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록은 스토리 좋고, 전개 속도 빠르고, 액션이 풍부하게 담겨 있는 명작 영화입니다. 게다가 정말 유명한 격언도 등장하지요. 애국심은 사악한 자의 미덕이라는 것. 애국이라는 이름 앞에 사람들의 희생을 죄다 갖다 붙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 하멜 장군은 "애국자"로 불리기에 충분한 인물입니다. 사령관으로서 많은 전쟁을 치루어왔고, 정예 부대를 이끌어 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나라가 희생당한 대원들에 대하여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지 않았음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악역을 맡기로 자처했습니다. 마치, 평화로운 나라에 폭탄을 터뜨려 당신들 그렇게 안주하면서 살지 말라고 경고하기를 작정한 사람 같습니다.
그래요, 어떤 조직이든 악역을 맡은 사람은 종종 필요합니다. 가령 영화에서는 매력적인 악역이 극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기도 하지요. 하멜 장군은 멋진 반역자 입니다. 자신의 세대에서는 이룰 것을 다 이루었으니, 이제 다음 세대를 올바르게 대우해야 한다며, 아내의 묘비 앞에 자신의 훈장을 고스란히 놓는 장면은 초반부 참 힘 있는 전개를 보여줬습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하멜 장군과 소수의 정예 용병들은 이제 한 몸이 되어서, 해군 무기고를 텁니다. 그래서 최고 수준의 생화학 무기를 탈환하는데 성공하지요. 이제 이것을 무기로 정보기관 FBI와 협상에 들어갑니다. 이름 없이 죽어갔던 내 부하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하라는 것. 더 이상 무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안 그러면 이 가스 무기를 샌프란시스코에 쏴버리겠어!
허락된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아서 이제 젊은 굿스피드와 중년의 메이슨이 이 사태를 막기 위해 발탁됩니다. 굿스피드는 FBI 요원으로 생화학 무기 전문가인데, 정작 실전에 참여한 적이 없는 공부 전문 박사 였어요. 그리고 메이슨은 정말 대단한 탈출 전문가 였습니다. 영국 SAS 정예요원으로 활약했었는데, 이들이 이제 더 록이라 불리는 알카트라즈 섬에 잠복해 들어갑니다. 영화는 내내 긴장감을 잘 유지해 줍니다. 이 점이 굉장히 좋은 장점.
메이슨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탈주를 시도해서, 시가지에서 자동차 씬을 폭발적으로 힘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메이슨은 호락호락 하지 않고, 조용히 협조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치고는 정말 과하리만큼 액션을 펑펑 찍어 보여줍니다.
굿스피드가 호화 페라리로 뒤쫓아가면서 메이슨의 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것이 재밌는 장면. 메이슨은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 했다는 그 꿈이 잠시 동안이나마 흐릅니다. 딸과의 많은 대화를 연습했지만, 정작 아무 말도 제대로 못하고, 해야 할 말은 오히려 굿스피드가 대신해 줍니다. "이 분 메이슨씨는 지금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어서, 시간이 없네요. 바빠서 이만!"
중반, 후반으로 가면서 메이슨과 굿스피드의 팀워크를 보는 것이 유쾌합니다. 메이슨은 몇 번씩이나 굿스피드의 위기를 구해줍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는 츤데레 라고 합니까? 겉으로는 젊은이 자네 혼자서 잘 해봐라 라고 해놓고서는, 결정적인 순간만 되면 달려와서는 함께 해주고, 총을 쏴주고, 물속에서 구해줍니다. 굿스피드도 더 록의 살벌한 실전 현장 앞에서 더욱 강인한 모습이 됩니다. 위기의 순간 총을 쏠 줄 알고, 가스 무기 해체를 위해서 이 한 몸을 완전히 불사르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어느 쪽이 옳다고만은 판단할 수 없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헌신했는데, 아무런 대가도 없이 나몰라라 하는 나라가 있다면, 나는 그런 세상은 인정할 수 없다며 반란을 꿈꾼 하멜 장군이었는데요. 그는 알고보니 사람의 목숨을 정말로 소중히 여기는 장군이었음이 후반부에 밝혀집니다. 그래서 차마 미사일을 사람들이 있는 곳에 쏘지를 못했습니다. 스스로가 괴물이 되지 않아야 함을 경계하는 모습에서, 정말 훌륭한 장군 답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굿스피드는 도망치지 않고,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가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마지막에는 메이슨이 어디로 증발해 버렸다면서 능청스럽게 함께 한 동료를 배려하는 대사도 잊지 않습니다. 어려운 임무를 함께 한 특별한 두 사람만의 소통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랄까요. 그래서, 이 두 콤비가 무사히 임무를 잘 마쳐서 멋진 엔딩을 찍어주는데, 아 영화가 벌써 2시간이 가버렸구나! 라고 하는 것입니다.
90년대 역션 무비 중에서는 단연 고수준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메이슨! 투항하는 씬에서도 당당하게 걷고, 상대방의 눈빛을 읽어내고, 삶을 더 만끽할 줄 아는 중년이라니! 과연 그 카리스마가 참 우아합니다. 어디에 있어도 빛나는 사람,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여유롭게 해결책을 시도해 버리는 사람. 그리고, 그의 고백을 그대로 빌려서, 딸과의 재회. 그런 소박한 희망하나로 삶을 버틸 줄 알았던 사람. 우리 역시 희망으로 삶을 이겨나갈 수 있기를! 더 록은 멋진 액션 영화 였습니다! / 2016. 09. 06.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