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라이즈 킹덤은 참 사랑스러운 모험담 입니다. 10대 청소년 두 녀석의 발칙한 로맨스 이기도 하고, 누구나 꿈꿔봄직한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고, 풋풋한지! 그리고 미국의 힘을 긍정하는 이야기들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여기를 봐! 이처럼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어!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절망하거나, 슬퍼하거나, 포기하면 안 돼! 그 담담한 메시지가 의외로 따스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참 좋은 여운이 남습니다. 과거의 유행하던 책제목으로 써본다면, 마치 "영혼을 위한 따뜻한 닭고기 스프" 같은 영화입니다. 우리 마음에,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그럼에도 남아 있다면, 이 잔잔한 영화에서 위로를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래, 사는 게 뭐 어때서! 별 거 있을까! 그렇게 사랑 받지 못해도, 또한 사랑 하면서 사는 거지!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카키 스카우트의 문제아 샘과 외톨이로 지내는 소녀 수지가 연애 감정을 키워간다는 이야기 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편지를 장기간 주고 받은 끝에, 마침내 날을 정해서 과감한 탈주를 시도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뉴 펜잔스 섬의 명소를 찾아가는데, 이 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정말 한 폭의 예술 작품 같이 멋집니다. 샘과 수지는 하나, 둘, 셋을 외치며 풍덩 함께 물 속으로 뛰어들지요.
이들은 정말로 용감하고, 호흡이 척척 맞는 커플입니다. 하루를 아주 특별하게 보낼 줄 압니다. 사람들은 이 두 아이를 문제가 있다고 콕 집어 지목했지만, 정작 문제가 있는 것은 어른일 수도, 혹은 사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극중의 동료 카키 스카우트들은 진심으로 샘과 수지를 돕자고 나서거든요. 이런 우정 어린 장면들도 놓칠 수 없는 전개였습니다.
샘과 수지는 교회에서 약식으로 결혼식도 올리고, 폭풍우가 치는 어느 날, 갈 곳을 잃고, 또 다시 용감하게 건물 옥상으로 향합니다. 아찔한 높이 입니다. 그리고 샘은 말하지요, 우리 여기서 저 물이 범람한 지역으로 뛰어내리다가 죽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럼에도 할 말이 있거든!
나의 결혼을 받아줘서 고마워. 어쩜, 이렇게 다정하고 예쁜지! 부모님도 없이, 양부모가 버린 아이라고 상상할 수 없습니다. 수지는 이 말에 대해서 입맞춤으로 대신 마음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동화처럼 전기가 흐르지요. 이렇게 쓸 수 있을테지요. 산다는 것은 "문제아"로 낙인 찍혀서 갈 길을 잠깐 잃어버렸지만, 사실은 꼭 그렇진 않아! 네가 있어서 기뻐! 이렇게 함께 하고 싶은걸!
폭풍우가 치던 그 날, 마침내 샘은 어른들에 의해서 구제책을 얻게 됩니다. 경찰 아저씨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었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하는 수지, 마침내 이제 샘과 수지는 만인이 인정하는 공인 커플이 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여전히 다정하고, 서로를 아낄 줄 아는 모습이 마지막까지 참 예쁩니다.
해외에서도 평점이 무난히 높고, 마치 그림책 같은 영화다 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잔잔한 10대 아이들의 애정만세! 를 보고 싶다면, 두 손 모아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아! 나의 풋풋하던 10대 시절이 떠올라 흐뭇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마냥 손잡고, 이 길, 저 길 거리를 거닐고, 함께 가벼운 식사하고, 영화보러 다니던 15년 전의 즐거움이 잠시 생각나서 놀랐네요. 그 때는, 하도 영화관을 자주 찾아서, 이번 주 볼 영화는 다 봤다면서 행복한 불평도 했습니다. 그런 순진한 꼬마 키덜트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어서도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습니다.
리뷰를 마치며,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로 소개한다면, "쌍안경, 소설책, 모자" 등 이 있겠지요. 좋아하는 것이 크지 않아도 물론 충분합니다. 때로는 책 한 권이 우리의 하루를 잊지 못할 멋진 날로 바꿔줄 마법이 될 수 있습니다. 주말을 맞이해 영화관에서 영화 한 편 보고 나서, 감격해도 좋겠지요. 단지, 저는 호기심을 잃어버리는게 참 두렵습니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더 깊이,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더 즐겁게! 그렇게 나이먹어 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좋은 영화를 만나면, 이런 욕심을 가지게 되네요.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 입니다. / 2016. 08. 27.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