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2011) 리뷰

시북(허지수) 2016. 8. 29. 23:59

 

 사람의 마음이란, 정말로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감정은 생각할 수록 오묘합니다. 처음에는 눈만 마주쳐도 좋아서 어쩔줄 모르다가, 어느덧 서로를 익숙해하며, 마침내 만나서 특별히 뭐하냐면서 지루해 합니다. 때로는 서로에 대해서 이제 알만큼 알게 되었다고 크게 착각하기도 합니다. 결국 관계에서, 서로를 계속해서 알려고 노력하는 작은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도 사랑일까 영화에서 주인공 부부, 마고와 루는 행복해 보이지만 불협화음이 거기서 나는 것입니다. 둘은 매우 안정적이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쪽이 다른 한 편의 요구를 완전히 들어주지는 못합니다. 그러다가 마고는 새로운 이웃남자 대니얼을 만나게 되지요. 그 강한 끌림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영화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섬세한 여인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 받고 있으며, 마고의 결정에 누구 하나 함부로 뭐라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나는 내 마음에 솔직하고 싶었다고 행동으로 말하고 있는 마고. 확실히 하나 배우게 됩니다. 영원한 사랑은 환상일지 몰라, 새 것이 좋지, 그러나 새 것도 언젠가 낡게 마련이고... 그런 것이 인생이라는 것.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사랑 조차 이토록 감'정적이고, 완벽하지 못한 것이라면, 우리는 어디에 기댈 수 있을까요? 영화는 마고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무엇인가 재밌는 것을 말해줍니다. 혼자서 타는 놀이기구라도 재밌을 수 있잖아! 라고요. 마치 영화 보기와도 비슷하지요. 저는 주로 두 사람이서 영화관을 가지만, 혼자서 심야에 IPTV로 영화 보는 것도 매우 좋아합니다. 때로는 혼자만의 그 시간에 더 행복해 하기도 합니다.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을 견딜 줄도 알아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은 극중의 마고는 매우 용기를 내면서 부부생활을 이어왔습니다. 남편을 유혹하려고 몇 번이나 시도해 보지만, 남편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생활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마고는 끝내 새로운 남자 대니얼과 자꾸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게 아닐까 싶었네요. 대니얼을 만나면, 항상 남자 쪽이 적극적입니다, 수영장 씬에서는 다리를 살짝 스쳐 잡는데 이 대목이 마치 나와 함께 밤을 보내겠어요? 라는 질문으로 들렸습니다.

 

 근육질의 정열적인 남자 대니얼이 마치 야성미를 발휘하며 다가오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았던 마고, 그리고 사소하게 삐걱거리던 부부생활, 마침내 마고는 대니얼과 나머지 인생을 보내겠다고 결심하는 모습이 대단한 용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꿈꾸듯 두 번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저는 참 놀라워 보였습니다. 아! 그래서 영화 제목이 이렇게 결정되었나 봅니다. 우리도 정말 사랑이었구나.

 

 이 영화는 결혼 후,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나서 보게 된다면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세상에는 의외로 결혼을 후회하는 사람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이를테면, 신혼여행을 다녀오자 마자, 아차! 내가 이제 결혼했구나 하고 새삼 깨닫고 실망해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혼은 상대방에 대한 의무를 동반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화 속 루가, 떠나는 마고를 붙잡지 않고,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마고를 사랑했다고 표현하는 대목도 안타깝고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아! 애시당초 두 사람은 약간씩 맞지 않는 조합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사람! 그 한 사람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인지 모릅니다. 그 점에서 대니얼은 매우 매력적인 대사를 들려줍니다. "마고, 당신을 알아갈꺼야, 오래도록,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수십년 후가 아닌, 바로 지금부터" 오래도록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이 말이 가진 무게감이 참 굉장했습니다.

 

 저도 앞으로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된다면, 영화 속 명대사를 빌려 표현하고 싶습니다. "첫눈에 당신이 좋은 사람임을 알게 되었지요. 하지만 조심스럽게 당신에 대해서 오래도록 알아가고 싶어요. 수십년 뒤에 키스할 용기가 간신히 날 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바로 오늘이 용기를 낼 멋진 날이기를!"

 

 대니얼은 참 멋진 친구였고, 남편 루는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마고의 결정은 남자 입장에서는, 남편을 떠나 배신한 나쁜 여자로 낙인찍을 수도 있고, 저건 너무한다 싶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마고처럼 한 번 뿐인 인생을 모험심에 맡겨보는 것에 한 표를 던질 수도 있겠지요. 물론, 새로운 사람도, 언젠가는 그 관계가 낡기 마련이겠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을 또 알아간다는 것은 참 매혹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이제 짧막한 리뷰를 마칩니다. 사랑은 먼저 다가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만히 기다리지 않는 그 모습, 때로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괴로워 할지 몰라도,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마고와 대니얼, 그리고 루까지... 새로운 삶들 속에서 극복의 힘을 발휘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기를! 인생에 울지 말자! / 2016. 08. 29.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