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26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2018) 리뷰

시북(허지수) 2020. 8. 11. 01:22

 

 둔감하다 라는 말. 놀랍게도 이 말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독특하고 다른 관점을 생각해 볼 수 있었기에, 무척 유익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 외부 환경의 흔들림에도 자신만의 갈 길을 계속 간다는 의미입니다. 책 속의 내용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몸은 항상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비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비가 탄탄한 사람도 있고, 허술한 사람도 있습니다. 수비가 견고한 사람, 바꿔 말해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끄덕없는 강인함이 바로 둔감력입니다. (중략) 모든 일에 호기심을 품고, 좋은 의미에서 둔감하게 반응하며, 주저 없이 도전해야 합니다. (244~245p)

 

 그 반대를 생각해서... 이를테면,

 1. 조금만 변화가 찾아오면 못 하겠어 라고 포기한다거나,

 2. 도전하기도 전에 이것 저것 재보면서 망설이고만 있다거나,

 3. 가시 돋힌 말에 완전히 무너져서 며칠동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거나,

 

 아? 누구 이야기냐 하면, 제 사례들이지요. 저는 둔감하지 못했습니다. 때로는 예민하고 피곤한 성격이 도움이 된다고 애써 착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책 내용에 한 챕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표현하고 있는데요. 푹 자고, 잘 일어나고,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게 훨씬 건강합니다. 조금 아픈 내용이지만 돌직구 한 방 발췌해 옵니다.

 

 개중에는 불면증을 호소하는 것이 순수하고 예민한 예술가의 이미지를 풍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하지만 요즘 세상에 그런 사람은 허약해 보이기만 할 뿐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도 못하고, 실제로 큰일을 해내는 경우도 거의 없죠. (둔감하지 못하기에) 수면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생각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중략) 쓸데없는 생각은 아니 함만 못합니다. 아무리 고민해봤자 해결되지 않는 일은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85~86p)

 

 저자는 작가이지만, 전직 의사이기도 합니다. 제가 즐겨쓰는 짧은 단어들로 요약하면, 생각보다는 행동을! 입니다. 하루 30분 산책 혹은 운동은 좋은 수면 뿐만 아니라,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음이 이미 잘 알려져 있지요. 저자의 처방도 무척 재밌었는데, 불면증으로 빨리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릴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차라리 잠들기를 포기하자라고 마음먹은 채 편안하게 생각하고 누워있자는 겁니다. 괜히 수면에 방해되는 스마트폰 쳐다보는 것 좀 그만두고 말이지요!

 

 고백하고 상처받아도 담담해라는 조언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네요.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 의외이기도 한데, 봅시다!

 

 이성관계에서 상대가 너무 급하게 다가오면 이러지 말라 라며 단호하게 선을 긋습니다. (그런데!) 여자는 한 번 더 연락하고 다가와주기를 기다립니다. 훌륭한 남자는 웬만한 거절에도 끄떡도 하지 않고 끈질기게 다가가 사랑을 호소합니다. 이런 끈기와 넉살 없이는 아름다운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습니다. (중략)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훌훌 털고 일어나 또다시 도전하는 둔감력이야말로 승리의 영광을 가져다주는 열쇠입니다. (126~127p)

 

 아! 절대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들러붙는 집착남이 되자!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그 대신, 의사표현을 짧고 분명하게 하고, 혹시 거절당하더라도, 그게 인생이 끝난게 아니라는 거죠. 여성의 마음을 쉽게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설령 받아주지 않더라도, 매너 있게 몇 번 대시 했다면,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대목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리뷰를 슬슬 정리해 봅니다.

 어쩌면 오늘도 괴로운 일을 만났을 지도 모릅니다. 시험을 망쳤거나, 상사에게 꾸중을 들었을 수 있죠.

 혹여 오늘이 아니더라도 얼마 전, 속상한 일을 만나게 되어 어쩌다가 내 인생! 이라고 탄식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남 몰래 울었다는 이야기를 공감하시는 분들도 여럿 계셨습니다. 사회는 냉정한 구석이 있습니다.

 

 인생은 공평한 것 같지만, 시간적인 측면에서 그러할 뿐, 죽음 앞에서는 그러할 뿐,

 하루하루 일상 속에선, 지쳐서 힘도 안 나고, 어쩐지 주눅들어 있는 약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환경이 어떠하든, 나는 내 일을 꾸준히 해나가겠어.

 둔감하게 계속 가겠어. 그 강인함을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저자의 마치는 말에서 발췌한 내용을 덧붙이며 이야기 마칩니다.

 실패나 실수는 최대한 머릿속에서 떨쳐내야 합니다. 그 대신 상사에게 칭찬받았던 일, 동료들에게 인정받았던 일을 기억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떠올려야 하죠. 이런 좋은 의미의 낙천주의가 긍정적인 마음과 강인한 둔감력을 키워줍니다. (263p)

 

 자, 힘내자구요! 좋았던 일을 떠올려보자구요!

 그리고, 스스로 칭찬해봅시다. 힘들지만 잘 견디고 있어!

 계절이 흐르고, 곡식이 자라듯, 우리도 많은 경험을 통해서, 알찬 모습으로 훌쩍 커간다고 믿습니다!

 베토벤이 그랬다죠. 고난을 헤치고 환희로! 둔감력을 장착하여 좋은 일이 함께 하시기를 응원합니다.

 

- 2020. 08. 시북 (허지수)

 추신. 좋은 책을 추천해주신 양창순 의사 선생님께도 감사합니다.

 2020년 하반기 업데이트를 위해 힘껏 노력하는 티스토리 및 다음카카오 개발진 여러분, 오늘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