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프레스토가 제작한 어나더 센츄리 에피소드 R (이하 ACER)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이 작품은 그리 호평을 받은 작품도 아닐 뿐더러, 가격도 폭락한 제품이지요. 정가 약 8천엔에서, 1년만에 가격이 8백엔으로 추락하고 맙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ACER은 그다지 완성도가 높지 않습니다. 군데 군데 불편하고, 어딘가 엉성하고, 쾌적하지 못한 내용을 담고 있지요. 싼 맛에 호기심으로 즐겨볼만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지인의 도움으로 꽤 열심히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지요.
게임명 : 어나더 센츄리 에피소드 R
기종 : PS3 / 발매 : 반프레스토
발매일 : 2010년 8월 19일
판매량 : 약 25만장
플레이타임 : 약 45시간
개인적평가 : ★★★
ACER은 기대치가 높았습니다. 판매량도 2010년 PS3 타이틀 중에 TOP10 안에 들어갈 만큼 많이 팔아치웠습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그 내용은 상당히 참혹하였습니다. 일부 팬들은 ACE시리즈를 망친 작품이다, 오프닝만 멋있고 내용은 부실하다 등의 가혹한 평가를 쏟아내었습니다. ACER은 한 마디로 재미를 찾기 힘든 작품이고, 익숙해지기 어려운 작품이지요. 아마존에 가보면 별점 1개, 별점 2개가 즐비합니다. 저도 한 2-3주차 하고 때려칠 생각이었지만, 인내를 가지고 전 시나리오를 다 넘겼습니다 ㅜㅜ (총 11주차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 아쉬움 - 조작감이 영 불편합니다. 무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기본 공격을 하면서 텐션을 모아서 강력한 공격을 해나가는 방식이다 보니, 무기 선택의 자유가 많이 없습니다. 멋지게 핀판넬을 날리면서 화려한 움직임을 구사하기 보다는, 요리조리 피하면서 빔라이플만 하루 종일 쏘는 셈입니다. 또한 전체적인 난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보스전은 요령을 파악하지 못하면, 쉽게 클리어 할 수가 없습니다. 익숙해지려면 꽤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아쉽고 불편했던 대목이지요.
두 번째 아쉬움 - 각 시나리오별 특색이 별로 없습니다. ACER은 올 클리어를 위해서는 총 11주차가 걸리는 게임입니다. 한 주차에 빨라도 약 3-4시간이 걸리는데, 초반만 약간 다르고, 중반 후반은 똑같은 시나리오가 계속 반복됩니다. 게.다.가.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이벤트 스킵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같은 이벤트 화면을 보고, 또 보고, 또또 보고, 또또또 보고... 2010년에 발매된 최신 게임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불편함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의 아쉬움 덕분(?)일까요? 트로피 사이트에서 ACER를 해본 유저들을 분석해 봤습니다. 11주차를 다 깬 사람은 전체의 15%, 난이도 아주 어려움을 깬 사람은 전체의 14% 에 불과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열에 여덟은 ACER을 조금 해보다가 지겹거나 귀찮거나 등의 이유로 금방 흥미를 잃고 마는 것입니다. 그나마 재밌었던 점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타건담, 마크로스F, 사이버스타 등의 기체를 한 번 조종해 보는 느낌이 있습니다. 1주차 플레이에서는 그나마 처음 느껴보는 이벤트 들이 많으므로, 신선한 맛에 약간의 흥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작이 익숙해지고, 멀티 록온 공격 등으로 동시에 적들을 격추시키면, 그 점은 꽤 즐겁습니다.
결론적으로 ACER은 밸런스 조정 실패, 시나리오 및 시스템 면에서의 부실함, 불편한 조작감 등이 어울리면서, ACE시리즈에 다소 먹칠한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별점은 2.5 점 정도입니다만, 반올림 해서 별 3개를 주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아주 비싸게 주고 사서 했었다면 별점은 2개 이하로 줬을지도 모릅니다 (...) 상쾌하지 못했던 작품이라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 나온다면, 그것을 위안으로 싼 가격에 잠깐 정도 즐겨볼 작품으로는 나쁘지 않겠지요. 덧붙여, 다소 지겨운 편이므로 트로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별로 적합하지 못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PV 동영상을 덧붙이며 가혹한(?) 리뷰를 여기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