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8일. 슈퍼로봇대전 OG외전이 국내에 정식 발매된다. 게다가 이번 OG외전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매되는 첫 작품이기도 하다. 역시 2007년에 정식 발매한 슈퍼로봇대전 OGs도 한국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사이트에 의하면 1만장 이상의 판매를 보여주었다. 비디오게임을 주로 다루는 월간지인 게이머즈에서 늘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인기 비디오게임 슈퍼로봇대전. 그 시초가 되는 게임을 리뷰를 겸해서 파헤쳐보았다.
슈퍼로봇대전의 시작은 1991년이다. 약 15년이 넘도록 슈퍼로봇대전 시리즈가 계속해서 발매되고 있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하면서 점점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처럼 현재는 막강한 포스를 가진 슈퍼로봇대전의 처음은 어떠했을까?
슈퍼로봇대전은 1991년 4월 20일 휴대용게임기인 게임보이로 발매되었다. (일본 반프레스토 제작)
첫 작품은 지금처럼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건담, 마징가, 겟타 등의 인기 로봇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적을 무찌른다는 설정 자체 만으로도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상단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건담, 마징가, 겟타 등의 로봇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로봇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가슴 설레이는 일인 것이다. 글 실력이 부족하여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요즘 인기 있는 (각각 소속사들이 다른) 원더걸스, 소녀시대, 빅뱅 등의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공연을 한다고 상상해보라. 볼 것도 많아지고, 풍성해 지고, 또 설레이지 않겠는가? 여하튼 이러한 '함께함'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하여 슈퍼로봇대전은 지금까지도 계속 발매되고 있는 것이다.
슈퍼로봇대전은 기본적으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그리고 턴제를 채택하고 있다. 설명하자면 한 턴 동안은 아군만 행동하고, 행동을 마치고 턴을 넘겨주면 이번엔 한 턴 동안 적군만 행동한다. 이렇게 한 번씩 주고 받으며 한 턴이 끝나는 방식이다. (참고 :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끼리는 몇 턴만에 클리어 했느냐가 이야깃거리가 되곤 한다. 또한 몇 턴 안에 적군을 해치워야 한다는 페널티가 붙기도 한다. 게다가 일부 작품에서는 일정한 턴 수 안에 클리어 해야만 숨겨진 보스를 만날 수 있다.)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같은 실시간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라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것도 슈퍼로봇대전만의 매력이다. 컨트롤의 즐거움 보다는 배치와 활용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슈퍼로봇대전이 이와 같이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이 된 이유는 역시 첫 작품이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따라서 여러가지 의미에서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은 중요한 작품이다. 비록 팬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없는 고전게임일 뿐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웃음)
슈퍼로봇대전의 출발이 되는 멋진 타이틀 화면을 잠시 감상해보자. 심플하고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느낌이랄까?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시작하면 건담팀, 겟타팀, 마징가팀 중에 주인공(주력기체)을 선택하라고 나온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합체로봇 겟타도, 태권V와 함께 누구나 아는 마징가Z도, 그리고 어릴적부터 보아왔던 건담도, 즉 세 팀 모두 좋아하기 때문에 무척 고민되는 선택이었다. 흔히 말하는 행복한 고민이라고 할까? 언제나 맛있고 좋아하는 음식들인 탕수육, 치킨, 족발 중에 고르라고 하면 그게 어디 쉽겠는가. 뭐 어차피 마징가나 겟타나 건담이나 몽땅 나오기 때문에, 필자의 경우는 필명 시북의 기체인 건담 F-91을 고르기로 하고 게임을 시작하였다.
슈퍼로봇대전에서는 일반적으로 SD형태로 로봇들이 보여진다. SD가 뭐냐고? 실은 필자도 SD의 정확한 뜻을 모른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같이 공부해보자.
SD = Super Deformation(슈퍼 데포메이션)
인간의 형태를 띈 캐릭터를 2등신 혹은 3등신으로 큰머리와 짧은다리,몸체로 표현하는 미술표현기법을 말합니다. 이것은 인물 희화법의 일종으로서, 주로 풍자와 해학에 사용되던 "인물과장표현"의 개념이 일본만화 등지에서 캐릭터의 귀염성을 강조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며 익숙해진 말입니다. (출처 : 네이버지식iN)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지만, SD = 숏다리 or 슈퍼숏다리 가 아니다. 여하튼 슈퍼로봇대전에서 굳이 SD를 채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의 짧은 내공으로는 알 수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 캐릭터(로봇)의 느낌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다른 이유도 많을 것이다. 간혹 신슈퍼로봇대전과 같은 작품에서는 SD가 아닌 모습으로 로봇이 표현되었으나, 이 실험은 별로 호응이 좋지 않았던 탓인지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의 슈퍼로봇대전에서 SD형태를 고집한다. 한편 최근에 발매된 슈퍼로봇대전 작품에서는 일부 로봇들은 필살기술 등을 쓸 때, 잠깐 동안 SD형태의 귀여움을 벗어던지고 슈퍼 숏다리와는 다른 멋진 몸매(?)를 보여주기도 한다. (웃음)
슈퍼로봇대전의 꽃. 전투화면의 연출. 전투화면에서도 특징이 잘 살아있다. 최근에 나온 슈퍼로봇대전 작품들의 전투 연출은 정말 대단하지만, 당시에도 전투화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 1 차 슈퍼로봇대전만의 특징이 있다면 아무 적이나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군 중에서 마음에 드는 녀석이 있다면, 언제든지 설득을 통해서 아군으로 만들 수 있다. 설득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면, 몇 대 때려주고 설득하면 가능하다. 이 방법은 말만 설득이지, 실제로는 협박인 것 같기도 하다. (웃음) 심지어는 게임의 최종보스 마저도 설득이 가능하다. 무시무시한 포스를 가진 킹왕짱인 녀석도 아군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럼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최종보스까지 모두 설득해버리면 어떻게 되는거지? 엔딩을 볼 수 없단다. 대략 낭패... (이러한 재밌는(?) 특징 덕분에, 팬들은 이 작품을 슈퍼설득대전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난이도는 어떠할까? 많은 고전게임이 그러하듯이 역시 쉽지 않다. 하만의 기체 큐베레이의 경우 공격 30, 회피 32, 방어 32 라는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데, 때려도 때려도 피가 잘 줄어들지 않는다. 마치 슈퍼로봇대전F 에서의 악명높은 하만의 큐베레이(F에서는 HP가 5만에 장갑도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이다)를 보는 듯 했다. 다른 말로 각 로봇들의 특징을 살리고자 많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시로코의 디오는 회피가 매우 높고 카리스마 99로 설정되어 있으며, 도즐의 빅잠은 매우 높은 HP를 자랑한다. 게다가 비록 파일럿은 나오지 않지만, 각 로봇마다 고유의 대사도 설정되어 있다. 군데군데 많은 정성을 기울여 만든 작품인 것이다.
물론 15년도 더 지난 게임을 지금 플레이 하려면 상당한 근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인터페이스도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하면 의외로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다. 왜 사람들이 고전게임을 꾸준히 찾는가? 근본적인 답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재밌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멋진 연출은 없을지 모르나, 플레이 하면서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재밌고, 고전게임 중에는 게임성(혹은 완성도) 자체가 뛰어난 명작 게임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을 직접 플레이 해보니, 역시 훌륭한 고전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슈퍼로봇대전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느긋하게 마음 먹고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설득을 통해서 멋진 드림팀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슈퍼로봇대전 작품들에서는 절대 조작할 수 없었던 알파 아질 같은 고급 유니트도 아군으로 활약이 가능하다. 뉴건담, 사자비, 큐베레이, 알파 아질, 그레이트 마징가, 겟타 드래곤 등이 모두 아군이니 우리편이 더 무서운 것 같기도 하다. (웃음)
그 외에도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에서는 정신기(일종의 능력업)도 존재한다. 다만 주인공 기체만 쓸 수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덕분에 처음에 주인공으로 설정한 F-91은 독보적인 에이스가 될 수 있었다. 또한 아이템을 습득하고, 해당 아이템을 장착해서 무기를 변경 하는 것도 가능하다. 로봇의 기술이 점점 강해지는 것이다. 마징가Z도 처음에는 로켓트 펀치로 싸우다가 나중에는 브레스트 파이어로 싸우게 된다. (개인적으로 플레이 하면서 점점 로봇이 강해지는 모습은 슈퍼로봇대전의 큰 즐거움 이라 생각한다.)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은 총 13 화로 구성되어 있다. 최종보스인 길길간은 모습부터가 강력해 보이듯이 (웃음) 매우 강하다. 하지만 게임은 엔딩보라고 있는 법, 어차피 적은 하나고 아군은 많으니 열심히 때리다보면 (이럴 때 머릿 수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 별로 어렵지 않게 클리어 할 수 있다. 물론 필자가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상당히 어려웠다. 일부 슈퍼로봇대전 작품의 경우는 너무 쉬운 나머지 긴장감이 전혀 없어서 플레이 하다가 졸았다는 유저들의 이야기도 있는데, 원래 슈퍼로봇대전은 그리 만만한 게임은 아니었다. 아마도 시간이 흐르면서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다가가고자 다소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낮추었던 게 아닐까 싶다.
대망의 엔딩. 귀여운 하로가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제작사란에 반프레스토와 윙키소프트가 공동으로 나오는 것도 팬이라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윙키소프트는 초장기 슈퍼로봇대전을 만들었으나, 슈퍼로봇대전F 이후로는 반프레스토와 결별하게 된다. 또한 슈퍼로봇대전F 이후로는 난이도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며, 게임의 분위기 또한 미묘하게 달라지게 된다. 아무래도 제작진이 바뀌면 역시 게임의 방향도 조금은 움직이기 마련인가 보다.
이상으로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의 리뷰를 해보았다. 과거의 슈퍼로봇대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에 초점을 맞추도록 노력했다.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서 좀 더 즐겁게 슈퍼로봇대전에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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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 필자는 게임이란 가벼운 와인 (혹은 맥주) 한 잔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취미로서 조금씩 즐긴다면 생활의 활력소도 되고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게임에 중독되면 오히려 여러 가지를 잃게 된다. 게임은 적당히. 게임은 즐겁게. 그것만 지켜진다면, 게임이란 한 편의 긴 영화와도 같을 수 있을 것이다.
슈퍼로봇대전의 시작은 1991년이다. 약 15년이 넘도록 슈퍼로봇대전 시리즈가 계속해서 발매되고 있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하면서 점점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처럼 현재는 막강한 포스를 가진 슈퍼로봇대전의 처음은 어떠했을까?
제 1 차 슈퍼로봇대전
슈퍼로봇대전은 1991년 4월 20일 휴대용게임기인 게임보이로 발매되었다. (일본 반프레스토 제작)
첫 작품은 지금처럼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건담, 마징가, 겟타 등의 인기 로봇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적을 무찌른다는 설정 자체 만으로도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상단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건담, 마징가, 겟타 등의 로봇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로봇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가슴 설레이는 일인 것이다. 글 실력이 부족하여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요즘 인기 있는 (각각 소속사들이 다른) 원더걸스, 소녀시대, 빅뱅 등의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공연을 한다고 상상해보라. 볼 것도 많아지고, 풍성해 지고, 또 설레이지 않겠는가? 여하튼 이러한 '함께함'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하여 슈퍼로봇대전은 지금까지도 계속 발매되고 있는 것이다.
슈퍼로봇대전은 기본적으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그리고 턴제를 채택하고 있다. 설명하자면 한 턴 동안은 아군만 행동하고, 행동을 마치고 턴을 넘겨주면 이번엔 한 턴 동안 적군만 행동한다. 이렇게 한 번씩 주고 받으며 한 턴이 끝나는 방식이다. (참고 :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끼리는 몇 턴만에 클리어 했느냐가 이야깃거리가 되곤 한다. 또한 몇 턴 안에 적군을 해치워야 한다는 페널티가 붙기도 한다. 게다가 일부 작품에서는 일정한 턴 수 안에 클리어 해야만 숨겨진 보스를 만날 수 있다.)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같은 실시간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라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것도 슈퍼로봇대전만의 매력이다. 컨트롤의 즐거움 보다는 배치와 활용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슈퍼로봇대전이 이와 같이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이 된 이유는 역시 첫 작품이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따라서 여러가지 의미에서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은 중요한 작품이다. 비록 팬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없는 고전게임일 뿐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웃음)
슈퍼로봇대전의 출발이 되는 멋진 타이틀 화면을 잠시 감상해보자. 심플하고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느낌이랄까?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시작하면 건담팀, 겟타팀, 마징가팀 중에 주인공(주력기체)을 선택하라고 나온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합체로봇 겟타도, 태권V와 함께 누구나 아는 마징가Z도, 그리고 어릴적부터 보아왔던 건담도, 즉 세 팀 모두 좋아하기 때문에 무척 고민되는 선택이었다. 흔히 말하는 행복한 고민이라고 할까? 언제나 맛있고 좋아하는 음식들인 탕수육, 치킨, 족발 중에 고르라고 하면 그게 어디 쉽겠는가. 뭐 어차피 마징가나 겟타나 건담이나 몽땅 나오기 때문에, 필자의 경우는 필명 시북의 기체인 건담 F-91을 고르기로 하고 게임을 시작하였다.
SD건담 F-91
슈퍼로봇대전에서는 일반적으로 SD형태로 로봇들이 보여진다. SD가 뭐냐고? 실은 필자도 SD의 정확한 뜻을 모른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같이 공부해보자.
SD = Super Deformation(슈퍼 데포메이션)
인간의 형태를 띈 캐릭터를 2등신 혹은 3등신으로 큰머리와 짧은다리,몸체로 표현하는 미술표현기법을 말합니다. 이것은 인물 희화법의 일종으로서, 주로 풍자와 해학에 사용되던 "인물과장표현"의 개념이 일본만화 등지에서 캐릭터의 귀염성을 강조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며 익숙해진 말입니다. (출처 : 네이버지식iN)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지만, SD = 숏다리 or 슈퍼숏다리 가 아니다. 여하튼 슈퍼로봇대전에서 굳이 SD를 채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의 짧은 내공으로는 알 수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 캐릭터(로봇)의 느낌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다른 이유도 많을 것이다. 간혹 신슈퍼로봇대전과 같은 작품에서는 SD가 아닌 모습으로 로봇이 표현되었으나, 이 실험은 별로 호응이 좋지 않았던 탓인지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의 슈퍼로봇대전에서 SD형태를 고집한다. 한편 최근에 발매된 슈퍼로봇대전 작품에서는 일부 로봇들은 필살기술 등을 쓸 때, 잠깐 동안 SD형태의 귀여움을 벗어던지고 슈퍼 숏다리와는 다른 멋진 몸매(?)를 보여주기도 한다. (웃음)
슈퍼로봇대전의 꽃. 전투화면의 연출. 전투화면에서도 특징이 잘 살아있다. 최근에 나온 슈퍼로봇대전 작품들의 전투 연출은 정말 대단하지만, 당시에도 전투화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 1 차 슈퍼로봇대전만의 특징이 있다면 아무 적이나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군 중에서 마음에 드는 녀석이 있다면, 언제든지 설득을 통해서 아군으로 만들 수 있다. 설득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면, 몇 대 때려주고 설득하면 가능하다. 이 방법은 말만 설득이지, 실제로는 협박인 것 같기도 하다. (웃음) 심지어는 게임의 최종보스 마저도 설득이 가능하다. 무시무시한 포스를 가진 킹왕짱인 녀석도 아군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럼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최종보스까지 모두 설득해버리면 어떻게 되는거지? 엔딩을 볼 수 없단다. 대략 낭패... (이러한 재밌는(?) 특징 덕분에, 팬들은 이 작품을 슈퍼설득대전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난이도는 어떠할까? 많은 고전게임이 그러하듯이 역시 쉽지 않다. 하만의 기체 큐베레이의 경우 공격 30, 회피 32, 방어 32 라는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데, 때려도 때려도 피가 잘 줄어들지 않는다. 마치 슈퍼로봇대전F 에서의 악명높은 하만의 큐베레이(F에서는 HP가 5만에 장갑도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이다)를 보는 듯 했다. 다른 말로 각 로봇들의 특징을 살리고자 많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시로코의 디오는 회피가 매우 높고 카리스마 99로 설정되어 있으며, 도즐의 빅잠은 매우 높은 HP를 자랑한다. 게다가 비록 파일럿은 나오지 않지만, 각 로봇마다 고유의 대사도 설정되어 있다. 군데군데 많은 정성을 기울여 만든 작품인 것이다.
물론 15년도 더 지난 게임을 지금 플레이 하려면 상당한 근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인터페이스도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하면 의외로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다. 왜 사람들이 고전게임을 꾸준히 찾는가? 근본적인 답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재밌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멋진 연출은 없을지 모르나, 플레이 하면서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재밌고, 고전게임 중에는 게임성(혹은 완성도) 자체가 뛰어난 명작 게임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을 직접 플레이 해보니, 역시 훌륭한 고전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슈퍼로봇대전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느긋하게 마음 먹고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설득을 통해서 멋진 드림팀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슈퍼로봇대전 작품들에서는 절대 조작할 수 없었던 알파 아질 같은 고급 유니트도 아군으로 활약이 가능하다. 뉴건담, 사자비, 큐베레이, 알파 아질, 그레이트 마징가, 겟타 드래곤 등이 모두 아군이니 우리편이 더 무서운 것 같기도 하다. (웃음)
그 외에도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에서는 정신기(일종의 능력업)도 존재한다. 다만 주인공 기체만 쓸 수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덕분에 처음에 주인공으로 설정한 F-91은 독보적인 에이스가 될 수 있었다. 또한 아이템을 습득하고, 해당 아이템을 장착해서 무기를 변경 하는 것도 가능하다. 로봇의 기술이 점점 강해지는 것이다. 마징가Z도 처음에는 로켓트 펀치로 싸우다가 나중에는 브레스트 파이어로 싸우게 된다. (개인적으로 플레이 하면서 점점 로봇이 강해지는 모습은 슈퍼로봇대전의 큰 즐거움 이라 생각한다.)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은 총 13 화로 구성되어 있다. 최종보스인 길길간은 모습부터가 강력해 보이듯이 (웃음) 매우 강하다. 하지만 게임은 엔딩보라고 있는 법, 어차피 적은 하나고 아군은 많으니 열심히 때리다보면 (이럴 때 머릿 수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 별로 어렵지 않게 클리어 할 수 있다. 물론 필자가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상당히 어려웠다. 일부 슈퍼로봇대전 작품의 경우는 너무 쉬운 나머지 긴장감이 전혀 없어서 플레이 하다가 졸았다는 유저들의 이야기도 있는데, 원래 슈퍼로봇대전은 그리 만만한 게임은 아니었다. 아마도 시간이 흐르면서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다가가고자 다소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낮추었던 게 아닐까 싶다.
대망의 엔딩. 귀여운 하로가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제작사란에 반프레스토와 윙키소프트가 공동으로 나오는 것도 팬이라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윙키소프트는 초장기 슈퍼로봇대전을 만들었으나, 슈퍼로봇대전F 이후로는 반프레스토와 결별하게 된다. 또한 슈퍼로봇대전F 이후로는 난이도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며, 게임의 분위기 또한 미묘하게 달라지게 된다. 아무래도 제작진이 바뀌면 역시 게임의 방향도 조금은 움직이기 마련인가 보다.
이상으로 제 1 차 슈퍼로봇대전의 리뷰를 해보았다. 과거의 슈퍼로봇대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에 초점을 맞추도록 노력했다.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서 좀 더 즐겁게 슈퍼로봇대전에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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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 필자는 게임이란 가벼운 와인 (혹은 맥주) 한 잔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취미로서 조금씩 즐긴다면 생활의 활력소도 되고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게임에 중독되면 오히려 여러 가지를 잃게 된다. 게임은 적당히. 게임은 즐겁게. 그것만 지켜진다면, 게임이란 한 편의 긴 영화와도 같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