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154 프랑스의 명수비수, 마리우스 트레소르

시북(허지수) 2020. 10. 15. 17:57

 

 오늘은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마리우스 트레소르 라는 선수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까지, 프랑스 대표팀은 장군 미셸 플라티니와 매직 스퀘어로 불리는 멋진 미드필더진을 자랑하면서, 세계에 이름을 날렸습니다. 그런데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강팀 치고 수비가 약한 팀은 별로 없습니다. 당시 프랑스 대표팀 수비진에는 트레소르 같은 거물 수비수도 뒤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었지요. 그의 이야기로 출발해 봅시다.

 

 프로필

 

 이름 : Marius Trésor
 생년월일 : 1950년 1월 15일
 신장/체중 : 182cm / 80kg
 포지션 : DF (중앙수비수, 리베로)
 국적 : 프랑스
 국가대표 : 65시합 4득점


 FIFA100 에도 이름을 올렸던 명수비수 트레소르 이야기

 

 트레소르는 프랑스로부터 약 7천km 정도나 떨어져있는 카리브해의 과들루프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곳은 프랑스령이지요. 현지 유소년클럽에서 축구를 좀 하다가, 1969년 프랑스 본토로 건너와서 AC Ajaccio팀에서 축구인생을 시작하게 됩니다. (예컨대 프랑스의 튀랑 선수도 이 곳 과들루프 출신입니다) 흑인 특유의 순발력과 부드러움이 살아있는 수비력은 좋은 평가를 받았고, 신체 밸런스가 뛰어났던 트레소르는 1971년, 20대 초반의 나이로 국가대표로 뽑히게 됩니다. 그렇게 트레소르는 프랑스 대표팀의 첫 흑인선수로 뛰게 되지요.

 

 트레소르의 실력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1972년 프랑스 올해의 선수상도 받았으며, 긴손발을 잘 살려서, 날카롭고 깊숙한 태클로 수비진을 지탱했고, 헤딩기술도 뛰어나서 공중전에서도 지는 법이 잘 없었습니다. 신체능력을 잘 살린 수비수인 동시에 트레소르는 지능적인 수비수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흐름을 읽는 판단력과 리더십도 트레소르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었습니다. 1977-79년까지 프랑스 국가대표 캡틴을 맡았습니다. (이후는 플라티니가 책임지죠!) 70년대에 트레소르는 마르세유팀의 명수비수로 이름을 날렸고, 국가대표로도 오랜기간 활약합니다.

 

 1978년 월드컵에서는 캡틴을 맡아서 프랑스팀을 이끌었고, 1982년 월드컵에서는 프랑스의 화려한 멤버들과 함께 4강까지 진출합니다. 당시 만난 상대는 축구 강호 서독, 이 4강 혈투는 훗날 월드컵 명승부로 유명해 지는데... 조금만 상세히 볼까요?

 

 78년 월드컵 프랑스 VS 서독. 경기의 승부는 전후반 90동안 1-1 무승부로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합니다. 연장전 시작하자마자 프랑스는 세트플레이 찬스를 잡았고, 오늘의 주인공 트레소르는 긴발을 살린 호쾌한 발리 슛을 날리면서, 서독의 골망을 가릅니다. 짜릿한 골을 맛보며 프랑스는 2-1로 기세를 잡습니다. 게다가, 꼬마거인 미드필더 지레스의 추가골이 나오면서 3-1. 프랑스는 결승이 가까웠는데...

 

 그러나 서독도 만만한 팀이 아닌지라, 맹렬한 기세로 불과 10여분만에 2골을 따라잡으면서 3-3 이 되고 맙니다. 재밌게도 20분만에 4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무척이나 뜨거웠습니다. 승부차기 끝에 서독은 올라가고, 프랑스는 패배하고 말았지만요. 잠시 도입되기도 했었던, 골든 골 같은게 있었다면, 트레소르는 그 날의 역사적 영웅이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하하.

 

 82년 월드컵 이후 30대 중반이 되어가던, 트레소르는 현역 마지막인 1984년 보르도 팀에서 개인으로서는 첫 리그 우승을 경험하면서 현역에서 은퇴합니다. 실력에 비해서, 덜 알려진 것도 유명팀에서 화려한 클럽커리어를 쓰지 않았고, 수비수였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실로 트레소르는 굉장히 훌륭한 수비수 였음은 분명합니다. 훗날 트레소르는 FIFA100 에 선정되면서, 프랑스 레전드로 입지를 굳히게 되지요 :)

 

 오늘 준비된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정리하자면 70년대부터-80년대 초반까지 강호 프랑스 수비의 핵심이었던 선수가 트레소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네요. 동영상을 발견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축구라는 것이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짜릿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간절함이 있고, 치열함이 있고 말이지요. 오늘도 애독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10. 10. 11. 초안작성.

 2020. 10. 15. 가독성 보완 및 동영상 업데이트 - 축구팬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