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0년 초안을 썼던 글임을 밝혀둡니다. 많은 분들에게 친숙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명골키퍼인 "에드윈 반 데 사르" 입니다. 이야기 출발합니다.
프로필
이름 : Edwin van der Sar (반 데 사르, 판 데 사르 등으로 표기)
생년월일 : 1970년 10월 29일
신장/체중 : 197cm / 93kg
포지션 : GK
국적 : 네덜란드
국가대표 : 130시합 (네덜란드 국가대표 역대 2위, 2020년 기준)
반데사르 이야기. 인생은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골키퍼가 중요한 포지션임을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겠지요. 축구팬이라면 그것은 상식! 월드컵이나 유로 같은 큰 경기에서 골키퍼의 순간적인 실수 때문에 실점을 허용하는 경우는 자주 있어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반데사르는 그렇다면 어떤 골키퍼 였는가 살펴봅시다.
한 눈에 들어오는 특징이라고 하면, 역시 큰 키겠지요. 무려 197cm! 2미터에 가까운 키와 긴 팔다리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멋진 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 민첩한 움직임을 자랑하며, 순발력이 뛰어나며, 발로 공을 다루는 기술도 좋습니다. 한 번씩 적절한 공간에 패스를 찔러주는 느낌은, 과연 골키퍼인가, 수비수인가 싶을 정도. 또한 과감하게 뛰쳐나와서 골문을 지켜내는 모습은 굉장하지요. 뛰어난 존재감을 자랑하면서 세계적인 명골키퍼로 이름을 날렸던 반데사르 였습니다.
반데사르는 네덜란드 명문팀인 아약스 출신으로, 일찍부터 재능을 발휘했습니다. 90년대 초중반, 아약스는 리그 3연패를 달성했고, 특히 94-95시즌 무패로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따냈던 아약스의 놀라움이 역사에 남아 있습니다. 유럽에도 아약스의 주전골키퍼 반데사르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이 당연했고요. 90년대 중반부터는 네덜란드 대표로도 활약을 시작합니다! 유럽의 여러 명문팀들이 반데사르를 주목했고, 그의 주가가 점차 올라갔습니다. 98년 월드컵에서도 아쉽게 브라질에게 패했지만, 반데사르의 활약은 뛰어났습니다. 드디어, 1999년 반데사르는 이탈리아의 명문팀 유벤투스로 이적하게 되는데... 두둥!
당연히 유벤투스에서 기대가 컸겠지요. 당시 유벤투스에는 90년대 중반에 이름을 날리던 페루치라는 명골키퍼가 있었는데 (이 선수도 다음에 소개해 보죠!), 페루치가 다른팀으로 이적하게 되어서, 골키퍼 자리가 마땅치 않았던 상황이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네덜란드에서 날아온 큰 키의 반데사르가 잘해주길 기대했습니다.
유벤투스 사상 첫 외국인 정골키퍼, 그의 이름 반 데 사르~
그러나, 상황은 좋은 시나리오로만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압도적인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고, 아무래도 네덜란드와는 다소 축구 스타일도 다르니까 적응이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끔은 어이없는 실수를 하기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유벤투스 팬들에게 욕을 먹은 적도 많았습니다. 반데사르는 2년동안 세리에A 리그에 몸 담았는데 유벤투스는 2년 모두 2위를 하고 말았습니다. 한 마디로 반데사르는 이태리에 와서 어떤 타이틀도 얻지 못했지요. 게다가 유벤투스는 파르마에서 뛰고 있던 국가대표GK 부폰을 데려오게 됩니다. 부폰이야 뭐, 하하. 이젠 유명하죠?
자존심을 구긴 반 데 사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을 결심합니다. 그런데 옮긴 팀이 하필 강등 당하기 좋은 하위팀인 약체 풀럼이었어요. 주변에서도 상당히 놀랍다는 결정이었는데 말이지요. 각오를 불태운 잉글랜드에서의 새로운 도전. 반 데 사르는 서른을 넘긴 이 때부터, 또 하나의 전성기를 펼쳐나가게 됩니다.
때로는 노쇠했다, 대표팀 물러나야 한다 등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퍼포먼스가 괜찮았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03-04시즌, 풀럼 시대의 반데사르의 활약은 유명한데, 프리미어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진가를 인정받았고,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골키퍼 중 하나로 손꼽히게 됩니다. 게다가, 유로2004에서도 멋진 선방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네덜란드의 4강행을 도우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냅니다.
2005년 이와 같은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 맨유로 이적하게 되는 반데사르 입니다! 더욱 더 안정감을 가지게 된 그는 예전과 같은 어이없는 실수는 이제 없었고, 든든한 모습으로 맨유의 뒷문을 지켜나갑니다. 맨유 팬들 역시 슈마이켈의 뒤를 이어서, 반데사르 같은 좋은 골키퍼가 뛰어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것을 보면서, "녹색거인"이라는 반가운 애칭을 불러줍니다.
2000년대 후반에 기록된 맨유의 뛰어난 성적들도 반데사르의 커리어에는 즐거운 경험들이 되었겠지요. 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2008년에는 (반데사르 개인으로는 아약스시절 이후 13년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경험합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경기가 팽팽하게 승부차기로까지 흘렀는데, 반데사르는 첼시 아넬카의 슛을 멋진 선방으로 막아내면서, 경기의 히어로가 됩니다. 또 한 가지 더, 2009년에는 "체흐가 가지고 있던 프리미어리그 무실점 기록 1025분"을 갈아치우며, 반데사르가 1311분 동안 무실점을 기록합니다. 정말이지, 30대 후반에 발휘한 이 엄청난 포스들... 대단합니다. 이러다보니, 반 데 사르. 그의 이름은 당시 유럽축구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반데사르는 한 인터뷰에서, 은퇴 후에는 아마추어팀에서 공격수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축구열정이 정말 식지 않는군요! "골~" 이라는 것이 제일 기쁘다고 하는데... 하하. 어린 시절에는 공격수로 공을 찼었다고 하니, 은퇴하고도 아마추어팀에서는 에이스로 활약할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골키퍼치고 발재간이 좋았던 숨은 이유가 있었군요!
한 때, 새로운 시대의 상징으로 불리던 반 데 사르였는데, 그도 이제 나이 마흔에 은퇴가 눈앞이라니, 시간도 참 빠릅니다. 왜 상징이었냐고 하면, 현대축구로 오면서 이제는 수비수가 백패스를 보내면 손으로 잡지 못하게 되었거든요. 그럼 백패스가 오면 일단 발으로 처리해야 할 꺼 아닙니까. 반 데 사르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발재간이 좋았거든요. 수비수들이 반 데 사르를 믿고 강하게 백패스를 보낼 정도 였다고 하니... 말 다 했지요. 혹자는 발재간 좋은 골키퍼 꼽으라면 역시 반 데 사르부터 꼽겠다! 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랜 세월의 경험이 쌓이면서, 냉정함도 뛰어났고, 수비범위도 넓고, 흐름을 읽는 눈도 있는 그야말로 전천후 만능 골키퍼!
한 때 공중볼 처리를 잘 못 하거나, 페널티킥 못 막는 골키퍼, 때로는 어이없는 미스플레이로 욕을 먹기도 했던 반데사르. 하지만 그런 약점들도, 노력하고, 훈련하고, 다듬어 나가면서, 극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명선수가 어디 있습니까. 실력은 꾸준한 노력과 많은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업그레이드 되어가면서, 맨유시절 반데사르의 포스는 그야말로 굉장했고, 다시 한 번 세계적인 명골키퍼로 불릴 만큼, 명성이 높았던 것입니다.
마칠 시간이네요. 굴곡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약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단점을 받아들이고, 보완하면서, 고유의 재능들을 잘 살려낸다면, 역시 역사에 남을 명선수가 되는 것 같네요. 앞으로도 반 데 사르는, 오래도록 멋진 골키퍼로 많은 축구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언제나처럼 영상을 덧붙이며 글을 마칩니다.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10. 06. 14. 초안작성.
2020. 10. 13. 가독성 보완 및 동영상 업데이트 - 축구팬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