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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view]/영화

굿 윌 헌팅 리뷰 (Good Will Hunting, 1997)

친절한 시북(허지수) 2010. 7. 11. 07:21

 무명배우 시절이었던 맷 데이먼은, 1992년 자신이 하버드 대학시절 집필한 40페이지 이야기를 친구인 벤 애플렉에게 보여주게 됩니다. 둘은 영화화를 향해서 각본을 같이 집필하기 시작하지요. 2년이나 걸린 이 작업은 마침내 영화화가 될 것인가! 하지만,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세월은 계속 흘러갔지요. 결국 1997년이 되어서야, 제대로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무명배우가 집필한 각본은 절찬을 받게 됩니다.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에서 각본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지요. 대체 그렇다면, 이 정도의 높은 평가를 받는 이 "굿 윌 헌팅"이 건네주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한 번 출발해 봅시다.

 이야기의 힘이라는 것이 참 대단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 또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제작비 천만달러, 흥행수입은 2억2천6백만달러라는 대박을 쳤습니다. 제작비가 열악하다보니 쉽지 않았는데요. 당시 로빈 윌리엄스는 시나리오에 감동해서 적은 개런티를 감내하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영화는 천재로 불리는 윌과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숀과의 소통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 입니다. 완벽한 인생은 없다지만, 주인공 윌의 경우는 이른바 "막장 인생"에 가까웠습니다. 사고 치는데 달인입니다. 싸움이나 하고, 막말을 쏟아내고, 철부지 녀석입니다. 그런데 윌에게는 놀라운 재능이 있습니다. 풀기가 매우 어려운 수학문제를 쉽게 풀어내버리는 두뇌가 있었던 겁니다!

 재능이 있으면 행복하거나 좋을 것 같습니까? 소질이 있으면 다 해결될 것 같습니까? 음, 꼭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고방식이고, 사고의 방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 표현한다는 것이 다소 우스꽝 스럽지만 가령, 재능이 1만이 있는 사람이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의 인생은 마이너스 1만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는 뛰어난 소질을 갖춘 사람이 그것을 꽃피우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는 것을 종종 보지 않습니까. 우리 주인공 윌도 재능을 전혀 살리지 못하면서, 환경 미화원, 공사장 인부 등의 직업에 만족하면서 살아갑니다. 정확히는, 주어진 환경을 벗어나 다른 일을 하기가 두려운 것이었지요...

 조금 거칠게 말한다면, 윌의 태도는 요즘 우리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을 보는 것 같습니다. 10대 아이들이나, 20대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놀라운 점을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는 것도 많고, 똑똑한 데, 어딘지 모르게 뭔가가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확실히 요즘은 정보의 접근성이 매우 높아져서, 구글, 네이버 등에서 잠깐만 검색해봐도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는 "진짜 그것"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그것"을 느껴보려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하고 싶은게 뭐냐고 물으면, "요즘은 이러이러한 게 좋다던데요" 라고 이야기 할 뿐,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또한 "나도 모르겠는데 우리 한 번 찾아보자" 라고 대답할 뿐이지요. 어쨌든 찾아보기라도 해야할 것 아니겠습니까 (웃음)

 좋은 책을 고르려면, 추천해 주는 책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여러권의 책들을 선택해서 읽어보다보면, 분명 그 중에 자신에게 와닿는 책이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다면,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만을 바라보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이런 저런 경험을 느껴보면서 선택한다면 분명 보다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이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상처를 치유하는 그 접근방법 입니다. 새는 소리내어서 지저귀지 않습니까, 또한 재능이 있다면 그것을 살려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울기 싫다, 하기 싫다는 새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것이 문제지요. 어떻게든 쥐어짜서라도 그 재능을 살려야 하는가, 너 좋을대로 하라면서 내버려둬야 하는 가, 아니면 계속 곁에서 기다리면서 지켜봐야만 하는가. 로빈 윌리엄스 역의 숀 선생님은 조금 특이한 방법을 씁니다. "너도 아프고 하기 싫냐? 나도 아프고 그렇다." 이것이 공감의 힘입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힘입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타인의 입장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쉽지 않는 일이겠지만, 툴툴거리고 매사 불평이고, 짜증섞인 투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가 나쁜 게 아니야, 네 마음가짐이 문제일 뿐이야." 그리고, 더욱이 위로해야 합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많은 경우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려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냉정하고 칼 같은 평가가 아닌, 폐부까지 파고 들어오는 따뜻한 위로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면서 살기에도 인생은 짧습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해야 할 것은 "밖으로 향하는 것"에 대한 고통과 두려움입니다. 데미안의 구절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를 많은 사람들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 알 따위 깨고 싶지 않아, 나는 여기에 있을꺼야. 나는 두렵고 지칠 뿐이야. -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태어날 까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뿐입니다. 현실도, 꿈도, 내일도, 다만 똑같을 뿐이지요. 그래서 상처받는 일이 있더라도 세상 밖으로 향하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고통들이 있으면, 오히려 역설적으로 인간은 성숙하게 됩니다.

 이제 이야기를 정리해야 겠습니다. "넌 나쁘지 않아, 네 잘못이 아냐" 라고 말하는 클라이막스에서는 언제나 울게 됩니다. 굳이 숀 선생님 같은 분이 주변에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스스로에게 말해보세요. 억울하고 괴로운 일을 겪을 때마다, "내가 나빴던 게 아냐." 라고 위로를 건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세요. 너무 자신을 자학하거나 괴롭히지 마세요. 자꾸 움츠러 들기보다는, 조금씩이라도 어깨를 펴는 플러스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숀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저는 수학 천재도 아니고, 탁월한 학자도 아님을 현실 속에서 누구나가 알게 되지요. 그럼에도, 누구나 위로를 건네는 것은 해낼 수 있습니다.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기 이전에, 그 사람에 입장에 서보고, 위로의 깊은 펀치를 날리는 사람이길 소망합니다.
 
 굿 윌 헌팅은 말하자면, 주어진 재능 보다는, 인간관계의 중요성,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의 중요성, 올바른 방향, 그러니까 밖으로 향해서 나아감의 중요성에 대해서 진지하고 조용하게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안주하면 잠깐은 편안할지 모르지요. 움직이면 조금은 불편할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용기내어서 따뜻함을 전하세요. 희망을 가지고 앞을 향해서 움직이세요. 가지 않았던 길,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삶이 바뀌어 나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 - 2010. 07. 리뷰어 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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