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기타

Wii하드연구 - 3. 목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시북(허지수) 2013. 8. 10. 22:14

 주말 번역 및 연구 시리즈, Wii 연구편을 지인 분들과 의견교류를 통해서 최종 정리해 놓습니다. 지난 회와 마찬가지로 핵심적인 대목을 빠르게 정리해 놓겠습니다. 워낙 부담 없는 작업이라 :) 그리고 Wii하드웨어편 마지막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그럼 스타트.

 

 3화. 이야기를 들어 보고 다시 내가 생각하는 것은 역시 "목표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비록 그것이 전례 없는 목표라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하고 싶은 일이 분명히 있다면," 이렇게 하고 싶어요" 라는 곳에서, 역산하여 (거꾸로 추론하여) 목표를 향해 가는 편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Wii의 경우 내부의 팬을 최대한 돌리지 않는다는 명제에 대해서도, 시작점에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어요. "밤 시간에는 팬을 돌리지 않는다"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으니까요. Wii가 24시간 연결되어 있는, "잠들지 않는 머신"을 목표로 할 때 아무래도 그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밤중에 게임기의 팬이 돌게 되면, 어머니는 "또 켰구나!"라고 생각하고 전원을 뽑아 내다 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웃음).

 

 반도체를 개발한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른바 "팬을 돌리지 않는다"는 매우 높은 장벽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본체의 케이스가 작았기에 발열량에 상당한 제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부테스트만으로 극복할 수도 없고, 작업 일정도 오래 걸려서, 일정 내에 수정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했고요. 물론 개발 도구도 진화하고 있고, 사전에 어느 정도 시뮬레이션은 된다지만, 역시 현실은 아무래도 시뮬레이션 대로는 진행되지 않습니다.


 큰 과제였던 "소비 전력을 억제하다"라는 것에 대해서도, 정확한 소비 전력 전망을 세우면 매우 어려울 거에요.

 실제로, 공장에서 칩이 올라와 그것에 전원을 넣어서, 달려 보자 까지 몇와트로 가능하게 될지는 정확히는 모르기도 하고요. 그 근처는 힘들었다고 할까, 적어도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고생이었어요. (다시 말해, 소비전력 억제 및 발열 문제 해결, 팬을 돌리지 않는 것이 엄청난 난이도 였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히 오늘날 많은 스마트폰이 발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럴지도요. 스마트폰은 작으니까요)

 

 (이어지는 이와타 사장의 질문입니다) 휴대형 게임기라면 저소비 전력화는 항상 생각하는 것 같은데,
 거치형 컴퓨터에서 이런 발상을 한 것은 처음이죠?

 

 처음입니다. 그래서 회사내의 휴대형 게임기의 팀에 노하우를 가르쳐 달라거나, 칩을 설계 제조하고 있는 메이커 씨에도 협력해 받거나 하면서 만들어 갔습니다. 또 기기뿐만 아니라 시스템 전체에서 소비 전력을 낮추는 방안도 담고 있었습니다. 정말 어쩌면 허황된 작업이었지만, 다행히 닌텐도 회사에는 긴 역사 속에서 그런 앞을 모르는 작업을 할 때의 노하우라고 할까, 문제를 재빠르게 발견하고 대처해 나가는 방법의 축적이 있으니 그래서 어떻게든 완성한 것일까 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질문) "이런 것을 만들고 싶다"라는 창조적인 목표와른 전혀 다른 지점입니다만,
 "가격을 줄여야 한다"라고 하는 아주 현실적인 과제도 있었습니다. 그 부분은 어떻게 고생하셨나요?

 

 창조적인 면에서도 "호화로운 방향은 아니다" 라는 것으로 Wii는 요소 기술을 좁혀, 특화된 부분이 있으므로,
 가격 면에 대해서는 원래의 출발점에서 머리를 쥐어짤 만큼의 고생은 하지 않고 끝났습니다.
 단지, 음, 스탠드나, 슬롯 기능 유형의 드라이브의 경우인데, 기존 닌텐도의 역사에서 생각하면 돈을 안 들이는 듯한 부분에도 제대로 돈을 들인 머신이라고는 말할 수 있겠네요.

 

 디자인의 이야기에서 언급한 것처럼 Wii는 어린이 장난감 이라기 보다는 "가정 모두가 관계하는 기회"가 되어 달라는 것이, 큰 목표의 하나로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아도 어느 정도 외모라고 할까, 패션적인 부분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뭐, 관리하는 입장으로서는, 여기에도 모순점, 그러니까 두갈래가 있었어요. 기기의 겉모습을 결정할 때 (가격이냐 vs 화려함이냐) 가 있어서, 괴로운 곳이었는데요 (웃음).

 알기 쉬운 예를 들면 Wii의 본체 표면에는, 광택 있는 디자인으로 결정 되었어요. 기존 닌텐도의 머신이라면, 이 경우 울퉁불퉁한 플라스틱을 채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간다면, 비용이 저렴하고, 상처가 눈에 띄기 어려우니까요. 그럼에도 역시 Wii에서는, 질감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같은 플라스틱이 있다고 하더라도, 광택 있는 고품질 표면을 선택했습니다. 이러한 질감을 추구하는 방향성이라는 것은 Wii뿐만 아니라, 향후의 닌텐도의 제품 전체에서 추구해 나가게 될 거예요.

 한마디로 말하면 옛날보다 "게임기의 질감" (고품질이라는 느낌) 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되었군요.

 네, 그렇습니다. 물론 (비싼) 고급감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예요. 단지, 앞으로는, 값싼 장난감처럼 보인다거나, 저렴함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 사용하게 되는 질감을 지향하겠다는 것입니다. 장난감으로서의 기능성과 내구성은 유지하면서, "외관은 장난감 같은 저렴한 느낌이 없다"는 것을 원하는 셈이지요. 뭐, 디자인 팀이 "질을 높이는 것"에 집착할수록, 내부 설계에 관련된 우리 팀 쪽은 최대한 "비용 억제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그런 구도가 늘상 계속되고 있지만요 (웃음).

 하나의 것을 그렇게 몇년이나 걸려 정리하는 거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Wii를 기다려 준 모든 분께 가장 강조하는 점을 말해 주시겠어요?

 Wii라는 것은 판매 후에도 닌텐도가 본체 O.S. 업데이트의 형태로 관여하고 갈 수 있는 처음의 머신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는 지금부터 또 재미와 즐거움이 여러 방향으로 점점 퍼져 나갈 수 있는 머신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것을 꼭 기대해 주시고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기대되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제대로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우리들이 해온 것이, 모두 헛되지 않고 필요한 거였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이런 말투는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저도 지금 너무 떨립니다. (여기까지 위 하드편 완결-2006년 공개된 대담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인상적인 것 몇 개 추려본다면, 하나의 프로젝트를 (특히 게임기는 더욱) 완성하기에는 수 년이 걸리고, 많은 벽을 해결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지향점 몇 개가 있었기에,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음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고요. (ex : 작은 크기, 소음 없이 하기, 고급스러운 외관 추구)

 

 흥미로웠던 점은, 예전에 비해서는 "싼티"가 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동호회 지인분들에게 자문을 구해본 결과,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의견이 있었고요. 이제는 "성능"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만족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외향보다는 내부를 더 중시하는 닌텐도 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할 수 밖에 없었다고 추측됩니다. 또한, 다른 게임기들에 비해서 Wii는 비교적 발열이 적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발열은 최적화와도 연결된다고 하는데, 결국 밸런스가 한 쪽이 쏠리는 경우 발열이 심각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부품간의 성능격차를 닌텐도는 비교적 조율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재밌는 대목은, 역시 전원을 뽑아 기기를 내다 버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뭐, 몇몇 분의 실화도 있고, 솔직히 그런 경우가 정말로 있기도 하고요. 그렇게 본다면, Wii의 경우 이런 느낌이랄까요. "어머니, 얘는 조용하고 덩치도 작고, 눈에 띄지도 않고, 주변과 잘 어울리는 고급감이 있어요!" 하지만 실상은 말그대로 "게임기" 일 뿐이지요. 하하. 이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거 약간의 위장술 노선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가령 초기 PS2가 DVD플레이어로도 제격이다 라고 설득해 나간 것도, 본질을 위장(?)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되겠고요. 결국 게임을 한다는 것이, 가족과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 점에서 닌텐도류는 명분 우위를 점하기 좋은 포지션을 추구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오늘 번역 소개문은 여기에서 줄입니다. / 2013. 08. 리뷰어 시북. (일도양단님, 토끼사냥꾼님, 죠커님 등 다수의 지인분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