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영화 리뷰에는 본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안 보신 분들은 주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드디어 천만 영화 겨울 왕국을 2019년이 되어서야 보게 되었다. 재밌고, 교훈적이고, 감동적이다. 리뷰를 그렇게 길게 쓸 자신은 없고, 마음을 사로 잡은 몇 가지 포인트만 재빨리 짚어보려 한다.
1. 사람을 함부로 알 수 없다.
겪어봐야 알게 되는 게 사람이라는 말이다. 나는 논어의 유명한 구절을 즐겨 인용하는데, 겨울이 되어봐야 잣나무와 소나무가 푸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거다. 사람 또한 어려운 순간이 되어봐야 알 수 있다. 그러면 대부분 내 주변을 떠나가기 바쁘다. 그게 현실이었다. 그런데 간혹.... 아닌 사람도 있다. 더욱 사랑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영화 속 크리스토프 처럼 말이다. 그런 한 사람을 만나는 게 인생에서 기적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경제적으로는 제법 어렵지만, 인간관계적으로는 기쁘다. 많이 기쁘다. 그 큰 기쁨을 숨길 수 없다.
2. 재능은 늦게 꽃피기도 한다.
행복의 U작 곡선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50이 넘어서 행복이 발견될 수 있다는 이야기. 나는 이 이야기를 제법 신뢰하고 있다. 김형석 선생님도 60부터 전성기라고 주장하시지 않던가. 그래서 지금 아직 30대 후반인 나는 한 번 더 도전해도 좋고, 무너져도 좋다. 깨져도 좋으니까,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더 부딪혀야 함을 느낀다. 냉정히 스스로를 추수해보면 히키코모리인지도 모른다. 나만의 마법성에서 여전히 웅크리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 경험치를 올리고, 언젠가 행복의 날개를 달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하며 산다. 40이 다 되어서야 좋은 책 한 권의 무게를 알게 되었다. 그 한 권이 곧 세계라는 시인의 말이 맞았다. 그렇기에 젊은 날 아무 책이나 읽은 걸 진짜 크게 후회하고, 이제는 값진 책으로 무장하고자 많이 노력하고 있다. 잡다한 책 100권 보다, 진짜 좋은 책 1권이 낫다. 이상한 인간 백 명 보다, 귀한 친구 한 명이 행복이다.
3.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타인에게 기쁨을 준다면, 그 인생 진짜 훌륭하다.
엔딩 장면. 엘사 여왕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물한다. 나도 그런 사명을 이미 보았으나, 실천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 매우 반성한다. 더 적극적으로 읽고, 더 적극적으로 보고, 더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 그 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취미나 개인활동의 여가는 매우 소중함을 알고 있다. 다만,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중요한 일들은 하나씩 해내는 시간관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다 못해도 좋다. 그래도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은가. 프랭클린 다이어리 비싸게 사놓고, 백지로 만들면 안 된다는 간단한 이야기다.
사랑은 그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 다른 말로는 희생이라는 것. 영화 겨울 왕국의 핵심 메시지라 생각한다. 나는 사랑하며 살테다. 나쁜 놈 없는 깨끗한 천국 같은 세상이란 없다. 그러므로, 훌륭하게 정신을 가다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 아름다운 축복의 날. 저절로 맞이하게 되겠지. 인생이란 상처투성이 임에도 여전히 행복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기적과도 같다. / 2019. 11. 17. 영화광 리뷰어 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