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Review]/책

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 리뷰

시북(허지수) 2016. 4. 7. 02:18

 

 나약한 자신을 일깨워줄, 쓴소리를 듣고 싶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괜찮은 비결들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 배경음악을 작곡한 거장 존 윌리엄스의 비결은 대단히 큰 충격을 줍니다. 무엇이 이들을 천재로 만들었는가를 생각해 보기에 딱 입니다. 바로 살펴봅시다.

 

 "좋든 싫든 날마다 곡을 쓰는 습관을 길렀습니다. 어쨌든 나는 날마다 하루를 충실히 보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곡을 씁니다. 길이 막히거나 다음 번에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할 때면 나는 계속 뭐라도 쓰면서 작곡을 합니다. 나에게는 그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p.36) 뒤이어 음악 비평가 어니스트 뉴먼의 예리한 지적. "위대한 작곡가는 영감을 받아 작곡을 시작하는게 아니라 작곡을 시작하고 나서 영감을 받는다. 베토벤, 바그너, 모차르트, 바흐는 모두 날마다 마음을 다잡고 눈앞의 일에 정성을 기울였다. 그들은 영감을 기다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대목이 좋지 않나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자 : 이토 모토시게 / 역자 : 전선영 / 출판사 : 갤리온

 출간 : 2015년 07월 03일 / 가격 : 14,000원 / 페이지 : 264쪽

 

 

 독특한 쓴소리는 계속됩니다. 여러 번 곱씹어도 좋을 대목이라 힘껏 필사해 놓습니다. "무슨 일이든 그 일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언제나 백 가지쯤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어떤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노력한다면, 그것은 그가 그 일을 해야만 하는 단 한가지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빼어난 결과물을 내고 세상을 바꾸는 이는 불평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그들이다." (p.38) 즉, 불평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확실히 사회는 불공평한 측면이 있습니다. 금수저, 흙수저, 수저 때문에 누군가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사실이지요. 그러나 그와는 상관없이 우리에게는 우리가 해야할 일에 제대로 마주설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것을 저는 용기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삶에 대해서 용기 있게 자기 꿈에 다가가, 마주설 수 있느냐 라고 질문을 던져봅니다. 비록, 스스로의 모습이 없어 보일지라도, 자신이 원했던 꿈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시간은 매우 귀중합니다. 마침내 언젠가는 답을 건네주기 때문입니다.

 

 "천재들의 따라잡을 수 없는 재능도 실은 일상의 피나는 노력들이 쌓인 결과물일 뿐이다. 그리고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철저한 자기 관리는 마음만 먹으면 당신도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p.38) 여기까지를 듣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입니다. 비관하거나 좌절해 있다면, 지금 당장 일어나서, 피나는 노력을 쌓아야 함을 일러주고 있으니까요.

 

 쓴소리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통찰이랄까, 위로랄까, 다정한 이야기도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모든 일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입니다. 제게는 이 대목이 참 특별하게 와닿았습니다. 저는 별명이 다재다능 청년이었습니다. 한 분야를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특징은 물론이거니와, 참 많은 분야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욕심이 많았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 결과 밥 굶기 좋은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뒤늦게나마 가장 크게 반성하는 부분입니다. 늦은 나이에 꿈을 발견해서 그나마 참 다행입니다. 그렇기에 그 꿈 외에는 다른 영역을 차단해 버리는 마음가짐도 이제는 매우 중요해 졌습니다. 모든 분야에 눈을 뜨려고 한다면 그는 결국 밥 굶는 괴물 밖에 되지 못할 겁니다. 장인이 되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노력해야 합니다. 작은 순간 순간을 쌓아가야 합니다. 소중하게, 또 소중하게 말이지요.

 

 최선의 기회에 대한 기대를 버리면 차선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말도 좋았던 대목입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를 꿈꿔보지만, 와르르 하고 완전히 무너질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자포자기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하찮게 대하는 것은 아닌지요. 이 때 우리는 차선의 기회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즉, 무리가 되더라도 해 보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지금 처한 상황도 차선의 기회가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쌓고 쌓으면 언젠가 알게 된다. 당신 앞의 모든 순간이 그냥 지나쳐 버리기엔 꽤 괜찮은 기회라는 사실 (p.53)" 다이어리에 잘 메모해 두었던 구절입니다. 리뷰에도 또 담게 되었네요.

 

 나는 정말로 무엇이 되고 싶은가? 를 계속해서 물었습니다. 삶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뭐, 굳이 소설을 쓸 재능이 없다면, 많은 리뷰를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굶어죽지 않을 만큼 성실히 일을 해가며, 세상을 보다 즐겁게 마주해 나가는 사람, 딱 그 정도가 제게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것에 기뻐하는 사람이 되어서, 매 순간 순간을 감동하고, 삶을 소중하게 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어왔습니다. 이제와서 보니까, 제법 대답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가만히 괴로워만 하는 것 같았는데, 조금은 성장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제 다시 일어나서 오래도록 걷고, 운동하면서, 나를 다시 꾸미고 아껴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소중하니까 말이에요. 어떤 문구를 기억합니다. 더 많이 포옹하고, 더 많이 장거리 산책을 하고, 더 많이 책을 읽으며, 더 많이 사랑하면서 살겠노라 말이에요. 겨우 4가지 밖에 기억나지 않지만, 겨우 그 정도라도 참 감사한 일이네요. 산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의 리뷰는 여기에서 마칩니다. 우연히 발견했지만, 참 귀중한 책이었습니다. / 2016. 04.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