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열전

스페인의 철벽수비수 미겔 앙헬 나달

시북(허지수) 2010. 12. 29. 23:51

 갑자기 떠오른 이름이 있습니다. 스페인 국가대표 수비수인데, 나달이라고... 94년 월드컵 한국과의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던 선수입니다. 그 때, 모두 흥분해서, 우리 잘하면 스페인과 치고박고 해볼만 하다면서 들뜨고... 그 날 경기가 아직도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은, 그 장면들이 워낙 극적이기도 하고, 또 우리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길 때도 좋아서, 기억하고 있나 봅니다. 경기는 2-2 무승부 였지요. 오늘은 스페인의 이름난 수비수 였던 나달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

 프로필

 이름 : Miquel Ángel Nadal
 생년월일 : 1966년 7월 28일
 신장/체중 : 187cm / 83kg
 포지션 : DF / MF
 국적 : 스페인
 국가대표 : 62시합 3득점


 짐승남으로 통하던 강인한 수비수 나달 이야기

 스페인의 유명 테니스스타, 라파엘 나달의 삼촌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미겔 앙헬 나달" 선수입니다. 둘은 모두 스페인의 마요르카 출신이지요. 축구스타 미겔 앙헬 나달은, 고향의 클럽팀인 RCD마요르카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합니다. 자신이 꿈꾸던 팀에서, 나달은 데뷔 이후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전으로 대활약을 펼쳐나갔습니다. 당시 라리가에 속해 있었다지만, 마요르카는 강팀이 아니었고, 70년대에는 2-3부리그에 있던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달이 데뷔할 무렵에 또 다시 마요르카는 2부리그 강등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나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지요. 마요르카는 2부리그 강등 후 불과 1년만인 1990년 다시 1부 라리가로 돌아올 수 있었고, 나달은 마요르카의 중심선수로 자리 잡으면서,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91년 그의 높은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명문팀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하게 됩니다. 또한 국가대표로도 선출되었고요. 20대 중반의 나이에 처음 입어보는 국대 유니폼이었지만, 어쨌든, 그는 점점 강해지는 수비수였습니다.

 요한크루이프가 이끌던 당시 바르셀로나는 (전설적 선수들인) 호마리우나 스토이치코프등이 뛰던 스타군단이자, 화끈한 화력을 자랑하던 강팀이었는데, 이 곳에서도 나달은 금방 적응하면서, 특유의 견고한 수비를 보여주면서 활약을 이어갔습니다. 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챔피언스무대에도 대부분 출장하면서, 92년 바르샤가 유럽정상에 오르는데 커다란 힘을 보탰습니다. 1993년에는 국가대표로도 이에로와 함께 중앙수비를 책임질 주력선수로 성장했고요.

 체격 조건이 뛰어난데다가, 몹시 강인한 수비수로 평가받는 나달은, 공중전에 강하고, 대인방어를 잘하는 전형적인 스토퍼 였습니다. 또한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제공권을 살려서 헤딩골도 잘 넣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별명도 비스트 였지요. 짐승남 이라고 해두지요. 단점이라면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과, 거친 만큼 파울도 많다는 것인데, 이게 나중에 중요할 때, 화를 부르지요.

 여하튼 90년대 바르셀로나 황금기를 지탱한 숨은 명수비수 나달은, 1994년 미국월드컵에 참가하게 됩니다. 첫 경기는 한국이었지요. 전반 25분만에 나달 선수가 우리 고정운 선수를 넘어뜨리며 퇴장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한국은 월드컵 출전 자체도 눈물겨운 이른바 도하의 기적이었고, 같은 조에 또 하필 스페인과 독일이 들어있을만큼 힘겨웠지만, 하늘이 돕고 있나 싶었습니다 (웃음) 어쨌든 첫 경기에서 우리는 2-2로 꽤나 잘 해주었습니다. 그 때 강한 슈팅을 날려주시며 골 넣었던 홍명보 선수도, 지금은 감독님이시고... 나달이 있던 스페인은 8강까지 진출하였습니다.

 이후에도 나달은 바르셀로나의 철벽수비수로 이름을 날리면서 많은 공헌을 하였고, 바르샤에서 리그우승 5번을 함께 했습니다. 국가대표로도 3대회 연속으로 월드컵 멤버에 이름을 올리고요. 한편, 90년대 말에 바르샤에 새로 부임한 루이스 반 할 감독이 더 이상 나달을 경기에 내보내지 않게 되자, 나달은 과감히 고향팀 RCD 마요르카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마요르카에 돌아가서도 나달은 베테랑으로서 팀을 잘 이끌었고, 한 때 3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마요르카는 챔피언스리그도 경험해 봅니다. 이와 같은 활약 덕분에 나달은 노장이었음에도 2002년 월드컵까지 얼굴을 비출 수 있었습니다.

 뭐랄까, 우리에게는 종종 퇴장당한 수비수로 기억되는 나달이지만, 라리가에서의 나달이라면 나이를 먹어갈 수록 계속해서 활약하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수비력을 보여주던 강인한 선수로 평가받았습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462시합을 소화하고, 현역에서 은퇴하였습니다.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로는 역대 라리가 출장수 10위에 해당하는 상당한 기록) 한 해가 끝나갑니다만, 나이든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유튜브에 나달 관련한 기념영상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94년 한국 vs 스페인을 보너스로 유튜브에서 발췌해서 실어봅니다. 사실 나달의 퇴장은 그 혼자만의 삽질이라기 보다는, 홍명보 선수의 기막힌 롱패스와 고정운 선수의 빠른 발이 만든 합작품이었지요. 엉성하게 고정운을 막다가는 선제골을 내줄 뻔했던 스페인의 위기였으니까요. 아무튼, 오늘 짐승남 명수비수 나달의 추억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홈어드밴티지 없이도, 스페인과 독일을 서늘하게 했던 그 때 태극전사들은 참 행복했던 추억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