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발칙한 예술가들 리뷰

시북(허지수) 2016. 6. 16. 04:11

 

 발칙한 예술가들! 영국 아마존에 가보니 평점이 매우 근사했습니다. 4.7점 정도로 나왔었고, 원제목도 무척 심플합니다. Think Like an Artist: ... And Lead a More Creative, Productive Life 예술가처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대목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사례를 손꼽고 있는데, 그가 마냥 지독한 불운아는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이른바 발상의 전환 입니다. "(반 고흐) 그는 알려진 이야기처럼 지독한 가난에 시달린 생활보호대상자가 아니라, 미술상인 남동생 테오와 협력 관계를 맺은 벤처 사업가였다. 테오는 자금을 담당했다. 덕분에 고흐는 끝없이 필요한 비싼 캔버스와 물감을 대체로 떨어지는 일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p.34)"

 

 와우! 지금껏 이런 해석을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많이 충격적이었네요. 이것을 제가 변용하여 현대로 적용하면 예컨대 이렇습니다. 지금 나는 글쓰기를 맘껏 하고 싶다. 그리고, 새로 장만한 중저가의 고성능 컴퓨터가 있기에, 마음껏 글을 써내려갈 수 있다, 이것은 마치 공장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것과도 같다. 게다가 무려 창의적인 생각들을 마음껏 매일 발산해 볼 수도 있다! 현대사회는 이런 의미에서는 열린 공간이자, 기회의 공간입니다. 우리는 마음껏 발언할 기회를 얻었으며, 누구든지 예술가가 되어서 열심히 해나갈 수 있으니까요.

 

 저자 : 윌 곰퍼츠 / 역자 : 강나은 /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RHK)

 출간 : 2016년 05월 13일 / 가격 : 14,000원 / 페이지 : 292쪽

 

 

 이어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알려진 명구입니다. "내가 오래 전에 발견한 것은,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그냥 앉아서 특별한 무언가가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이 먼저 무언가에 다가간다." 이것이 예술가의 방식임을 저자는 역설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계획해서 행동하고, 독립적인 태도를 지니고, 경쟁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야심차게 스스로 경쟁을 찾는 태도! 참 멋지고 근사하지 않습니까. 과거에도 그랬습니다. 이 경쟁은 치열하기 마련이었고, 예술가 중에서는 심지어 경제적 안정망도 없이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열띤 경쟁 속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삶이 창작욕에 불을 붙였다는 것은, 예술이 주는 특별함 같이 느껴졌습니다. (p.38)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실패를 논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실패했다는 기분을 느끼는 일은 피할 수 없이 존재하고, 그것은 모든 창작의 과정에서 반드시 따라오는 부분이다. 아주 괴로운 부분이지만, 어쩔 수 없는, 필수적인 부분이다. 창작 과정에서 커다란 실망을 경험한다는 건 자연스럽고도 필수적인 것인데, 이제 그만 포기해야 한다는 신호가 결코 아니다! 예술가들은 퇴짜를 맞거나 굴욕을 경험하고도, 하던 일을 계속했다!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컸기 때문이다. 계속하고 싶었다. 애초에 능력이 한참 부족하더라도 말이다. (p.39)"

 

 자, 여기서 잠깐, 구체적인 사례를 그려보면 이렇습니다. 저는 블로그의 한 지분을 영화로 삼을 만큼, 영화마니아 입니다. 하루는 심야 스릴러 영화를 한 편 보고, 너무 감탄해서 장문의 리뷰를 남겨놓았습니다. 무척 만족스러웠죠. 자뻑이라고 하나요? 하하.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당연히 아무런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달쯤 지나자 갑자기 EBS에서 심야의 명작영화를 방송하는 바람에 제 블로그에 방문자가 몰려와서, 오래 전 글이 다시 주목받은 적이 있습니다. 공감도 당시에 4표, 5표나 얻어서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구나. 쉽게 실망해서도 안 되는구나. 그냥 꾸준히 계속 쓰는 게 제일 좋은 일이구나, 라는 단순함을 또 배웁니다. 이렇게 적어놔야 마음에 각인되어 오래 남고, 잘 안 까먹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는 무반응에도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은 오늘의 이야기를 찾아서 써내려가면 되는 거니까요. 얼마나 열심히 꾸준히 할 수 있느냐, 그 열정,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만큼의 용기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내용들이 인상적이었네요. "무언가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삶을 실험실처럼 여겨야 한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이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 자양분이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전 작업이나 경험에서 고수해야 할 요소와 놓아 버려야 할 요소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p.67)"

 

 저는 물론, 매일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황금의 수저가 아닌 이상에야 늘 그렇게만 보낼 수야 없겠지요. 때문에 일할 때는 일에 집중하고, 밥먹을 때는 밥에 집중하고, 영화를 볼 때는 영화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단순화를 통해서 우리는 스트레스를 한결 덜 받는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허용해주면서, 매주 여유를 잃지 않고 지낸다면, 거기에서 무엇인가 행복이 피어날 지도 모르잖아요.

 

 끝으로 용기에 대해서 언급하겠습니다. "낮은 자존심, 자격의 부족 등을 이유로 들며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일은 솔직히 말해 용기 없는 일이다, 허가를 구해야 하는 대상은 당신 자신 뿐이다. 자신감과 대담함이 필요하다. 따지고 보면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는 내가 실은 엉터리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는다. 그런 의심은 그냥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p.74~76)"

 

 조금 쑥쓰러운 고백입니다. 다독가도 아닌 제가, 책에 관한 리뷰를 쓰다가 반디앤루니스에서 여러 번 상품권을 받아내고 기뻐한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 전문가도 아닌 제가, 영화 이야기를 쓰다가 (비록 아주 가끔이지만 하하) 공감이나 댓글을 하나라도 이끌어내면 그것으로 더 힘내야지! 하고 용기를 얻을 때도 많았습니다.

 

 더 굉장히 놀라운 일은 어느 선생님의 좋은 강의를 (잊지 않기 위해서) 텍스트로 정리해 반사해 놓았는데, 이것으로 도움을 얻었다는 분을 몇차례나 겪은 일입니다. 그러므로 결론은 확실합니다. 우리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예술가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실패한다기 보다는 결국 이긴다는 점입니다. 예술가는 자기의 뜻대로 계속 진행해 나갑니다. 플랜A가 안 되더라도, 끈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그 경험을 통해서 플랜B, 커다란 아이디어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p.81)

 

 자, 이제 용기를 가지고 살아갑시다. "어떤 예술 형태로든 자신의 세상을 창조하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므로! (p.221)" 그렇게 세상을 좀 더 즐겁게, 감동적으로, 떨림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자신만의 반짝이는 별, 주목하게 되는 요소를 우리가 인생에서 꼭 발견하게 되기를! 그리하여 맘껏 열정을 불태우는 발칙한 삶이기를! / 2016. 06. 16.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