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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view]/영화

검사외전 (A Violent Prosecutor, 2015) 리뷰

친절한 시북(허지수) 2017.05.13 23:28

 

 검사 역의 황정민, 사기꾼 역의 강동원. 이른바 이름값이 있습니다. 누적관객수도 970만명에 달하는 오락영화 검사외전 입니다. 스토리의 구성이 약간 치밀하지 못해서, 무리인 것 같은데도 중간에 대충 넘어가고, 우연에 살짝 기대어 버리는 측면 역시 없지 않아 있지만 -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냥 재미로 보기에는 즐거운 복수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는 다혈질 검사가, 피의자를 너무 강압적으로 수사하는 도중에, 그만 사망사건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법원은 사건에 대해서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고, 변재욱 검사는 중형인 징역 15년이 구형되었습니다. 공부를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머리가 맑았던 열혈 변 검사는 이 사망사건이 낌새가 이상하다는 것을 얼핏 눈치채었지만, 재판은 그리 공정하지 못하게 흘러갔습니다. 살인 누명 쓴 채로, 감옥에서 5년이나 보내는 동안, 그는 달라져 갑니다.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감옥에서 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담배까지 끊었다는 변재욱은 이제 영감님 소리를 들으며, 굳건히 높은 지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각종 교도관 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었으며, 역으로 다른 죄수들에게는 몰래 담배 등을 제공하는 참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때, 운명처럼 사기의 달인 전과 9범 꽃미남 청년 치원이 감옥에 오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탑니다. 치원은 재욱의 무죄를 밝혀줄 비장의 카드가 되었습니다. 감옥에서 두 사람은 꼭 붙어다니면서, 고된 싸인 위조 훈련을 받고, 앞으로 조폭, 검사, 국회의원 등과 싸워야 함을 인지하게 됩니다. 이거이거 꽃미남에게 너무 가혹한 거 같은데요... 어쨌든!

 

 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인 총명 재욱 영감님 덕분에, 치원은 감옥 생활 떠나면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임무는 친구들 만나서 "5년 전 사망한 친구가 지독한 천식 환자" 임을 증언으로 확보하기! 여기까지 술자리 파워로 척척해내는 걸 보니, 사기에는 확실히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치원은 자화자찬 하기를 모의고사도 한 때 상위권이었고, 공부에도 소질이 있었으나, 아버지가 유산으로 빚만 잔뜩 물려주자, 에라이, 자포자기 나는 앞으로 사기라도 쳐서 잘 살아야겠다고 방향을 정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사기꾼이라고 하면, 저는 정말 질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영화는 치원을 다소 이해하고 포장(?)해 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치원이 첫 삽을 깔끔하게 잘 해결하자, 재욱도 검사 실력 발휘하며 신났습니다. 재심청구를 열심히 준비하며, 진범을 밝혀내기 위해서 생각을 거듭합니다. 아예 감옥 한 쪽 벽면을 수사보드로 활용하는군요. 이럴 때 보면,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끈기가 아닐까, 열정을 끝까지 잃지 않는 집념, 영어로는 (요즘 유행하는 베스트셀러) GRIT 이라고 하나요. 아무튼 이런 삶의 태도가, 성공을 위해서 확실히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재욱은 결코 물러서지 않으며,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감옥에 면회 한 명 오지 않아도, 삶이 뭐 그럴 수 있지 라는 넉넉함이 묻어 있는 영감님입니다. 재욱의 뚝심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의외로 마음씨 여린(?) 치원입니다. 자신이 일을 한 단계식 해나갈 수록, 돌아오는 것은 험난한 현실 뿐입니다. "잡히면 죽는다!" 라는 압박 속에서 잠깐동안 재욱 영감을 배신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몇 대 두들겨 맞고서야 다시 마음을 가다듬게 되었습니다. 큰 그림을 정말 잘 그려놓는 재욱의 계획,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치원은 꼭두각시처럼 행동하고, 이제 서울대 나온, 검사 사칭까지! 간 크고 정확하게 변신을 합니다. 한편, 사람들이 저마다 잘 속기도 하네요. 이것은 역으로 본다면, 재욱이 인물들을 얼마나 면밀히 계산하고 있었나를 생각하게 됩니다.

 

 재심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진짜 나쁜 악당인 우종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훼방을 해갔지만, 마지막에 치명적 실수를 범하면서 진범임이 적나라하게 밝혀집니다. 아! 우종길 국회의원 후보! 한 때는, 명상까지 해가면서 맑은 정신을 추구했던 그가, 왜 나중에는 운전석에서 자신의 범행을 별다른 의심도 없이 자백하게 된 걸까요. 그것은 그가 가까운 사람들을 하나 둘 잃을 만큼, 자기중심적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나만 옳고, 너희들은 모른다는 착각이야 말로, 정말 어리석은 행위임을 제법 실감하게 됩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이 되어, 재욱은 자신이 강압적으로 수사를 했었던 지난날의 방식에 문제가 있었으며, 5년의 감옥 세월은 그 대가 였다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가 한 때, 피의자가 중졸이며, 몸에 그림 그려 놓았다고, 타인을 다소 함부로 대했다면, 이제는 마찬가지로 중졸에 사기꾼인 멋진 동생을 곁에 얻으면서 배운 소중한 교훈이 아닐까요. 좋은 친구는 그가 그저 함께 있기에 삶이 더 즐거운 법인 것 같습니다. / 2017. 05. 13. 리뷰어 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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