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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view]/영화

아포칼립토 (Apocalypto, 2006) 리뷰

친절한 시북(허지수) 2019. 10. 21.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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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앞서 - 제 영화리뷰에는 본편의 내용이 담겨 있으므로, 아직 안 보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셔도 좋습니다.)

 

 몸이 계속 아파와서 잠을 자다가 이른 새벽에 깨고 말았습니다. 처방되어 있는 약을 먹고, 가라 앉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통증은 계속 밀려옵니다. 최근 좀 더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게 되어, 오랜만에 영화 채널들을 살펴봅니다. 멜 깁슨 감독의 아포칼립토가 눈에 띕니다. 심야에 좋은 영화를 편성해 줘서 우선 수퍼액션 관계자 분들께 고맙고, 다음 리뷰 kokoyo님이 인생영화였다고 추천해주셔서 그 점도 감사합니다. 아픈 곳을 때때로 움켜쥐고, 문지르고, 두드려 가면서, 그렇게 힘겨운 영화 여행이 시작됩니다.

 

 어제 주일에 목사님께서 앗수르(앗시리아)사람들이 얼마나 잔혹했던 가를 자꾸 생생하게 묘사해서, 좀 끔찍하다 싶었는데... 아포칼립토에서는 그와 비슷한 인간의 잔혹한 모습이 매우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비춰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읽은 이어령 선생님 이야기를 빌려온다면, 인간은 가롯 유다와 가깝고, 악한 본성에 가깝다는 것이지요. 남의 것에 눈독을 들이며, 더 높은 자리를 탐하며, 내 것에 집착하고 등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첫 번째 장점은 인간의 어떤 "진실"을 있는 그대로 비춰준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다. (서로를 잡아 죽이려는... 이용하려는... 장면들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배운 게 많았고, 느낀 게 많았습니다. 성스러움과 속됨을 같이 알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요즘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나쁜 사람들 앞에서 NO! 라고 거리를 두며, 올바르게 대처하는 테크닉도 익혀나가고 말이지요.

 

 한국출산률이 세계최하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 곳 평화로운 마을에도 아기 잘 낳는 것이 중요한 화두라는 점은 재밌습니다.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일본 경영자 마쓰시타는 자기 나라의 인구가 천만명만 줄어도 크게 힘들 것이라 걱정이다 했는데, 한국도 이제 일본의 길을 따라서 출산률이 떨어져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국력 면에서 위기가 닥쳐오고, 심각하게는 나라의 존속도 위태로워질지 모릅니다. 옛 사람들은 오히려 다음 세대, 우리 후손에 대해서 사고할 줄 알았는데, 현대인들은 자기 생각이라는 정신적 감옥에 갇혀버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평화는 계속되지 않습니다. 주변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거든요. 영화 전체에서 흐르는 매우 강한 메시지인 "두려워 하지 말라" 라는 대목은 두고두고 마음 깊이 간직하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이어령 선생님 식으로 말하면 "쫄지마"가 되겠고, 아이돌 유행가 노래식으로 쓴다면, "겁부터 내는 버릇 따위 버려" 입니다. 왜냐하면 두려움은 영혼의 병이라,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것을 차단시키고, 우울의 깊은 늪으로 우리를 끌고 들어갑니다. 옥한흠 목사님 설교를 빌려온다면, 한 번 외쳐봅시다. 좀 쪽팔려도 좋습니다. "오늘은 나의 날이다!" 어렵더라도 우리는 꼭 긍정을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끌려가는 남자들은 문명에 의해서 희생제물로 이용당합니다. 그리고 지도자들의 특징을 볼 수 있지요. 대체로 높은 곳을 좋아합니다. (현대로 치면, 어떤 경우는 방이 쓸데없이 높기도 합니다.) 항상 시선이 중요합니다. 위에서부터 내려다 볼 것인가, 아래에서 올려다 볼 것인가, 상대방의 눈높이를 맞춰볼 것인가. 현대사회는 감사하게도, 너도 사람, 나도 사람인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심지어 계급사회인 조선시대에도 비천한 출신의 장영실은 뛰어난 능력으로 이름을 남겼다고 하는데요. 그러므로 우리는 훨씬 좋은 시대임을 자각하며, 자신의 능력을 한 번 쎄게 믿어보아요.

 

 영화 후반전부터 펼쳐치는 주인공의 놀라운 지혜로움과 반격의 시원스러움은 참 좋았습니다. 저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일부러 화살을 맞아가면서 적을 방심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홈그라운드가 중요합니다. 기독교적으로 쓴다면, 가정이 서로 사랑하고 평화로운 게, 실은 세상을 바꾸고 나라를 살리는 멋진 일입니다. 한문에도 나라를 다스리기에 앞서서 자기부터 잘 수양하는게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자신감을 갖추고, 세상에 맞서는 주인공의 당당한 태도는, 관객에게 "세상에 서는 올바른 태도"를 정말 근사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때, 기적적으로 놀라운 운명과 마주하면서 그의 가족은 해방을 맞이합니다. 저는 꼭 우리네 인생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우리도 뜻하지 않게 늪에 빠질 때 있거든요. 살아가다보면 상처도 받고, 흠집도 나고, 아프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뭐 어쩌나요, 다시 일어서는 게 중요하니까, 앞으로 또 계속 걷고, 더러움을 또 씻어내고, 위기를 이겨낼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며, 나는 그래도 당당히 살겠다고 자신을 챙겨가야 합니다. 그 깊은 내면 속에서, 또렷한 눈동자로, "나는 두려워하지 않아. 나는 할 수 있어." 라고 마음을 다잡기를 저는 있는 힘껏 아주 크게 응원합니다.

 

 아픈 곳... 거기에도 기쁨이 있다는 말을 저는 자주 생각합니다. 큰 부담 앞에서도, 살아가는 인생들이 있음을 기억합니다. 자신이 무엇이 하고 싶었던가를 물어보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그 일들이 말하는대로 이루어지기를. 계속해서 노력해가기를. 한 발씩 내딛기를. 저 역시 참 좋아하는 영화 더 자주 봐야겠습니다. 쓸 말이 없어서, 재능도 부족해서, 단 세줄 밖에 못 쓸지라도 계속 리뷰 써보고 싶습니다. 셰익스피어 식으로 쓴다면, 유창하고 당당하게 말할 필요보다는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는 게 더 멋진 게 아닐까 합니다. 실천의 사람, 긍정의 사람, 감사의 사람이 되기를. 리뷰 마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영화를 사랑하시는 방문자님 고맙습니다. / 2019. 10. 21. 어느 아픈 날. 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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