 브라질의 명문 인테르나시오날에서 합니다만, 20대 중반시기 에는 주로 이탈리아의 세리에A에서 생활을 합니다. 피오렌티나에서 5년 가까이 활약했습니다. 30대가 될 무렵에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 이적해서 활동합니다. 그리고 1995년, 일본 J리그로 무대를 옮겨서 주빌로 이와타에서 몇 년간 활동합니다. 1999년 친정팀 인테르나시오날로 돌아와서 은퇴하게 됩니다. 남미 -> 유럽 -> 아시아 -> 남미 이렇게 세계 일주를 한 셈이지요 (웃음)

 은퇴 후에는 재단을 세워서 사회복지활동에 관심을 쏟는 등 열정적으로 사회활동을 계속해 왔고, 주빌로 이와타의 고문격으로도 활동해 오다가, 2006년 7월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맡게 되었고, 지금까지 감독생활을 해오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워낙 좋은 활약을 펼쳤기에 인기도 높았으며, 책을 발매하기도 했습니다. 책 제목 중에 하나가 프로페셔널 승리의 조건 이라고 하니, 그가 얼마나 프로 정신이 높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둥가의 스타일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왜 박지성 선수는 둥가를 존경했던 것일까요?
 둥가. 그는 화려한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스피드가 빠른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피지컬이 좋아서 몸싸움에 잘 지지 않았고, 위기 관리 능력에 뛰어났던 숨은 공로자 스타일이었지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제격인 선수였습니다. 수비능력과 리더십은 누구나 인정하는 선수가 바로 둥가였습니다. 화려한 테크닉을 자랑한 것은 아니었지만, 프리킥, 페널티킥도 종종 찼으며, 패스 실력도 좋았습니다. 또 하나 둥가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바로 정신력입니다. 근성있다고 표현해야할까요? 야무진 선수였습니다. 자기팀이 실수를 하면 야단치고 고무하는 등 팀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서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바로 둥가였습니다.

 간절히 그것을 바라면, 마침내 그것을 닮아간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도 현역시절의 둥가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는 테크니션도 아니고, 폭발적 스피드를 뽐내는 선수도 아닙니다. 그러나 박지성 선수는 지칠 줄 모르고 경기장을 뛰어다니며 공수에 보이지 않게 맹활약을 펼칩니다. 축구는 공을 중심으로 한 경기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공간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오히려 현대축구에서는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열심히 뛰는 선수에게 대체적으로 높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선수가 얼마나 뛰었는지도 수치로 나오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야무치게 플레이 합니다. 적극적으로 수비도 가담하고, 끈질긴 근성을 보여주곤 합니다. 자신감도 있고요. 수년이 흐르면, 정말로 리더십까지 갖춘 둥가의 모습처럼 주장완장을 차고 대한민국을 이끌고 나갈지도 모릅니다. 둥가도, 박지성도 모두 정말 출중한 정신력을 갖춘 명선수이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자신의 책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둥가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팀 전체를 위해서 헌신하는 스타일이지요. 박지성, 그는 진짜 열심히 노력하는 프로입니다. 둥가처럼.

 다시 둥가의 이야기로 돌아오죠. 이제 감독으로서의 이야기입니다. 2003년에 있었던 인터뷰에서도 둥가는 스스로 나는 감독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만, 놀랍게도 2006년 7월 코치와 감독 경력이 전혀 없었던 둥가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감독에 선정되며, 브라질을 이끌게 됩니니다. 그리고 취임 이후 대대적인 신규 대표선수 보강을 합니다. 엄청난 포스를 자랑하던 공격수들 예컨대 아드리아누, 호나우지뉴, 카카, 호나우두 등의 선수를 모두 경기장에 내보낼 필요는 없다면서 효율적인 노선을 추구합니다. 노장 선수들도 제외되면서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07년에 코파 아메리카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합니다. 둥가의 과감한 시도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화려한 네임벨류로 가득찬 지구방위대 보다는, 탄탄하고 안정적인 실력있는 브라질 대표팀을 만들어 가고자 했던 이 젊은 감독의 개척 정신은 지금도 계속 항해중에 있습니다. 현재 브라질 국가대표선수 중에 30경기 이상 뛴 선수는 불과 7명 안팎일 정도입니다. 과연 그가 이끄는 브라질 대표팀은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도 기대가 되네요.

 둥가는 실제로는 굉장히 상냥한 선수라고 합니다. 다만 경기 중에는 열정적이고 전혀 다른 프로선수가 되어버립니다. 당시 팀메이트 중에는, 둥가는 잔소리가 너무 심했다 라고 우스갯소리로 표현하는 선수마저 있으니까요. 한편 둥가가 대표팀 시절에 팀 동료가 숙소에서 둥가의 얼굴을 얼핏 보고, 그 무서운 얼굴 때문에 괴한인 줄 알고 도망갔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웃음)

 둥가는 지금도 진정한 프로페셔널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둥가는 치열한 승부근성과 뛰어난 정신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이렇게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현역시절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정신적지주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한 번, 브라질 국가대표를 이끌면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둥가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둥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그리고 박지성의 끝없는 도전정신과 노력하는 자세에 찬사를 보냅니다. 잘하든, 잘못하든, 저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응원할 것입니다. 계속 전진해나가려는 그 성실한 모습을 사랑합니다.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