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영화

#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2017) 리뷰

시북(허지수) 2020. 5. 10. 01:11

 

 

 코로나19로 인해 절친과 매달 영화관 가는 즐거움이 줄어서 속상했는데, 즐거웠던 영화 다시 보기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탄의 이야기를 생각해 봤습니다. (제 리뷰에는 본편 내용이 있으므로, 흥미가 있으신 분은 영화를 먼저 보시기를 권해봅니다.)

 

 1. 신이 될 필요는 없잖아, 평범한 삶이라도 뭐 어때?

 

 이른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집니다. 주인공 스타로드의 아버지는 신과 같은 비범한 존재였다는 것! 그래서 아들을 꼬드깁니다. 너도 같이 신이 되어 무한의 즐거움을 얻고, 세계 위에 군림하자. 그런데 하는 행실은 말만 신이지 완전 개새X 입니다. 와이프에게 암세포를 투입하지 않나, 나의 뜻만 이루면 만사 OK인 놈입니다. 이럴 때 저는 어쩔 수 없이 마틴 루서 킹의 유명한 격언이 떠오릅니다.

 

 [ 인생의 가장 절박한 질문은 "당신이 타인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다. ] (인용출처 :: 김병수 전문의 선생님의 저서에서 발췌)

 

 이 질문은 놀랍게도 인생에 있어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꽤 날카롭습니다. 우리가 80년, 심지어 100년을 살더라도, 자신만을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극중에 나오는 악역 가짜 신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남들 위에 서는 만족감이 과연 인간에게 귀중한 걸까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명확하게 아는 바는 있습니다. 가모라와 춤추는 시간이 재밌습니다. 300곡이나 들어있다는 음악 플레이어가 있어서 인생이 더 즐겁습니다. 제 식으로 해석한다면, 영화 즐겨 보는 절친이 있어서 재밌고, 글 쓰면 가끔 댓글을 써주셔서 놀라고, 운동하면서 많은 음악들을 들을 수 있어서 힘이 나고, 일할 때는 라디오가 있어서 일할 맛이 더해집니다.

 

 2. 내가 작게 느껴져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

 

 그루트의 대활약이 이어지는 게 심상치 않습니다. 극의 처음부터 등장하더니, 이 귀요미 녀석 후반까지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버튼을 누르는 것은 헷갈리기 쉽고 무척 어려운(?) 임무였으나 마침내 해냈습니다. 이건 그루트만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이다! 생각해주는 바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인생을 한 번만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 경험들이 특별하다는 의미 입니다. 살다보면은, 소중히 여기게 되는 영역이 발견되곤 합니다. 제 경우 어머님이 정신적으로 몹시 편찮으시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가까이 합니다. 그렇게,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뜻대로 되지 않는 괴로운 일이 있음을 숙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래요. 헬렌 켈러식으로 쓴다면, 기쁨만 있다면, 우리는 용기와 인내심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것이 작아보여도 상관없이 해보자고 격려합니다. 그렇게 여전히 영화를 가까이 하고, 또 독서를 합니다. 만화도 보고, 산책도 합니다. 다양한 나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우리가 결코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살아가다 어떤 곤란함을 겪는다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용기를 낼 수 있음을. 인내심으로 견뎌나갈 수 있음을." 그것 또한 귀중한 인생 체험임을 받아들이는 강인함이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

 

 3. 소중한 존재는 이미 곁에 있었다는 것.

 

 전화걸기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점을 받아들인 이후에는, 예전보다 자주 전화 걸기를 시도 합니다. 에머슨은 인상적인 글을 남긴 바 있습니다. "우리 뒤에 놓인 것과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우리 안에직한 것에 비하면 지극히 사소한 것들이다." 우리 안에는 소중한 관계들이 담겨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욘두의 표현대로, 너와 만난 것이 인생의 기쁨(또는 행운)이었어 라고 말하게 된다면... 그 얼마나 근사한 삶이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상으로 짧은 리뷰를 마칩니다. 저는 마블 영화를 좋아합니다. SF 영화도 물론 좋아합니다. 그런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어딘지 독특한 SF 영화였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악당이며, 괴물 같은 존재라도 동료라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정말이지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며, 얼핏 보기에는 빛이며 선인 존재가 그 껍데기를 벗으니 사실은 터무니 없이 나쁘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부디 좋은 사람을 만나는 우연이 우리의 앞날에도 계속 함께 하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리고 나쁜 놈과는 과감하게 선을 그어버리는 대담함이 함께 하여, 마음을 잘 지켜나가기를 또한 바랍니다. 부족한 리뷰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 2020. 05. 10. 영화광 시북 (허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