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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Review]/책

#17 창의성을 지휘하라 (2014) 리뷰

친절한 시북(허지수) 2020. 6. 29. 14:12

 

 책이 쉽게 읽히지 않아서 읽느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픽사,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장 에드 캣멀은 창의성 있는 조직을 만드는 일을 간단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매우 힘주어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쉽게 이해하려는 시도에도 "그건 아니올시다" 라고 겸허한 태도를 취합니다. 끈질긴 모습에 비밀이 담겨 있다는 이야기. 감명 깊었습니다. 길긴 합니다만 함께 읽어봅시다.

 

 픽사의 애니메이터 오스틴 매디슨이 쓴 편지 (13장 398페이지)

 

 고민 중인 예술가들에게

 픽사의 여러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나는 계속 두 가지 상태를 오갑니다. 내가 원하는 상태는 내 모든 역량과 창의력을 발휘 중인 상태입니다. 종이에 펜을 올려놓으면 병에서 와인이 쏟아져 나오듯 머릿속에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말입니다.

 

 이런 시간은 근무 시간의 3퍼센트에 불과합니다. 97퍼센트의 시간 동안, 나는 사무실 한 구석에서 머리를 쥐어짜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절망한 채 종이를 구겨 던집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실망과 절망의 늪을 열심히 헤쳐 나가는 것입니다. 영화 DVD를 시청하면서 오디오 해설을 들어보세요. 수십 년간 영화를 제작해온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문제들을 겪으면서 고뇌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할 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끈질기게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끈질기게 스토리를 풀어 나가고, 계속해서 끈질기게 관객에게 다가가려 하고, 비전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끈질기게 나아가세요.

 

 그리고 저자 에드 캣멀 사장님은 덧붙이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거죠. 불확실성과 변화가 있기에 인생이 재미있다는 통찰. 무척 대담하기도 하고, 시야가 넓어지는 듯 합니다. 우리가 날씨를 두려워하지 않잖아요. 그처럼 변화를 대처해 나가는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노는 시간을 다르게 바라보자는 대목도 인상적이니 소개합니다.

 

 업, 인사이드 아웃의 픽사 감독 피트 닥터가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 (8장 216페이지)

 

 직원들이 빈둥거리며 놀도록 장려하는 것입니다. 최고의 아이디어 중 어떤 것들은 농담 따먹기 속에서 나옵니다. 직원들이 한가롭게 얘기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허용해야만 최고의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어요.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지난 주말 동안의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간낭비처럼 보이지만, 이런 활동은 장기적으로 볼 때 매우 생산적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창의성을 무관한 개념이나 아이디어들의 예상치 못한 결합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정의가 옳다면,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은 사람은 무관한 개념, 아이디어들을 연결할 수 있는 정신 상태여야 해요. 그래서 나는 아이디어 회의가 벽에 부딪친 것 같으면 진지한 얘기를 접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모두 다른 이야기에 빠집니다. 나중에 회의 참석자들이 기분을 전환하고 나면 다시 문제에 대해 토론 합니다.

 

 또 하나! 소개해 보는 대목은 보호에 관한 내용입니다. 도전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잠재력을 발현하기 위해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에드 캣멀 사장님의 통찰이지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라고 힘껏 외치는 호소에 감동했습니다.

 

 라따뚜이 픽사 애니메이션의 연설 중에서, 이 연설은 오늘날까지도 내가 고민할 때마다 머릿속에 맴돈다. (7장 206페이지)

 

 음식평론가 일은 여러모로 쉽습니다. 우리는 별다른 위험 부담 없이, 자신의 작품을 평가받으려는 요리사들이 제공하는 음식을 즐기는 유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우리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을수록 인기를 끕니다. 부정적인 평론은 쓰기도, 읽기도 재밌습니다.

 

 하지만 우리 평론가들이 직면해야 하는 냉혹한 진실이 있습니다. 극히 평범한 쓰레기 음식일지라도 음식 평론가의 글보다는 더 의미 있다는 진실입니다. 평론가가 진정으로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옹호하는 순간입니다. 세상은 종종 새로운 재능, 새로운 창조물에 불친절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지지해줄 친구가 필요합니다.

 

 진실을 말하고 소통해야만, 탁월한 성과가 나온다는 강조는 매우 훌륭한 대목이었네요. (5장 154페이지)

 

 진실을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창의적인 일을 하는 기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경영자의 임무는 회의 참석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피력하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중략) 솔직함은 잔혹하지 않다. 파괴적이지도 않다. 사실 그 반대다. 모든 성공적인 피드백 시스템은 우리 모두 한 배를 탄 처지라는 생각, 우리 모두 같은 일을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당신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공감을 기반으로 한다.

 

 저는 18년차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고, 어려움에 빠져 혼자서 괴로워할 때, 돌아보면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었습니다. 짐을 나누어 들어주었습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벌써 포기했겠지요. 이 책, 창의성을 지휘하라는 에드 캣멀 사장님의 45년 고민이 담긴 책이라, 소화하느라 대단히 힘들었지만, 유익했습니다. 왜냐하면 동호회의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운영할지 귀중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실수해도 좋다 라는 응원이 아주 다정하게 들렸습니다.

 

 "직원들은 확신을 가지고 지휘하는 리더, 일을 망쳐도 솔직하게 고백하는 리더를 원합니다. 리더는 직원들과 해법뿐만 아니라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독이나 리더는 자기가 이끄는 직원들에 대한 믿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 선장이 (비록 나중에 틀린 것으로 판명 나더라도) 어떤 결정을 내린 이유를 솔직하게 얘기하는 한, 선원들은 계속 노를 저을 것이다. (11장 311페이지)

 

 끈질기게 나아갑시다.

 고민하다가도, 한가롭게 놀아도 봅시다.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합시다.

 한 배를 타고 가니까 진실을 주고 받고, 정직하게 소통합시다. 공감을 꿈꿉시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소중히 여긴다면, 긴 터널의 끝에 다시 빛을 만나리라, 긴 항해의 끝에 멋진 곳을 만나리라 확신합니다.

 

 장문이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2020. 06. 29. 시북 (허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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