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나라 절세미녀 포사 이야기
중국 역사에서 주나라만큼 길게 유지되었던 나라도 없습니다. 그런데 주나라는 흥미롭게도 기원전 8세기경 유왕의 시대 때 재미있는 사건이 하나 발생합니다. 유왕이 "포사"라는 아름다운 절세의 미녀에게 빠져버린 것입니다! 아니, 뭐 고대에 왕이 미녀에게 빠질 수도 있지 라고 볼 수 있지만. 포사는 웃음을 잃어버린 여자 였던 것이지요.
대략 이 정도 미인이었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도통 웃지를 않는다! 이 얼마나 속이 타겠습니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를 볼 때면 너무나 행복해지지 않습니까! 웃는 얼굴만큼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여튼 주나라 유왕은 이렇게 도통 안 웃는 절세미녀 포사를 즐겁게 해보고자 이리저리 온갖 방법을 다해보았지만 그래도 웃지를 않더라 이 말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주나라 유왕은 봉화를 올려서 제후들을 소집하게 됩니다. 봉화라... 봉화는 적의 침범을 알리고자 피우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비상이요, 비상!!!" 이런 표시지요. 이 봉화를 보고서 제후들은 먼 걸음을 부리나케 달리고~ 달리고~ 하면서 열심히 소집에 응하며 모였지요. 헌데, 뭔가 이상합니다. 급하게 왔건만 적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는 않고, 먼 길을 온 제후들은 유왕에게 소위 "낚여버린" 것입니다. 속은 게지요! 유왕은 적도 없는데 제후들을 소환하는 양치기소년이나 할 법한 쇼를 펼쳤고, 제후들은 정말 낭패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허탈해 하면서 다시 각자 돌아갑니다. 이 광경을 본 포사! 드디어 크게 웃었다고 합니다. 낚인 걸 보고 너무 고소해서 그런 걸까요.
제후들은 저마다 실망감을 가졌겠지만, 그래도 단 한 사람 유왕만큼은 너무 즐거웠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내 사랑 포사가 웃다니!!! 아마 유왕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자신만의 행복감에 젖어 있었을 겁니다. 사랑에 빠진 유왕은 기존에 있던 태자를 폐하고, 그 자리에 사랑하는 포사가 낳은 아들 백복을 태자로 세웁니다. 포사는 이렇게 왕비가 되었습니다. 절세미녀에 취했던 유왕! 그런데 결정적인 일이 이제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화를 부른 것이지요!!! 으흐흐.
어따 대고 염장질이냐!!!
커플의 특급 만행들에 열받은 솔로의 분노 슈퍼 파워가 폭발한다!!! 는 전혀 아니고 (... 죄송)
여하튼 주나라는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견융족 + 포사와 백복 때문에 짐싸야했던 비운의 前태자 패밀리 + 려나라 등이 연합군을 형성해서 주나라의 수도로 대거 공격을 해옵니다. 유왕은 큰일이다 싶어서 부리나케 봉화를 올려보았지만, 낚임의 쓰라림(?)을 맛보았던 제후들은 더 이상 도와주러 오지 않았습니다. 유왕과 새로운 태자 백복은 그렇게 비참하게 죽음을 당하였고, 포사는 포로로 잡혀가면서 행방이 묘연해 집니다. 이렇게 하여서 주나라는 수도를 옮기게 되었는데, 유왕 때 까지를 서주시대, 수도를 옮긴 유왕 이후를 동주시대라고 부릅니다.
이 이야기는 하나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제후국들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왕의 힘이 떨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예쁜 여자에 눈이 멀면 집안 말아먹는다는 것도 알 수 있겠고요. 웃음) 물론 이것을 두고 유왕 혼자서 주나라를 말아먹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차피 주나라는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던 달이라고 봐야겠지요. 주나라 봉건제는 힘을 잃어갔고, 힘있는 제후국은 이제 하나의 나라가 되어갑니다.
★ 춘추 전국시대와 제자백가
여하튼 유왕 이후에 주나라는 도읍을 동쪽으로 옮겼고, 시간이 흐르면서 제후국들은 독립적인 하나의 국가로서 기능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주나라의 왕실은 인정하되, 자신들은 그 안에서 패권을 차지하고자 치열한 싸움의 서막이 오릅니다. 이것이 춘추시대의 개막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흘러서 전국시대가 되면 이제 주나라 왕실의 권위는 "똥덩어리" 취급받는 불쌍한(?)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권위마저도 상실한 주나라 왕실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결국 주나라는 주왕을 마지막으로 길었던 시대를 마치게 됩니다.
이 시대는 힘도 없이 이름만 근근히 이어가던 주나라의 이야기 보다는, 오히려 전국칠웅 이라고 해서 7개의 강대국들이 패권을 차지하고자 치열한 싸움을 하게 됩니다. 전국시대! 수 많은 사상가들이 등장했고, 그 사상들은 후대까지도 영향을 크게 끼치게 됩니다. 결국 오랜기간의 다툼 끝에 승자는 진나라가 되었습니다. 다음 화에서 조금 더 살펴보겠지만 전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왕은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며 그 이름도 유명한 진시황이라 불리게 됩니다.
춘추전국시대의 큰 특징만 잠깐 살펴보면, 철제 농기구를 사용하면서 농업이 발달! 농업과 더불어서 상업도 발달했는데 청동화폐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제자백가 가 되겠습니다. 제자백가는 춘추전국시대의 여러 사상과 학파들을 말하는 것인데, 왜 이렇게 다양한 사상이 등장했던 것일까요.
주나라는 완전히 몰락해가고, 대신에 여러 국가들이 난세에 저마다 부국강병을 추구하며 살아남기 위해서 온갖 훌륭한 지혜를 필요로 했습니다. 즉, 무엇보다도 인재와 실력이 중시되던 사회였습니다. 제자백가의 사상 중에는 유명한 학파가 많습니다. 잠깐 살펴보고 요약정리하자면,
유가 - 공자(인 예), 맹자(성선설 왕도정치 덕치주의), 순자(성악설) - 후에 유가는 국가, 사회의 지도이념화!
도가 - 노자, 장자 - 무위자연 - 후에 중국의 종교와 예술에 영향을 줌, 국가 혼란시에도 유행하게 됨
법가 - 상앙, 한비자 - 강력한 법치주의 - 진시황제가 수용
묵가 - 묵자 - 겸애와 평화 - 유가를 비판하는 입장에 서는데 유가가 너무 격식과 형식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
이렇게 중요한 부분만 살짝 짚어볼 수 있겠습니다. 머리 아프니깐, 그냥 대충 느낌이 이런 가보다 싶으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제 이번 이야기를 마쳐야겠습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을 우리는 종종 합니다. 위기는 또한 기회라는 말도 자주 쓰입니다. 춘추전국시대를 살펴보면서 난세에 다양한 사상들이 치열하게 부딪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날씨 뿐만 아니라 경제도 겨울이라서 많이들 힘든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일수록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치열한 마음가짐으로 현실과 맞서나간다면 좀 더 나은 하루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사람들이 한파 속에서도 즐거운 마음, 따뜻한 미소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근사한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힘 많이 내자구요.
참고자료 : 한국어 위키피디아, 브래태니커, EBSi 세계사강의 (이희명선생님) / 사진출처 : 구글이미지검색