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주토피아 (Zootopia, 2016) 리뷰

시북(허지수) 2019. 11. 24. 22:18

 

 제 리뷰에는 영화 본편 이야기가 담겨 있으므로, 안 보신 분은 뒤로가기 하셔도 좋습니다!

 

 휴일에 CGV에서 멋진 애니메이션을 방영해주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동물들의 천국 세계. 거기서 펼쳐지는 모험담이자, 경찰이 되어서 사건을 추격하고, 해결해 나가는 이른바 왕도 애니메이션이다. 그리 길게 리뷰를 쓸 계획이 아니므로, 포인트만 짚어보고자 한다.

 

 1. 너는 첫 번째가 될 수 있어

 

 평범하고 안전하게 사는 것보다, 실수해도 좋으니까 도전하고, 경험해보라는 철학이 담겨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큰 위로가 되어주었는데, 특히 마지막 명대사가 인상깊다. 세상을 바꾸기 전에, 자신을 바꾸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바꿔 말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이야기. 토끼면 어떻고, 여우면 어떤가. 멋진 사자, 호랑이, 물소가 아니라도 괜찮다는 메시지는 어딘가 특별하다. 토끼 홉스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 처음에 여러 번 좌절한 것을 보라. 그 시련 끝에 경찰이 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좋은 열매가 주어지지 않는다.

 

 2. 우리 안의 본능을 다룰 수 있다면

 

 사람은 두려움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세상에 넘쳐 흐르고 있다. 오래전 유정자... 아니, 유전자에 위협 앞에서 생존을 위해 도망치는 것이... 분명히 반응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릴케 식으로 쓴다면, 직접 몸으로 살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홉스 경찰은 직접 해보니까, 혼자서는 힘들다는 것을 온 몸으로 알게 되어서, 든든한(?) 여우 닉과 함께 해결하기를 선택한다. 어찌 인생이 그렇게 흘러갈 줄 알았단 말인가. 그러면서 닉의 과거도 알게 되고, 서로는 아는 관계에서, 동료 관계로 깊어지게 되는 장면이 꽤 정중하다. 내 생의 아픈 점을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어쩌면 크나큰 인생의 축복이 아닐까.

 

 3. 영감은 포기한 그 순간에도 빛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홉스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풀이 죽은 채, 물건을 팔고 있는 그 순간에도, 영감의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한 스토리였다. 우연이라고는 하겠지만, 가끔 우연이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기도 한다. 그러므로 낙담하는 그 순간에도, 일어서야 할 힌트는 꾸준히 고민하고 찾아보는 태도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링컨 식으로 쓴다면, (인생에서) 다시 일어서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몇 번이고 일어나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계속해서 시도하는 인생이기를 소망한다. 그 열매는 쉽게 얻어지지 않겠지만, 열정이 꾸준히 모여나갈 때,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그 곳에서, 자신은 영감을 발견하는 신비로운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짧은 리뷰를 마치며 CGV에도 감사하고, 닉의 두 번째 인생도 응원한다. 인생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것. 그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2019. 11. 24.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