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제 첨단 첩보기관 IMF가 필요없다고 합니다. 하여간 여기나 저기나 무서운 인간들 세상입니다. 열심히 일을 해도, 수고했다고 격려가 돌아오기는 커녕, 언제 잘릴 지도 모르니까 말이에요 (웃음) 이건 매우 부끄러운 고백인데 이 작품은 꼭 보고 싶었고, (마침 밤 11시10분 편성) 이래저래 피곤은 몰려오고, 그래서 심야시간에 잠을 참아가며 꿋꿋하게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비몽사몽 영화 관람기가 되겠네요.
거액이 투입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답게 스케일이 굉장합니다. 오토바이로 압도하며 달리는 질주씬은 잠을 깨우기에 충분할 만큼 스릴 넘치고, 오페라씬에서는 긴장감이 촘촘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에단 헌트 외에도 동료들의 깨알 같은 활약들이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IT 요원 벤지라는 친구는 직장에서는 몰래 게임이나 하는 등 빈둥빈둥 거리지만, 정작 기회가 찾아오자 에단에게 끝까지 함께할 테니 다른 소리 하지 말라는 굳건한 동료애를 보여줍니다. IMF는 비록 없어졌지만, 여전히 에단과 친구들은 강력하기 짝이 없습니다! 누가 이들을 막을텐가!
※이 리뷰는 영화 본편에 대한 누설이 가득 담겨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은 반드시 주의하세요!
이번 작품의 악당 역은 신디케이트 입니다. 이들은 전직 비밀요원들의 악당 버전 집합체라 볼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굉장히 실력 있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에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듯 했고, 처음에는 에단을 납치해 곧장 협박에 들어가지요. 하지만 순순히 당할 우리네 주인공이 아닙니다. 두 손이 묶여 있어도 잘만 싸우는 에단,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일사의 도움으로 에단은 탈주에 성공합니다. 그나저나, 주인공 체면이 구겨져 말이 아니군요. 신디케이트를 향한 복수가 이제 하나씩 펼쳐지는데요.
의문의 여인 일사가 계속 등장하며 시나리오를 이끌어 가네요. 이 아가씨가 도대체 어디 편인지 참 헷갈리게 합니다. 일사는 영국 정보국에서 계속 테스트를 당하고 있는 존재인데, 목숨 걸고 신디케이트로 잠입을 시도해야만 했습니다. 신디케이트 역시 바보는 아닌터라, 일사를 역으로 이용해서 거액의 자금을 얻어내려고 합니다. 간단히 말해, 이번 미션에서 수백억의 자금이 영국 총리의 안구 인식, 손바닥 인식만 통과되면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일국의 국가원수를 제압하는 일은 신디케이트 역시 쉽게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일사와 에단을 이용하고 협박했던 것입니다. 우리 편들은 이용가치가 있어서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네요.
에단이 좀처럼 말을 듣지 않고, 위협으로 느껴지자, 신디케이트는 소중한 요원인 벤지를 납치하는 묘수를 준비합니다. 몸에 폭탄을 설치해두는 센스는 잊지 않았군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악당인 신디케이트, 돈과 복수에 눈이 먼 조직에게 사람은 도구에 불과했던 셈입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에단은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합니다. 내가 바로 비밀번호라고, 나를 없애버린다면, 수백억도 같이 날아갈 꺼라 신디케이트 수장 레인을 설득(?)합니다. 사기꾼을 상대로 정공법으로 돌파!
레인은 에단이 파놓은 함정에 완벽하게 걸려들면서, 영화는 막을 내리지요. IMF라는 조직은 이로써 미국에 꼭 필요한 조직으로 이야기 되는 것도 재치 있는 볼거리 였네요. 첩보극, 요인의 암살과 보호 같은 테마는 꼭 영화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간혹 합니다. 예를 들어, 막장 정권 북한이 이복형인 김정남을 최근에 암살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는 무명의 실력자도 참 중요한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영국 정보국이 자신이 비밀리에 이끌어왔던, 조직 통제권을 레인이 이끄는 신디케이트 에게 빼앗기고, 그 진실을 덮어버리고자 했다는 것도 비록 영화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진실을 알기 원하지만, 진실이 알려지면 곤란한 조직은, 중요한 진실을 덮어버리려고 할테지요. 그래서 사회에는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 침묵하지 않고,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 세상을 결국 바꿔낸다고 믿습니다.
IMF는 시대에 뒤떨어져있고, 이제 납득할 수 없는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세월은 어느새 발전하여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예요원들의 대활약은 계속 되었습니다. 나이를 잊은채 단련하고,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하고, 테러를 막아내는 모습이 참 멋있습니다. CIA 역시 마침내 IMF를 인정한다는 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가지는 실력주의, 그 저력이 참 근사했습니다. 퇴물이라는 평가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 확실한 목표를 향해 달리는 삶들의 모습은 언제나 바르고 좋네요. / 2017. 03. 14.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